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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한 외교장관, 트럼프 취임 후 첫 통화 “북핵 문제 긴밀 공조 유지”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 조태열 한국 외교부 장관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 조태열 한국 외교부 장관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조태열 한국 외교부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첫 전화 통화를 갖고 북핵 문제에 대해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조 장관을 워싱턴으로 초청했습니다. 서울의 김환용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미한 외교장관, 트럼프 취임 후 첫 통화 “북핵 문제 긴밀 공조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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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한 외교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첫 통화를 가졌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마르코 루비오 신임 미국 국무부 장관과 조태열 한국 외교부 장관은 오늘(23일) 전화 통화를 가졌습니다.

양국 장관은 통화에서 미한 관계와 북한, 북핵 문제 그리고 미한일 협력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입니다.

[녹취: 이재웅 대변인] “루비오 장관은 미국의 한국에 대한 방위 공약은 철통과 같이 확고함을 확인했으며, 양 장관은 북핵 문제 관련 긴밀한 공조를 유지해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조 장관은 루비오 장관의 취임을 환영하며 “지난 70여 년간 굳건하게 이어온 한미동맹을 미 신행정부 하에서도 더욱 발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미한동맹이 한반도뿐만 아니라 역내 평화 안보의 핵심축임을 강조하며 본인이 취임 후 24시간 내 조 장관과 통화를 가진 것도 미한동맹에 대한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의 한국에 대한 방위 공약은 철통과 같이 확고하다는 점도 확인했습니다.

두 장관은 또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도 중요시했던 미한일 협력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로 하고 관련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 즉 핵보유국이라고 부르면서 논란이 된 ‘북한 비핵화 목표’와 관련한 논의는 없었나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1월 20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과 사면을 발표한 후 서명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1월 20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과 사면을 발표한 후 서명하고 있다.

기자) 이번 통화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현재 미국은 대북정책을 검토하는 단계”라며 “조 장관이 이른 시일 내 방미해 북한과 북핵 문제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통화에서 미한 간 구체적인 협력 방안 논의를 위해 조 장관을 미국으로 초청했습니다.

양측은 상호 편리하고 가능한 이른 시기에 워싱턴에서 미한 외교장관회담을 개최할 수 있도록 세부 일정을 조율하기로 했습니다.
이르면 다음 달 초에 조 장관의 미국 방문이 성사될 것으로 보입니다.

2월 중순 세계 최대 규모의 연례 국제안보포럼인 뮌헨안보회의(MSC)가 예정돼 있는데, 외교부는 이 다자 외교 행사 전에 양자 차원의 회담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대통령 탄핵 정국 속에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한국에게 이번 미한 외교장관 통화는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나요?

기자) 일단 두 장관이 북핵 문제와 관련해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일 취임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불러 한국에선 미국의 새 행정부가 북핵을 용인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는 한국에선 미국과의 관계나 대북정책 등 큰 틀의 외교 방향은 대통령이 주도해왔기 때문에 권한대행 체제로는 실효적인 정책을 내놓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임 교수는 그러면서 미한 외교장관 회담 조기 개최를 바람직한 행보라고 평가했습니다.

한국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 (자료사진)
한국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 (자료사진)

임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 모종의 협상에 나서더라도 북한의 핵 무력 정책이나 핵 무력 고도화 현황, 북한 내부 상황 등 한국이 갖고 있는 풍부한 정보를 필요로 할 것이라며 이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한국은 미국과 소통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녹취: 임을출 교수] “한국에서 리더십이 공백인 상황이긴 하지만 한미 외무 장관 간 긴밀한 접촉과 그리고 정보 공유 그리고 긴급 상황 발생 시 공동 대응 위한 매뉴얼 같은 것이라도 만들면 이건 상당히 의미 있는 성과가 될 걸로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어제(22일) 워싱턴에서 열린 쿼드 외교장관 회의 공동성명에서 ‘한반도 비핵화’ 표현이 들어가지 않은 데 대해 한국에서 이런저런 반응이 나온다고요?

2025년 1월 21일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 페니 웡 호주 외무장관과 4자 및 양자 회담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년 1월 21일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 페니 웡 호주 외무장관과 4자 및 양자 회담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 정부는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 등 4개국 안보협의체인 쿼드 외교장관 회의에서 ‘한반도 비핵화’ 문구가 포함되지 않은 데 대해 북한을 포함해 그 어떤 국가 관련 이슈도 성명서에 언급되지 않았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습니다.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쿼드 성명이 “과거 공동 성명과 달리 쿼드 협력 방향에 대한 기존 원칙을 재확인하는 짧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고, 북한뿐만 아니라 그 어떤 나라 관련 이슈도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변인은 그러면서 “북한의 비핵화는 한반도와 역내, 전 세계 평화와 안정에 필수 조건이자 국제사회가 일관되게 경주해 온 원칙으로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국제사회와 계속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전임 정부 시절 나온 쿼드 공동성명엔 한반도 비핵화를 포함한 북한 관련 언급이 늘 포함됐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홍민 박사는 이 때문에 이번 성명이 트럼프 행정부가 세부 정책을 만들기 전이지만 정책 변화를 암시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홍민 한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홍민 한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녹취: 홍민 박사] “북한에 대해서 비핵화를 언급하지 않은 부분은 의미 심장합니다. 기존의 관행적으로 해왔던 틀 조차도 사실상 뺐다는 거거든요. 그렇다면 결국 일정한 변화를 세부적으로 짜고 있기 때문에 당장 이를 언급해서 혼돈을 줄 필요는 없다, 그래서 일단 생략하는 방식으로 갔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보여집니다.”

진행자) 한국 정치권 일각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핵 보유 용인을 전제로 하는 이른바 ‘스몰딜’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자체 핵 보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보수 세력인 여권의 이른바 유력 대권 후보들이 이런 언급을 잇따라 하고 있는데요.

홍준표 대구시장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남북 핵균형과 자체 핵무장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또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승민 전 의원도 핵 잠재력을 갖추자라든가 독자 핵무장을 주장했습니다.

2024년 12월 6일 이재명 한국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의도 국회에서 외신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24년 12월 6일 이재명 한국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의도 국회에서 외신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중단된 북미 대화 재개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환영한다”고 밝히면서 자체 핵보유 문제에 대해선 신중한 기조를 보였습니다.

통일연구원 박형중 박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직후 발언은 북한에 대한 회유와 압박을 동시에 담고 있다며 특히 이해관계의 변화에 따라 빠르게 입장을 바꾸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스타일을 고려하면 여든 야든 너무 앞서가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박형중 박사]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고 미국을 위협하는 핵과 미사일은 치우고 이런 식의 스몰딜을 할 거라는 공포 또는 기대, 한쪽에선 기대이고 한쪽에선 공포를 자꾸 증폭시키는 거죠. 그러니까 과잉 판단하고 과잉 대응을 하게 되는 거죠.”

조병제 전 한국 국립외교원장은 미국의 확장억제 약속 즉 핵 우산에 대해 한국 국민들의 불안감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양국 정부가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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