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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 북한 미사일 도발 성토…북러 “미국 책임론” 주장


 8일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발사에 대한 공개회의를 열고 강력한 우려를 표명했다. 출처 = UN TV
8일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발사에 대한 공개회의를 열고 강력한 우려를 표명했다. 출처 = UN TV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발사에 대한 공개회의를 열고 강력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미국과 한국 등 이사국들은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며 안보리 결의 위반을 지적한 반면, 러시아와 북한은 미국과 그 동맹국에 책임을 돌렸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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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시 시아 유엔주재 미국 차석대사가 8일 열린 유엔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 = UN TV
도로시 시아 유엔주재 미국 차석대사가 8일 열린 유엔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 = UN TV

도로시 시아 유엔주재 미국 차석대사는 8일 열린 유엔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북한의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미국 북한의 안보리 결의 위반 규탄

시아 대사는 이번 발사는 여러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행위라며, “2022년 이후 북한이 100차례 이상 발사한 탄도미사일 시험은 명백한 결의 위반”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시아 대사] “The United States condemns, in the strongest possible terms the DPRK’s January 6 launch of an intermediate range ballistic missile in direct violation of multiple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This launch, as well as each of the over 100 ballistic missile launches it has carried out since the beginning of 2022 is a flagrant violation of the UN Security Council's resolutions. Each test informs the DPRK of its capability gaps and allows Pyongyang to further advance its weapons programs.”

그러면서 “각 시험 발사는 북한에 기술적 과제를 알려줘 무기 프로그램 발전을 가능케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6일 평양 인근에서 발사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이 약 1,100km를 비행한 뒤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 미사일을 신형 극초음속 탄도미사일로 주장했습니다.

안보리가 적극 나서야

시아 대사는 북한이 반복적인 도발을 지속하는 이유로 안보리의 무대응과 침묵을 꼽았습니다. “지난 2년 동안 러시아와 중국은 안보리가 행동하지 못하도록 재갈을 물렸다”는 비판입니다.

[녹취: 시아 대사] “It is no mystery why the DPRK feels emboldened to carry out unlawful ballistic missile launches with impunity. For the past two years, Russia and China have muzzled this council from acting.”

또한, 러시아가 지난해 3월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의 연장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고, 10월 북한의 ICBM 발사에 대한 언론 성명 채택마저 가로막은 사례를 구체적으로 지적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협력도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특히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이에 대한 대가로 러시아가 북한에 첨단 기술을 제공하려는 움직임을 도마 위에 올렸습니다.

시아 대사는 “러시아가 현대 전장에서 군대의 통신과 정보 수집 역량에 핵심적인 위성 및 우주 기술을 북한과 공유하려는 의도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북한은 러시아의 군사 장비와 기술, 전투 경험을 적극 활용해 주변국을 상대로 전쟁 수행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른 안보리 이사국들도 북한 성토

안보리 이사국들은 이날 회의에서 한목소리로 북한을 강하게 규탄했습니다.

황준국 유엔주재 한국대사가 8일 열린 유엔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 = UN TV
황준국 유엔주재 한국대사가 8일 열린 유엔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 = UN TV

황준국 유엔주재 한국대사는 “지난해에만 50차례 이상 감행된 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어 이번 발사 역시 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명백한 도발”이라며, 북한의 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거듭 비난했습니다.

[녹취: 황준국 대사] “This launch, following over 50 ballistic missile launches last year alone, constitutes a clear threat to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It is yet another flagrant violation of multiple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which explicitly decided that DPRK shall not conduct any launches that use ballistic missile technology.”

황 대사는 또 북한이 미사일 엔진에 새로운 복합 탄소 섬유 소재를 사용하고, 비행 및 유도 체계에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점을 언급하며, “세계에서 가장 고립되고 빈곤한 정권인 북한이 엄격한 안보리 제재 속에서도 러시아와의 불법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이를 통해 고급 이중용도 기술과 물질에 점점 더 쉽게 접근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덴마크의 크리스티나 마르쿠스 라센 대사가 8일 열린 유엔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 = UN TV
덴마크의 크리스티나 마르쿠스 라센 대사가 8일 열린 유엔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 = UN TV

덴마크의 크리스티나 마르쿠스 라센 대사는 북한이 외교와 대화의 길로 복귀할 것을 촉구하며,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한반도 비핵화를 통해 항구적 평화와 안정을 구축하는 데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지난해 안보리 이사국 임기를 마친 일본은 이날 관련국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안보리 차원의 대응 필요성을 부각했습니다.

야마자키 카즈유키 유엔주재 일본대사가 8일 열린 유엔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 = UN TV
야마자키 카즈유키 유엔주재 일본대사가 8일 열린 유엔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 = UN TV

야마자키 카즈유키 유엔주재 일본대사는 “안보리의 침묵은 북한뿐 아니라 잠재적 확산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잘못된 신호를 보낼 뿐”이라며 “국제사회는 무책임하고 느슨해진 제재의 체계적 위험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와 북한은 미국 규탄

러시아와 북한은 회의에서 미국과 동맹국들을 비난하며 자신들의 입장을 적극 옹호했습니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가 8일 열린 유엔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 = UN TV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가 8일 열린 유엔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 = UN TV

바실리 네벤쟈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북한에 대한 안보리 이사국들의 비판을 일축하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한 채 서방 국가들을 비난했습니다. “서방 대표단이 북한에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똑같은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미국, 한국, 일본이 저지른 군사적 도발은 간과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녹취: 네벤쟈 대사] “Western delegations reiterate the same old points, pinning full responsibility on Pyongyang, whereas the military provocations undertaken by Washington, Seoul and Tokyo are obstinately overlooked. As this has done in the past, those who initiated this meeting intend to create a negative information backdrop regarding the DPRK. They are looking to keep obsolete sanctions measures afloat and to justify aggressive steps undertaken by the US and allies in the region. Consider this: The Security Council with its unique mandate for the maintenance of peace and security is being used not to develop sound political solutions, but rather it is being used as an instrument for propaganda and political score settling.”

이어 “과거에도 그랬듯이 이번 회의를 주도한 국가들은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조성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며 “구식 제재 조치를 유지하고 미국과 역내 동맹국들이 취한 공격적 조치를 정당화하려고 노력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네벤쟈 대사는 미국 등이 안보리를 정치적 해결 도구가 아니라 선전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북한, 자위권 논리로 미사일 발사 정당화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8일 열린 유엔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 = UN TV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8일 열린 유엔 안보리 공개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 = UN TV

관련국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한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정당한 자위권 행사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미국과 동맹국들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김 대사는 “자위권은 국가의 존립과 발전을 보장하는 초석이자 주권의 핵심 요소”라며, “유엔 헌장과 국제법은 영토와 인구의 규모, 발전 수준에 관계없이 모든 유엔 회원국이 동등한 자위권을 갖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한반도 주변에서 대규모 연합 군사훈련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미국 군사 위협은 유럽과 아시아를 아우르는 국제적 규모로 확대됐다”고 비난했습니다.

이날 안보리는 북러 간 군사협력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문제를 논의했으나, 결의안 채택이나 의장성명, 언론성명 등 구체적인 대응 조치를 도출하지 못한 채 회의를 마쳤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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