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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군사위성 1호기 탑재 준비 완료...김정은 차후 행동계획 승인"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16일 딸 김주애와 함께 비상설 위성발사준비위원회 사업을 현지 지도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다음날(17일) 공개한 사진.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16일 딸 김주애와 함께 비상설 위성발사준비위원회 사업을 현지 지도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다음날(17일) 공개한 사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또 다시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 작업을 시찰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우주발사체로의 위성 탑재 준비를 마무리했다며 김 위원장이 ‘차후 행동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혀 조만간 정찰위성 발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6일 비상설 위성발사준비위원회 사업을 현지에서 지도하고 위원회의 차후 행동계획을 승인했다고 17일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총조립 상태 점검과 우주 환경시험을 최종적으로 마치고 탑재 준비가 완료된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돌아봤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군사정찰위성을 성공적으로 발사하는 것은 조성된 국가의 안전환경으로부터 출발한 절박한 요구”라며 미한의 “반공화국 대결 책동이 가증될수록 이를 억제하고 국가를 수호하기 위한 주권과 정당방위권이 더욱 공세적으로 행사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은 지난달 18일 국가우주개발국을 방문해 정찰위성 제작 완성을 선언한 이후 약 한 달만입니다.

김 위원장은 국가우주개발국 방문 당시 “4월 현재 제작 완성된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계획된 시일 안에 발사할 수 있도록 비상설 위성발사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최종 준비를 다그쳐 끝내”라고 지시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보다 앞서 지난해 12월 18일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을 쏜 뒤 미사일이 ‘위성 시험품’이었다고 주장하며 올해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마치겠다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군사정찰위성 발사 준비 단계별로 북한 최고지도자의 현지 지도 행보가 이어지고 이를 공개하는 방식은 이례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이 정도로 매번 단계별로 김정은이 직접 나타나서 얘기하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것은 분명하다, 그것은 정찰위성 자체의 필요성과 두 번째는 그것이 자신의 업적이다 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죠.”

김 위원장의 이런 행보는 오는 19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 개막을 이틀 앞둔 시점에서 국제사회 관심을 끌어보려는 의도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번에 김 위원장의 시찰 장면을 담은 사진을 공개하면서 군사정찰위성 실물을 노출시켰습니다. ‘클린룸’ 처럼 꾸민 시설에 놓여있는 정찰위성 모습을 공개한 겁니다.

사진에 잡힌 군사정찰위성 1호기는 태양전지판을 접은 4면과 노란색 다층박막단열제(MLI)로 감싼 2면으로 이뤄진 육각 기둥 모양입니다.

위성체 상단에는 광학카메라를 넣는 경통 2개가 설치돼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통상 고도 500∼600km 저고도에서 운용하는 위성이라 해도 해상도가 좋으려면 경통이 길어야 하는데 북한 1호기 경통은 짧아 해상도가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이춘근 박사는 경통 내부로 수납되는 카메라 직경이 50cm 정도로, 해상도가 3m 이내로 들어오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춘근 박사] “얼핏보면 4월 공개한 것보다 큰 듯 하지만 다른 것들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는 듯 합니다. 무게가 약 300kg 이하 소형으로 군사용 정찰위성으론 많이 부족하지 않을까 합니다.”

북한이 지난달 19일 대형 모니터 화면을 통해 위성의 형상을 보여준 지 약 한 달 만에 실물을 노출한 것은 발사 준비 과정이 막바지에 있음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북한은 액체연료 기반 백두산 엔진을 이용한 화성-14형과 15형, 17형 등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갖고 있어 이를 정찰위성 운반로켓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북한 발표대로 위성체 탑재 준비가 마무리됐다고 해도 실제 발사까지는 시일이 꽤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홍민 북한연구실장은 앞으로 위성체와 발사체 조립, 완성체 운반, 그리고 발사대에 완성체를 기립시키고 연료와 전력 점검까지 하는데 적어도 3~5주 가량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홍민 실장] “비상설 위성발사준비위원회가 조립을 하고 발사대로 이동해서 전체적으로 점검하는 다음 단계별로 해야 할 일들이 있는데 차후 행동계획을 승인했다는 얘기거든요. 발사가 바로 임박했다고 이렇게 보는 것은 조금 무리라고 일단은 기술적으로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홍 실장은 북한식 속도전으로 시간이 앞당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통상의 속도로 보면 7월27일 이른바 ‘전승절’을 앞두고 빠르면 6~7월에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에 따르면 정찰위성 발사 장소로 유력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의 서해위성발사장에서 65m 높이의 기존 발사대를 20m 이상 더 키우는 공사가 진행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사무국장은 북한이 위성을 탑재한 발사체를 발사대로 이동시키고 발사하는 시설들을 보수하는 움직임이 위성사진을 통해 포착되고 있다며 실제 발사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신종우 사무국장] “위성 개발이 끝났으니 앞으로 단계적으로 조립을 해야 하잖아요. 이것을 위성발사체 로켓에 언제 탑재하느냐 그 문제인데 탑재를 하더라도 기존 우주발사체보다는 높이도 커졌고 사이즈도 커졌기 때문에 결국 기존 시설들에 대한 보수가 다 필요한 거죠.”

한편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이번 현지 지도에도 김 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지난달 우주개발국에 이어 동행했습니다.

김정은(가운데) 북한 국무위원장이 16일 딸 김주애(가운데 오른쪽)와 함께 비상설 위성발사준비위원회 사업을 현지 지도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다음날(17일) 공개한 사진.
김정은(가운데) 북한 국무위원장이 16일 딸 김주애(가운데 오른쪽)와 함께 비상설 위성발사준비위원회 사업을 현지 지도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다음날(17일) 공개한 사진.

김 위원장과 김주애는 사진에서 클린룸으로 추정되는 시설 안에서 실험복으로 보이는 하얀색 가운과 모자를 착용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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