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주도하는 국제태권도연맹 (ITF)이 2017년으로 예정된 제20차 세계대회를 평양에서 열기로 결정했습니다. ITF는 한국 주도의 세계태권도연맹 (WTF) 시범단의 참가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태권도연맹 (ITF)이 평양을 제20차 태권도 세계선수권대회 개최지로 확정했습니다.
조지 바이탈리 ITF 대변인은 3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달 26일 불가리아 플로브디브에서 열린 제25차 총회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조지 바이탈리 ITF 대변인] “At the 25th Congress that just concluded in Bulgaria, the awarding of the 20th World Championships was given to Pyongyang and it will be the host city in 2017.”
북한 외에 에스토니아, 인도, 에티오피아 등 4개 나라가 거론됐지만 나머지 3개 나라가 막판에 개최 의사를 포기하면서 투표 절차 없이 평양이 선정됐다는 설명입니다.
이로써 북한은 지난 1992년 이후 19년 만인 2011년 제17차 대회를 연 뒤, 6년 만에 다시 세계선수권대회를 개최하게 됐습니다.
북한 당국은 2017년 8월 말 혹은 9월 초 평양시 청춘거리에 있는 ‘태권도전당’에서 대회를 열고, 동시에 인근의 ‘태권도성지’도 함께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바이탈리 대변인은 차기 대회에 한국 주도의 세계태권도연맹 (WTF)이 시범단을 파견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조지 바이탈리 ITF 대변인] “Absolutely. No question we want it to happen. These are very brash symbolic events that broadcast a loud and clear message that Taekwondo is one.”
두 태권도연맹 선수들이 나란히 무대에 오를 경우 태권도가 하나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상징적 행사가 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바이탈리 대변인은 지난 5월 러시아 첼랴빈스크에서 WTF 주최로 열린 세계대회에 사상 처음으로 북한 태권도인들이 주축이 된 시범단이 개막식 무대에 오른 전례를 상기시켰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WTF 측에서 2017년 무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ITF 시범단의 참가를 희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리용선 ITF 신임 총재 역시 지난달 28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내후년 무주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녹취: 리용선 ITF 총재] “그건 세계태권도연맹 WTF 쪽에서 어떻게 나오는가 그 거죠. 우린 늘 준비돼 있습니다. 이번처럼 WTF가 우리에게 요청하면 우린 아무 때나 보내고 또 그 사람들도 올 수도 있고, 서로 협조하는 거죠”
남북한이 각각 주도하는 두 태권도 연맹이 지난해 8월 상대방 경기 교차출전과 다국적 시범단 구성 등을 약속한 의향서를 채택한 만큼 이를 그대로 실천하겠다는 겁니다.
ITF는 한국이 주도하는 세계태권도연맹 국제대회와는 별개로 2년에 한 번씩 세계선수권대회를 개최합니다.
당초 올해 19차 태권도 세계선수권대회도 평양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북한이 올해 초 에볼라 바이러스 차단을 이유로 경기 주최를 포기하면서 개최지가 불가리아 플로브디브 시로 변경됐습니다.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열린 올해 대회에서 북한 대표팀은 금메달 1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5개를 따 국가별 종합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북한은 2011년과 2013년에 각각 열린 17차 대회와 18차 대회에서도 우승하는 등 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