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태권도연맹 ITF 신임 총재에 북한의 리용선 조선태권도위원회 부위원장이 선출됐습니다. ITF를 12년 간 이끌어왔던 장웅 총재는 종신 명예총재에 추대됐습니다. 장 명예총재는 행정업무에서 물러나 ITF 선수들의 2020년 도쿄올림픽 참가 논의에 전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이 주도하는 국제태권도연맹 ITF가 앞으로 6년 동안 조직을 이끌 새 총재를 선출했습니다.
ITF는 26일 불가리아 플로브디브에서 열린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리용선 조선태권도위원회 부위원장을 신임 총재로 결정했습니다.
리 신임 총재는 오스트리아 빈에 거주하면서 현지에 본부를 둔 ITF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다 2년 전 평양으로 복귀했습니다. 지난 2007년에는 ITF 사무차장 자격으로 시범단과 함께 한국을 방문한 적도 있습니다.
2002년부터 이 조직을 이끌어왔던 장웅 총재는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하고 이날 종신 명예총재에 추대됐습니다.
조지 바이탈리 ITF 대변인은 2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장 명예총재가 조직의 행정 업무에서 손을 떼고 국제올림픽위원회 IOC 위원으로서 ITF와 IOC, 그리고 ITF와 세계태권도연맹 WTF 간 교류 협력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지 바이탈리 ITF 대변인] “He will be focusing on one narrow agenda: continued cooperation with the WTF and the finalizing the access for the ITF Taekwondo athletes to participate fully in the Olympics by 2020.”
특히 ITF 최고위 인사 자격으로 2020년 올림픽 경기에 ITF 소속 선수들의 참가를 성사시키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장 명예총재는 지난 2002년 ITF 창시자인 최홍희 초대 총재가 사망한 뒤 총재에 선출돼 재선을 거쳤으며, IOC 위원을 겸임하면서 국제 스포츠계 주요 인사들과 폭넓게 교류해 왔습니다.
특히 지난해 8월 한국 주도의 세계태권도연맹과 발전적 협력을 약속한 의향서를 채택하고 두 연맹의 상호 인정, 상대방 경기 교차 출전, ITF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 다국적 시범단 구성 등을 오랜 협상 끝에 타결했습니다.
바이탈리 대변인은 장 명예총재가 10여 년 동안 태권도계 내부의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는 노력을 통해 결과적으로 태권도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지 바이탈리 ITF 대변인] “Professor Chang came on the scene in 2002 and within just ten or eleven years, undid decades of bitter bickering and infighting and has made a historic cooperation with the WTF and has the ITF on the door entering into the Olympics.”
또 장 명예총재가 IOC와의 긴밀한 공조 아래 WTF와 역사적 합의를 이끌어냄으로써 ITF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 가능성을 연 것 역시 평가 받을 만 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장 명예총재는 특히 오는 10월로 예정된 세계 태권도인들의 남북한 종단 행사에 동참해 한국을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남북한 고위급 협상 타결 이후 첫 문화교류의 단초를 제공하는 장본인이 될 지 주목됩니다.
이 행사를 기획한 미국의 정우진 ‘태권도타임스’ 잡지 대표는 25일 불가리아를 방문해 현재 장 명예총재와 행사 동참 여부를 추가로 논의하고 있습니다.
한편 ITF의 신임 총재 선출은 이번주 불가리아 플로브디브 시에서 열린 제19차 ‘태권도 세계선수권 대회’에 맞춰 진행됐습니다.
이번 대회는 24일부터 이틀 동안 시범강습, 심판강습, 기술강습 등을 진행한 뒤 26일 ITF 총회를 거쳐 27일부터 30일까지 공식 경기로 이어집니다.
33명의 선수를 출전시킨 북한은 전통적인 태권도 강국인 러시아, 체코, 카자흐스탄, 영국 등과 함께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