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도의 세계태권도연맹 ITF가 2년 뒤 한국 무주에서 열리는 국제 태권도대회에 시범단 파견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남북한 태권도 협력 원칙에 부합한다며 긍정적 입장을 보였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 선수들이 주종을 이루는 태권도 시범단이 내후년 한국 무주에서 개최되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무대에 설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북한 주도의 국제태권도연맹 ITF측은 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남북한이 각각 주도하는 두 태권도 연맹 간 합의 원칙에 부합한다며 시범단 파견 쪽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시범단이 실제 경기에는 참가하지 않고 개막식이나 폐막식 등 공식 무대에서 시범공연을 펼치는 형식입니다.
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ITF의 한 관계자는 한국 주도의 세계태권도연맹 WTF와 지난해 마련한 의정서 마지막 조항에 시범단 파견의 근거가 담겨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장웅 ITF 총재와 조종원 WTF 총재는 지난해 8월 21일 중국 난징에서 만나 발전적 협력을 약속한 의정서에 서명했습니다.
총 4개항으로 이뤄진 합의문 마지막 조항에는 두 태권도 연맹이 각각 다국적 시범단을 구성해 전세계를 돌면서 태권도의 위상을 높일 것이라며, 거기에는 태권도 종주국인 남북한 방문이 포함돼 있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ITF 관계자는 ‘VOA’에 대부분 북한 선수들로 이뤄진 태권도 시범단이 지난 5월 러시아 첼랴빈스크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에서 공연을 펼친 것도 이 같은 약속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당시 북한 선수 18명을 포함한 22명 ITF 시범단의 대회 참가로 남북한이 각각 주도하는 두 태권도 연맹이 사상 처음으로 한 무대에서 기량을 선보였습니다.
[녹취: 개회식 현장음]
ITF 관계자는 앞으로도 두 태권도 연맹 간 합의를 계승할 것이라며 무주 대회 참가 등 남북간 태권도 교류에 별다른 장애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북한 선수들이 이미 지난 5월 러시아 대회에 참가하는 좋은 선례를 남긴 것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무주 대회 참가를 확정 짓지는 못했다며 최종 결정은 향후 두 태권도 연맹 총재 간 공식 합의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