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의 방북이 악화일로에 있는 남북관계에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문 기사 보기] Former South Korean First Lady to Visit North Korea
한국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의 3박4일 간의 방북 일정이 우여곡절 끝에 확정됐습니다.
무엇보다 남북관계가 악화일로에 있는 상황에서 성사된 방북이어서 향후 한반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됩니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의 면담이 성사될 지 또 면담이 이뤄지면 한국 정부가 이 여사를 통해 김 제1위원장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 여사의 방북을 전폭 지원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 여사를 통해 북한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안에 대해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 여사의 방북이 남북관계 개선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남북 최고 당국자가 이번 행사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달려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박근혜 대통령이 남북관계 개선의 메시지를 주고 김정은 제1위원장의 입장에선 서로 만남으로써 6.15 공동선언의 정신을 되새기는 이런 차원이 된다면 남북관계 복원의 중요한 토대가 될 수 있고, 그러나 박 대통령이 메시지도 주지 않고 김 제1위원장도 만나지 않는다면 단순한 개인 차원의 방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여사가 고령인 데다 과거 정부의 인물이고 대통령 특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메신저 역할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이 남북관계가 얼어붙어 있는 시점에 이 여사의 방북을 받아들인 데 대해 김 제1위원장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과시하고 통일 지도자라는 이미지 구축에 활용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박사입니다.
[녹취: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박사] “남북관계를 개선하려는 나름대로의 의지를 과시하면서 조국통일 위업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6.15 남북정상회담의 성과와 유훈을 계승한다는 의미에서 통일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여러 가지 함의들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현재 남북관계는 6·15 남북 공동선언 15주년 기념 남북 공동행사가 무산된 뒤 광복 70주년 8·15 공동행사 개최도 불투명할 정도로 경색된 상태입니다.
또 북한은 자기들의 인권 상황을 감시하기 위한 유엔 인권기구 서울사무소 개소와 한국 정부의 대북 금융제재 등을 이유로 대남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