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여사, 이르면 7월 방북...30일 개성서 일정 논의

김대중 전 한국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씨의 방북이 추진됩니다. 이르면 다음달 중 방북이 성사될 가능성도 있는데요. 남북한 관련 당사자들이 오는 30일 개성에서 이 여사의 방북 일정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대중평화센터 측은 오는 30일 북한 개성에서 북측 관계자들과 만나 이희호 여사의 방북 일정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습니다.

평화센터 측은 지난 18일 북측에 이 여사의 방북을 논의하자고 연락을 했고 이에 북한이 오는 30일 개성에서 만나자는 제안을 해 왔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따라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인 김성재 전 문화부 장관을 비롯한 남측 관계자 5 명은 북측의 맹경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 관계자 5 명을 개성에서 만날 예정입니다.

김 전 장관은 북측의 의견을 들어봐야 하지만 이르면 다음달 안에, 늦어도 8월 15일 이전에 이 여사가 방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평화센터 측은 26일 한국 통일부에 방북신청서를 제출했으며 한국 정부는 이 여사의 방북 일정이 확정되면 승인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통일부 임병철 대변인의 26일 브리핑 내용입니다.

[녹취: 임병철 한국 통일부 대변인] “이번 이희호 여사 방북 신청 건과 관련해서는 그러한 방북 목적이랄까 또 정부의 대북정책 기본입장 이런 것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그렇게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임 대변인은 이 여사의 방북과 같은 민간 차원의 교류나 인도적 지원에 대해 한국 정부는 남북한 간 실질적 협력의 통로를 열어나간다는 차원에서 적극 지원해 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여사의 방북은 지난해 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이 여사에게 보낸 김정일 국방위원장 3주기 조화에 대한 감사 친서에 평양 초청의 뜻을 밝히면서 본격 추진됐습니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유엔 인권기구 서울사무소 개소와 북한의 광주 유니버시아드 불참 통보 등으로 남북대화에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 여사의 방북이 꼬여 있는 남북관계의 실타래를 풀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세계북한연구센터 안찬일 박사입니다.

[녹취: 안찬일 박사 /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이희호 여사가 방북하고 평양에 가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난다고 할 때 현재 남북관계라는 게 거의 최후 수단이 사라진 상황이지만 유일하게 이희호 여사가 가서 끈을 놓는다면 대통령께서 제안한 8.15 광복 문화행사가 진행되면서 하나의 분수령을 만들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김대중평화센터 측은 이번 방북이 인도적 차원에서 이뤄지는 만큼 영유아 시설들을 방문할 예정이며 정치인들은 동행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