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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개성공단 임금 체불에 연체료 일방 부과


서울의 개성공단기업협회 사무실. (자료사진)
서울의 개성공단기업협회 사무실. (자료사진)

북한이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들의 임금이 연체될 경우 입주기업들에게 연체료를 부과하는 세칙을 일방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국 정부는 조만간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접촉을 북한에 제안할 예정입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문 기사 보기] 'Koreas at Odds Over Kaesong Wage Fees'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이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들의 임금을 체불하는 입주기업들에게 매일 0.5%의 연체료를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북한은 이 같은 내용의 세칙을 2008년 한국 측에 일방적으로 통보한 뒤 2010년 9월부터 입주기업들에게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연체료를 한 달로 환산하면 15%나 돼 한국의 통상 은행 이자보다 수 십 배 높은 이율입니다.

2003년에 채택된 기존의 개성공단 노동규정에는 임금 체불에 대한 연체료의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의 15일 정례브리핑입니다.

[녹취: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 “기업들이 경영을 하다 보면 어려움 등으로 인해서 근로자의 임금을 체불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럴 경우는 노동보수 세칙에 따라서 연체료를 부과하겠다고 했고, 일부 그런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은 되고 있습니다.”

남북이 임금 인상 문제를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연체료 문제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면서 입주기업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한 입주기업 관계자는 임금 지급기한인 오는 20일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북한이 입주기업들에게 연체료를 부과하며 압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그러나 북한이 3월 분 임금 지급에 대한 연체료를 적용할 경우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입니다.

[녹취: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 “지금 상황에 노동보수 세칙의 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 현재 상황은 기존 관리위와 총국 간에 합의된 임금체계에 따라서 임금을 우리 정부는 지급하라고 하는 것이고, 기업들이 그러한 정부 방침에 따라서 기존 최저노임을 기초로 임금을 산정해서 지급하는 것을 임금체불로 우리 정부는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 임금 문제를 둘러싼 남북 간 갈등은 지난해 11월 북측이 개성공단 노동규정 13개 조항을 일방적으로 개정한 뒤 지난 2월 북한 근로자들의 월 최저임금을 기존보다 5.18% 인상한 74 달러로 통보하면서 불거졌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남북 간 합의 없는 북한의 일방적인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북한의 요구에 따르지 말라는 공식 지침을 기업들에게 통보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조만간 임금 인상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2차 접촉을 북한에 공식 제의할 예정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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