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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력 눈 폭풍 강타한 미국, 사망자 속출…이주자 태운 버스, 부통령 관저 앞 도착


24일 기록적인 한파로 눈과 얼음으로 뒤덮힌 뉴욕주 버펄로의 한 식당.
24일 기록적인 한파로 눈과 얼음으로 뒤덮힌 뉴욕주 버펄로의 한 식당.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혹한과 폭설을 동반한 겨울폭풍이 미국 대부분 지역을 강타해 사망자가 속출하고 곳곳에서 정전과 항공기 결항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미 남부 텍사스주에서 불법 이주자들을 태운 버스 3대가 성탄절 전날 워싱턴 D.C.에 있는 부통령 관저 앞에 도착했습니다. 이어서, 이민자 유입에 힘입어 올해 미국 인구가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난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지난 주말 미국이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강력한 겨울폭풍이 미국을 덮쳤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눈 폭풍과 한파를 동반한 겨울철 이상기후 현상인 ‘폭탄 사이클론’이 25일을 전후한 성탄절 연휴 기간 미국을 강타했습니다. 이로 인해 미 전역에서 적어도 34명이 사망했고요. 수많은 주민이 눈 속에 고립되는 한편 대규모 정전사태까지 발생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폭탄 사이클론이 뭐길래 이렇게 극심한 추위를 몰고 오는 겁니까?

기자) 폭탄 사이클론은 북극으로부터 내려온 차갑고 건조한 공기가 습한 공기와 만나 생성되는 저기압성 폭풍인데요. 이로 인한 '극소용돌이'가 미 중부를 거쳐 동부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미국 대부분 지역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번 눈 폭풍이 몰아치는 지역은 캐나다 근처 오대호에서부터 멕시코와의 국경을 이루는 리오그란데강까지 이르는데요. 미국 인구의 60% 이상이 혹한 경보나 주의보의 영향 아래 있습니다. 미 국립기상청은 25일, “추운 공기가 미국 동부의 절반을 뒤덮고 있다”며 기온이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눈 폭풍으로 특히 피해가 큰 지역이 있다고요?

기자) 네, 미 동부 뉴욕주입니다. 뉴욕주 버펄로 지역은 허리케인급 바람과 폭설로 인해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했지만, 비상 대응 능력이 마비된 상태로 수많은 주민이 추위 속에 성탄절 아침을 맞았습니다. 버펄로에는 기록적으로 2.4m의 눈이 내렸습니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25일 “매우 위험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며 주민들에게 실내에 머물 것을 당부했습니다.

진행자) 언론 보도를 보니까 버펄로 지역은 도로의 차가 눈 속에 파묻혀 보이지 않을 정도더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눈 때문에 도로만 막힌 게 아닙니다. 하늘길도 막혔는데요. 버펄로 당국은 27일 오전까지 ‘버펄로 나이아가라 국제공항’을 폐쇄한다고 밝혔습니다. 25일 오전 7시, 이 공항의 적설량은 약 110cm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기상 문제로 취소된 항공편도 많겠군요?

기자) 네, 항공편 추적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닷컴’에 따르면 이번 눈 폭풍으로 25일에 약 3천 편의 국내 항공편이 취소됐습니다. 전날인 24일에는 약 3천500편, 23일에는 6천 편 가까이가 취소됐었습니다. 항공기 결항이나 지연이 특히 많은 지역은 뉴욕을 비롯해 애틀랜타와 시카고, 덴버, 디트로이트 등인데요. 성탄절 연휴 내내 여행객들의 발이 묶여 큰 혼란을 빚었습니다.

진행자) 남부에 있는 애틀랜타는 겨울에도 그렇게 춥지 않은 거로 아는데 이번 겨울폭풍에선 비껴가지 못했나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애틀랜타와 플로리다 등 동남부 지역은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성탄절 전날 기준으로 역대 최저 기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고요. 미시시피주 잭슨에서는 성탄절에 수도관이 터지기도 했습니다. 지난 주말 미국 내 48개 주에서 체감온도가 영하로 내려갔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미국 거의 전역에 한파가 찾아오다 보니 사망자도 많은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버펄로가 있는 뉴욕주 이리 카운티의 사망자가 적어도 13명에 달하고요. 오하이오주에서도 10명이 숨졌습니다. 또 미주리와 캔자스, 켄터키 등에서는 자동차 충돌 사고로 여러 명이 숨졌고요. 그 외 콜로라도와 위스콘신 주에서도 혹한으로 인한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진행자) 정전이 계속되고 있는 것도 문제 아닙니까? 이 추위 속에 빨리 전기가 돌아와야 할 텐데요?

기자) 다행히 전력은 꾸준히 복구되고 있습니다. 24일에는 전기 공급이 끊긴 주민이 최대 170만 명에 달했고요. 25일 아침까지만 해도 20만 명이 전기가 없이 성탄절을 맞았는데요. 25일 밤에는 정전 피해 주민이 약 4만 8천 명으로 줄었습니다.

진행자) 수십 년 만에 최악의 눈 폭풍 속에 미국이 성탄절 연휴를 보냈는데, 백악관의 성탄절 풍경은 어땠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25일 백악관에서 가족과 함께 조용한 성탄절을 보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국내외 기지에서 복무 중인 군인들과 전화통화를 하는 백악관의 전통을 이어갔습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파나마, 일본 오키나와, 유럽 등에 있는 미군들에게 전화를 걸어 노고를 치하했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가족과 떨어진 곳에서 복무하는 이들에게 빚진 마음”이라며 군인들에게 감사를 전했습니다.

24일 워싱턴 D.C.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관저 인근에 도착한 이주자들을 태운 버스가 지역 WJLA 방송 화면에 잡혔다.
24일 워싱턴 D.C.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관저 인근에 도착한 이주자들을 태운 버스가 지역 WJLA 방송 화면에 잡혔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성탄절 전날에 이주자들을 태운 버스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관저 앞에 도착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남부 텍사스에서 불법 이주자들을 태운 버스 3대가 24일 밤 워싱턴 D.C.에 있는 해리스 부통령 관저 앞에 이주자들을 내려놓고 떠났습니다. 지난 4월, 공화당 주지사가 있는 남부 주에서 시작된 이른바 이주자 버스 이송이 크리스마스 연휴까지 계속된 겁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텍사스주 당국이 이주자들을 워싱턴으로 직접 보낸 겁니까?

기자) 텍사스 당국은 이번 조처의 개입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레그 애벗 주지사 사무실도 언론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애벗 주지사 측은 앞서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 정책에 항의하는 의미로 지난 4월부터 워싱턴 D.C.를 비롯해 뉴욕과 시카고, 필라델피아 등지에 1만 5천 명이 넘는 이주자들을 버스에 실어 이송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워싱턴으로 이송된 이주자들은 어떤 사람들인가요?

기자) 구호기관인 ‘SAMU 퍼스트대응’ 측은 버스를 타고 온 이주자는 미국에서 망명 신청을 원하는 사람들로 110~130명에 달하며, 대다수가 가족을 동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들은 텍사스주 정부 관리들에 의해 버스에 탑승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이민자들이 도착한 날은 워싱턴 역사상 가장 추운 성탄절 전날이었는데요,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어떤 사람은 얇은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워싱턴에 도착한 이주자들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단체 측은 이들을 워싱턴 인근 지역 한 교회의 임시 처소로 안내했다고 밝혔는데요. 대부분은 또 다른 목적지로 향했고, 나머지는 워싱턴에 잠시 머물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불법 이주자들의 버스 이송이 지금 몇 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 소속인 애벗 주지사와 더그 두시 애리조나 주지사는 매일 수천 명씩 남부 국경을 넘어 망명을 요청하는 남부 국경 상황에 바이든 행정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남부 국경을 넘어온 이주자들을 버스에 태워 워싱턴 D.C.를 비롯해 민주당 시장이 있는 도시로 이송하고 있는 겁니다. 또 지난 9월에는 공화당 소속인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이주자들을 두 대의 비행기에 태워 휴양지로 유명한 매사추세츠주의 마서스 비니어드 섬으로 보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일종의 항의시위인 셈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이를 두고 이민 옹호단체들은 이주자들의 생명과 안전, 인권을 무시한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의 완화된 이민정책이 중남미 사람들이 출신 국가를 떠나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더 강력한 이민정책을 펼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남부 국경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죠?

기자) 네, 하지만 최근 불법으로 국경을 넘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타이틀 42' 호로 불리는 추방정책 시행의 종료 시점을 앞두고 이주자가 더 몰렸는데요. 해당 정책은 원래 지난 21일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연방 대법원의 결정에 따라 폐지가 보류됐습니다.

진행자) '타이틀 42' 호가 어떤 정책이죠?

기자) 타이틀 42호는 '공중보건'과 관련해 연방 정부가 마련한 규정입니다. 지난 2020년 3월,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 시행에 들어갔는데요. 이 정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을 목적으로, 미국 남부 국경을 통해 불법 입국하는 이주자들을 국경에서 즉각 추방할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이 정책의 시행을 중단하면서 법정 공방이 이어졌는데요. 대법원이 결국엔 공화당 소속 주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타이틀 42의 효력을 연장한 겁니다.

진행자) 남부 국경을 넘는 사람이 많다 보니 국경에서 붙잡히는 사람도 증가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지난 2021 회계연도에 미국 국경을 넘다가 체포된 불법 이주자는 170여만 명으로 집계됐는데요. 2022 회계연도에는 약 276만 명으로 급증했습니다.

미 남부 텍사스주의 최대 도시인 휴스턴 (자료사진)
미 남부 텍사스주의 최대 도시인 휴스턴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올해 미국 인구가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연방 인구조사국(Census Bureau)이 최근 발표한 추정치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미국의 인구가 120만 명 증가하면서 현재 미국의 총인구는 3억3천320여만 명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진행자) 전년도와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기자) 2021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인해 미 역사상 최저 수준인 0.1% 성장에 그쳤는데요. 올해는 0.4% 성장하면서 반등세를 보인 겁니다.

진행자) 올해 인구가 증가하게 된 배경은 뭘까요?

기자) 우선, 외국에서 들어온 사람들이 인구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에 새로 들어온 사람의 수에서 빠져나간 사람의 숫자를 뺀 순 유입 규모가 100만 명을 넘어섰는데요. 지난해 해당 수치가 37만6천여 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규모가 1년 사이 약 170% 가까이 증가한 겁니다. 해외 유입 인구의 증가는 미국 내 모든 주에서 확인됐습니다.

진행자) 자연적인 인구 증가는 어떻습니까?

기자)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자연 증가분은 24만5천여 명을 기록했습니다. 연간 자연 증가분이 전해보다 늘어난 것은 지난 2007년 이후 처음입니다.

진행자) 인구 증가는 경제 성장에 있어 꼭 필요한 요소 아닙니까? 인구가 늘었다는 건 좋은 소식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인구통계학자인 윌리엄 프레이 씨는 ‘AP통신’에 이번 추정치는 반가운 소식이라며 해외 이민자들이 없었다면 인구 증가는 기대하기 힘들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지역적으로 보면 인구 추이가 어떤 변화를 보였습니까?

기자) 뉴욕과 뉴저지, 매사추세츠주를 아우르는 북동부 지역은 올 한해 기존 거주자들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인구가 21만9천 명 가까이 줄었습니다. 중서부 역시 약 4만9천 명의 인구가 줄었는데요. 일리노이주의 거주자들이 타지역으로 많이 이주하고, 오하이오주의 경우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앞서면서 인구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진행자) 반대로 인구가 증가한 지역은 어딥니까?

기자) 남부 지역은 인구가 130만 명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텍사스주와 플로리다주에서 각각 50만 명 가까이 인구가 늘면서 그 어느 지역보다 가장 큰 인구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특히 미국에서 인구가 두 번째로 많은 텍사스주는 거주 인구가 3천만 명을 넘어섰는데요.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에 이어 3천만 명 대 인구를 가진 두 번째 주가 됐습니다.

진행자) 캘리포니아주가 있는 서부로 가볼까요?

기자)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여전히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긴 하지만, 올해 11만3천 명 이상이 줄어들면서 총인구가 3천900여만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뉴욕의 18만 명 감소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연간 감소세를 보인 건데요. 캘리포니아주의 인구 감소는 다른 주로 이사간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 주 요인입니다. 총 34만3천 명이 캘리포니아주에서 빠져나갔고요. 서부의 인기 지역으로 떠오르는 유타, 아이다호, 몬태나주 등도 올해는 인구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진행자) 서부 지역은 원래 인구 유입이 많은 지역으로 알려지지 않습니까? 서부 지역의 인구 유입이 주춤한 이유는 뭘까요?

기자)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인구 이동이 감소한 것이 한 가지 요인으로 보이고요. 또 한때 캘리포니아주의 대안으로 저렴한 생활비가 매력이었던 서부 주들의 생활비가 많이 오른 것도 한 가지 이유로 지목됐습니다. 프레이 씨는 서부 주들이 기존에 가졌던 매력이 사라지면서 이주자들의 마음을 사지 못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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