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에 대한 대응으로 시행됐던 불법 이민자 추방 제도 시행 종료를 앞두고 미국 남부 국경 일부 지역에 비상사태가 선포되는 등 긴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올해 공항에서 총을 소지한 채 비행기를 타려다가 적발된 건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이어서, 바이든 행정부가 노숙자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최근 미국 남부 국경 지역에서 불법 이주민들과 관련한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맞습니다. 미국 입국을 위해 미국 남부 국경에 모이는 중남미 출신 불법 이주민이 최근 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당국이 각각 급증하는 불법 이주자들을 관리하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 박차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 불법으로 들어오려는 사람들의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요. 최근 더 급증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죠?
기자) 미국의 이민 정책에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바로 '타이틀 42' 호로 불리는 추방 정책 시행이 오는 21일 종료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타이틀 42' 호라는 게 어떤 정책이죠?
기자) 타이틀 42호는 공식적으로는 '공중 보건'과 관련해 연방 정부가 마련한 규정입니다. 시행은 지난 2020년 3월,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시작됐는데요. 이 정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다는 목적으로, 미국 남부 국경을 통해 불법적으로 입국하는 이주자들을 국경에서 즉각 추방할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보건 정책이 이민 정책으로 시행된 겁니다.
진행자) 그동안 이 정책을 둘러싸고 우여곡절이 많았죠?
기자) 맞습니다. 이 정책 시행 중단을 위한 조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이 법정 공방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와 인권 단체 등은 이 정책은 취약한 이주자들을 더 위험한 상황으로 내몰게 될 것이라면서 폐지를 주장했고요. 반면, 공화당 등에서는 폐지할 경우 가뜩이나 심각한 국경 위기가 더 심화할 것이라면서 정책 시행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반박했습니다. 법원 판결도 정책 시행 유지와 폐지 등 그동안 여러 차례 바뀌었는데요. 최근 정책 시행을 종료하라는 결정이 법원에서 나왔습니다.
진행자) 최근 법원 판단에 관해 좀 더 볼까요?
기자) 네, 지난달 워싱턴 D.C. 연방 법원에서 나온 결정인데요. 에밋 설리번 판사는 이 정책이 독단적일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서 코로나 확산을 방지했는지 실질적으로 증명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는데요. 특히, 이는 행정절차법(APA)에 위반된다면서 오는 21일부로 시행을 종료할 것을 결정했고요. 지난주 워싱턴 D.C. 항소법원은 종료 날짜를 연기해달라는 공화당 주 정부들의 요청을 거부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추방 정책 시행 종료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고, 이로써 최근에 더 많은 불법 이주자가 국경으로 집결하고 있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AP 통신 보도에 따르면 그동안에는 수백 명의 이주자들이 모여있던 것에 반해, 지난 주말에는 하루 최대 5천 명의 인원이 모여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경을 넘다가 붙잡히는 사람도 크게 늘었는데요. 텍사스주 엘파소 지역에서는 지난주 2천400명 이상이 붙잡혔습니다. 이는 지난 10월과 비교했을 때 40%나 늘어난 겁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에서 비상사태가 선포되기도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방금 언급한 엘파소에서인데요. 지난 17일, 민주당 소속인 오스카 리서 엘파소 시장이 시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국경을 넘어온 이주자들을 수용할 수 있도록 자원을 동원할 수 있습니다. 시 당국은 이번 비상사태 선포를 통해서 이주자들을 다른 지역으로 이동시키는 추가 교통수단이 제공되고, 주 정부로부터 법 집행을 위한 추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리서 시장은 사람들이 존엄을 갖고 대우받길 원하고, 모든 사람이 안전하도록 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뉴욕시도 불법 이주자들의 입국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고요?
기자) 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타이틀 42호 시행 폐지 후 매주 시에 유입되는 이주자들의 1천 명 이상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애덤스 시장은 그동안 시에 유입되는 이주자들을 수용하기 위해서 시 예산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주와 연방 정부 차원에서 이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앞서 지난 10월, 애덤스 시장은 이를 위해 10억 달러의 비용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정치권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나요?
기자) 초당적인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입니다. 시행 종료가 예정된 타이틀 42호 정책을 이어가야 한다는 겁니다. 지난주 민주당의 조 맨친 상원 의원과 헨리 쿠엘라 하원의원, 그리고 공화당의 존 코닌 상원의원과 토니 곤살레스 하원의원 등 4명의 연방 상∙하원 의원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합동 서한을 보냈습니다. 이들은 합동 서한에서 현재 미국 남부 국경에서 나타나는 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도 심각하다면서 현 정부가 국경 안보를 유지하는 국토안보부 인력에 충분한 지원과 자원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21일로 시행 종료가 예정된 타이틀 42호의 시행을 연장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과 같은 당인 맨친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런 요청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예상했죠?
기자) 맞습니다. 맨친 의원은 지난 18일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방금 언급한 합동 서한 발송에 대해서 언급했습니다. 맨친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타이틀 42호 연장을 위해 가용한 모든 권한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바이든 행정부가 이를 작업하고 있거나 그렇게 할 것으로 본다고 맨친 의원은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불법 이민자의 미국 입국과 관련해 최근 주목되는 일이 이어졌죠?
기자) 네, 바로 불법 이주자에 대한 강제 이송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지난 9월에 있었던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시행한 강제 이송입니다. 드샌티스 주지사는 이주자들을 두 대의 비행기에 태워서 휴양지로 유명한 매사추세츠주의 마서스 비니어드섬으로 보냈는데요. 불법 이주자들의 미국 입국을 강력하게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드샌티스 주지사가, 바이든 행정부의 덜 강경한 이민 정책에 반발하는 차원에서 이런 조처를 한 겁니다. 이 외에도 애벗 텍사스 주지사 역시 1만 명이 넘는 이주자들을 워싱턴 D.C.와 뉴욕, 시카고 등으로 강제 이송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가 강한 이민 정책을 시행한 데 반해, 바이든 대통령은 개방적인 이민 정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불법 이주민들의 체포 건수도 크게 늘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 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난 2021 회계연도에 미국 국경을 넘다가 체포된 불법 이주민은 170만 명 이상이었는데요. 2022 회계연도에는 그 수가 100만 명 이상이 늘어난 약 276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 공항 총기 적발 건수가 엄청 많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교통안전청(TSA)이 최근 발표에서 12월 16일 현재, 공항 보안검색대에서 적발한 총기가 6천300정이 넘는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앞선 2021년도에 비해서 늘어난 건데요. 1년 전 적발 건수는 약 5천800건입니다. 이로써 올해 공항 총기 적발 건수는 역대 최다를 기록하게 됐습니다.
진행자) 적발된 총기 중에서 장전까지 된 경우도 상당히 많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교통안전청 설명에 따르면 적발된 총기 가운데 88%는 장전까지 되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진행자) 공항 보안검색대에서 총기가 적발되는 사례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10년 약 1천100건이었는데요. 2014년에는 2천 건을 넘었고 2016년에는 3천 건, 그리고 2018년에는 4천 건을 넘어섰습니다. 총기 적발 건수는 계속 증가세를 이어가다가 2020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인해 여행자가 감소하면서 줄어들었는데요. 하지만, 2021년에 바로 5천 건을 넘기면서 다시 급격히 증가한 데 이어, 이번에는 6천 건까지도 넘어선 겁니다.
진행자) 총기를 소지하고 비행기에 탑승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죠?
기자) 맞습니다. 기내용 가방에 총기를 소지한 채 비행기에 탑승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총기 은닉 소지 면허(concealed carry weapons permits)'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총기를 휴대할 경우에는 아예 항공편을 이용할 수 없나요?
기자) 가능한 경우가 있습니다. 체크인 수속을 마친 화물에 총기를 넣고 항공편을 이용하는 것은 허용됩니다. 이 경우에도 당국에 사전 신고해야 하고요. 또 총기를 장전하지 않고, 잠금 상태가 유지되어야 하는 등 안전 규칙을 따라야 합니다.
진행자) 최근 당국은 총기 소지에 따른 처벌을 강화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민사 벌금 최고액을 높인 건데요. 기존에는 최고 벌금이 1만3천910달러였지만, 최근엔 1만 4천950달러로 벌금이 올랐습니다. 교통안전청은 각 사안에 따라서 벌금 액수를 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벌금 부과 외에도 적용되는 게 있는데요. 바로 '프리체크' 이용이 최소 5년 동안 금지되는 겁니다. 프리체크는 미리 검사했다는 의미인데요. 교통안전청에 개인정보를 미리 입력해 놓은 미국 국적 승객에 한해 공항 보안 검색과 소지품 검사를 간소화하는 제도입니다. 프리체크에 등록한 승객은 컴퓨터를 꺼내거나 신발을 벗지 않아도 되는 등 보안 검색 절차가 훨씬 간단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노숙자 관련한 정책을 발표했군요?
기자) 네, '미국홈리스합동위원회(USICH∙ United States Interagency Council on Homelessness)'는 19일 발표에서 미국 내 만연한 홈리스, 즉 노숙자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정책의 명칭은 '올인(All In)'으로 핵심은 노숙자 수를 오는 2025년까지 25% 줄인다는 겁니다.
진행자) 노숙자들은 어떤 사람들을 말하는 거죠?
기자) '홈리스(homeless)'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집이 없는 사람'을 뜻합니다. 길거리에서, 혹은 텐트를 치거나 차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을 모두 통틀어서 일컫습니다. 미국 주택도시개발부에 따르면 2022년 현재 미국에는 약 58만2천 명의 노숙자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이후 약 2천 명이 늘어난 수치입니다.
진행자) 도시별로 특히 어느 지역에 많은 노숙자가 있나요?
기자) 그동안 가장 많은 노숙인이 있는 곳은 미국의 최대 도시인 뉴욕이었습니다. 지난 2020년에 7만8천 명에 가까운 노숙인이 있었는데요. 2022년 올해는 6만2천 명으로 감소했습니다. 뉴욕시의 노숙자 수가 감소함에 따라 가장 많은 노숙자가 있는 도시라는 그리 달갑지 않은 타이들은 로스앤젤레스(LA)가 가져가게 됐는데요. 지난 2년 전에는 6만4천 명이었던 노숙인 수가 올해는 6만5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두 도시 외에도 시애틀과 새너제이 등도 많은 노숙자가 있습니다.
진행자) 이날(19일) 정부 당국의 노숙자 지원 프로그램의 핵심은 뭔가요?
기자) 일단 시급한 것은 위기에 처한 사람들에 대한 기본적 필요를 해결하는 것이고요. 이 외에도 거주 공급 및 접근 확대와 더불어 사람들이 처음부터 집을 잃지 않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USICH에 속한 19개의 연방 정부 부처는 선별된 주, 그리고 지역 정부와 함께 거리의 노숙자들을 집 안으로 들일 수 있도록 정책 이행을 가속화 한다는 계획입니다. 다만, 어떤 지역이 대상인지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정부의 이번 정책 발표에 맞춰 입장을 밝혔죠?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정부의 계획은 사람들을 단순히 집 안에 들이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는 지원과 임금 등에 접근할 수 있는 로드맵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최상의 증거에 기반한 계획으로 모든 단계에 있어서 형평성을 강화하고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이번 정책은 앞서 10여 년 전에 발표된 노숙자 관련 정책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군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10년이죠. 당시는 바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이었는데요. 이때 처음으로 정부 차원의 포괄적 노숙자 대책이 발표됐습니다. 당시 정부 정책으로 특히 참전 용사 출신의 노숙자 수가 절반가량으로 줄어들기도 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지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노숙자 수는 줄었는데요. 2016년 이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증가세가 둔화했는데요. 백악관은 바이든 행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기간 시행한 강제 퇴거 유예 정책 등이 노숙자 증가를 둔화하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LA에 가장 많은 노숙자가 있다고 했는데, LA에서도 이와 관련한 주요 정책이 발표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LA에서는 지난 중간 선거를 통해 캐런 배스 시장이 도시 역사상 첫 여성 시장에 취임했는데요. 배스 시장의 취임 후 첫 업무는 도시의 노숙자 문제에 대한 비상사태 선포였습니다. 이에 대한 첫 시행으로 도시 내에 형성된 텐트촌 거주 노숙인들을 호텔과 모텔 등에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배스 시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것이 모든 노숙자의 문제를 즉각적으로 해결하지는 않겠지만, 상당수의 노숙인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임기 첫 해 노숙자 약 1만7천 명을 임시 혹은 영구 시설에 수용한다는 계획입니다. 배스 시장은 또, 텐트촌에 있는 사람들을 강제적으로 이동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사람들이 이동하게 되면 철거된 텐트촌 지역을 정리하기 위해 시 위생 직원들이 대기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