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올해 미국 대선에서 불법 이주민에 대응한 국경 정책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월 마지막 날 나란히 남부 국경을 찾습니다. 정부의 부분폐쇄 '셧다웃' 마감 기한이 3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아직 의회 내 합의점 마련이 가시권에 들어오지 않고 있습니다. 마약단속국(DEA)이 여러 전자상거래업체에 서한을 보내 펜타닐 약물 제조에 사용되는 ‘알약 프레스’ 기계 판매에 관해 경고했는데요. 관련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란히 미국 국경을 찾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28일 나란히 미국 남부 텍사스주의 국경 지역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텍사스주 브라운즈빌, 트럼프 전 대통령은 텍사스 남부 국경 도시 이글패스를 찾을 계획입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1월 대선에서 사실상 민주당 후보고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의 유력 후보인데요, 두 사람이 이번에 국경을 찾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기자) 이번 대선에서 국경 정책, 다시 말해서 불법 이주민 문제가 그만큼 중요한 사안으로 떠올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최근에는 이를 국경 위기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전임 트럼프 행정부가 시행했던 강경 이민정책에서 돌아서서 개방적인 이민정책을 펼치자, 이에 따라 불법 이주민이 크게 늘었고요. 결국 이것이 미국 곳곳에서 중요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진행자) 이를 여실히 보여준 예가 최근 의회에서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국경 정책의 주무 부처인 국토안보부 장관의 탄핵소추안이 미 하원에서 통과된 겁니다. 공화당은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이 남부 국경에서 이민정책을 제대로 집행하지 못해서 남부 국경에 불법 이주자가 급증하게 됐고, 이로 인해 국민이 피해를 봤다며 탄핵소추안을 발의했고요. 지난 13일, 하원은 마요르카스 장관 탄핵소추안을 찬성 214표 대 213표, 한 표 차이로 통과시켰습니다.
진행자) 특히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 문제 해결이 시급해진 상황이죠?
기자) 맞습니다. 최근 시행된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보여줍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갤럽이 지난 2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38%를 기록했습니다. 이같은 낮은 지지율은 이민정책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데요, 조사 결과 바이든 대통령의 이민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률은 67%로, 지지한다는 응답률 28%보다 무려 40%P가량 높았습니다. 그리고 중동에서 벌어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과 관련한 바이든 행정부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률은 62%였는데요. 그러니까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발목을 잡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이민정책, 다시 말해 국경 정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진행자) 불법 이주민의 밀입국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이죠?
기자) 지난 2021 회계연도에 월경하다 붙잡힌 불법 이주민 수는 약 173만 명이었습니다. 이후 2022 회계연도에는 약 238만 명, 그리고 2023 회계연도에는 약 248만 명의 불법 이주민이 국경에서 붙잡혔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밀입국하려다가 붙잡힌 불법 이주민 수는 약 25만 명에 달했는데요. 이는 역대 최고치였습니다.
진행자) 불법 이주민 문제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국경 강화 행정명령을 발표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죠?
기자) 맞습니다. 최근 미 언론은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이민국적법(INA)의 212(f) 조항을 활용해 이주민의 입국을 제한하거나, 국경을 넘어온 불법 이주민 수가 특정 수치에 도달할 경우 망명 허용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또 망명 신청 기준을 강화하고, 이 기준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신속히 추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국경 방문은 이런 상황에서 이뤄지는 거군요. 어떤 일정을 소화하게 되나요?
기자)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26일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국경 방문에서 국경순찰대원, 지방정부 관계자 등과 만나 국경 안보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미국인들에게 확실하게 알리고 싶어 한다고 말했습니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국경 방문에서 불법 이주민들과 만날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국경 지역을 방문하는 것은 취임 후 지난해 1월 엘파소 지역을 찾은 것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방문하는 곳은 어디죠?
진행자) 이글패스라고 하는 지역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방문할 예정인 브라운즈빌에서 약 520km 떨어진 곳인데요, 바이든 행정부와 공화당이 이민정책을 놓고 대립하는 상징적인 장소입니다. 공화당 소속인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이글패스를 통해 미국으로 밀입국하려는 불법 이주민들을 막기 위해서 이 지역에 철조망을 설치했는데요. 지난달 대법원은 텍사스주가 남부 국경에 설치한 철조망을 절단하거나 옮기는 것을 허용한다고 결정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바이든 대통령의 국경 지역 방문에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기자) 카롤리네 리빗 트럼프 대선 캠프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의 국경 방문을 비판했습니다. 리빗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국경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발표하자 같은 날 국경 지역을 방문하기로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바이든 대통령이 엄청나게 지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대선 경선 관련 소식 이어서 보겠습니다. 오늘 (27일) 중요한 경선 일정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시간주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프라이머리, 즉 대선 예비선거가 진행됩니다.
진행자) 이번 미시간 프라이머리의 관전 요소는 어떻게 되죠?
기자) 일단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 이번 경선은 매우 중요한데요. 특히 이 지역 전체 유권자의 약 5%를 차지하고 있는 아랍계 유권자들의 표심이 어떻게 나타날지가 관건입니다. 이 지역은 대표적인 경합주로, 이들이 어떤 후보를 지지하느냐에 따라서 승패가 갈릴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어째서 그렇죠?
기자)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에서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밝히면서 아랍계 유권자들이 반발하고 나선 겁니다. 이 지역 아랍계 유권자들은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에 반대해 이번 프라이머리에서 '지지후보 없음(uncommitted)'을 선택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들은 원래 민주당의 주요 지지층 가운데 하나인데요. 이번 프라이머리 결과는 아랍계 유권자들의 민심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공화당 측 관전 요소는 뭐죠?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4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프라이머리에서의 승리를 포함해 경선 개시 후 5연승을 기록하고 있는데요. 이번에도 승리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관심사는 경쟁 상대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와 어느 정도의 표 차이를 낼지 여부입니다. 만약 이번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큰 차이로 승리하면 헤일리 전 대사에 대한 후보 사퇴 압박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은 의회로 가겠습니다. 의회에선 아직도 정부 예산 지출안 관련한 합의점이 도출되지 않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10월 1일부터 2024 회계연도가 시작돼서 4개월이 거의 다 지나가고 있는 상황인데요. 아직 정식 예산 지출안이 통과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는 예산을 임시로 집행하는 '임시지출안'으로 정부가 운영되고 있는데요. 마감 기한이 거의 다가왔는데도 의회 내 진척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임시지출안 마감 기한이 언제죠?
기자) 현재 임시지출안은 마감 기한이 두 개입니다. 보훈과 교통, 농업, 에너지 등과 관련한 부처 예산은 3월 1일, 그리고 국방과 국무 등과 관련한 부처의 예산은 3월 8일이 마감 기한입니다.
진행자) 마감 기한이 지나도록 지출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어떻게 되죠?
기자) 정부 부분폐쇄, 즉 '셧다운' 사태가 발생합니다. 그렇게 되면 국방과 치안 등 필수 부문을 제외한 정부 운영이 일시적으로 중단됩니다. 이를 막기 위해서 의회는 마감 기한 내에 12개 세출법안으로 이뤄진 지출안을 통과시켜야 하는데요.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특히 공화당 내 일부 강경파 의원들은 아예 지출안 협상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의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에 소속된 28명은 최근 같은 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에게 서한을 보내서, 지출안 협상에서 공화당이 주장하는 내용을 반영하지 못할 거라면 차라리 지출안이 아닌 임시지출안을 계속 연장해 정부를 운영할 것을 주장했는데요, 앞서 지난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케빈 매카시 당시 하원의장과 부채한도 상향에 합의하면서 맺은 내용에 따른 요구입니다. 두 사람은 이 합의에서 만약 정부가 오는 4월 30일까지 본 지출안 통과 없이 임시지출안으로 정부를 운영할 경우 전체 예산을 전년 대비 1% 삭감하기로 했습니다. 강경파 의원들은 이 부분을 지적하면서 예산을 줄이기 위해 지출안 협상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통상 미 의회가 임시지출안으로 정부를 운영하는 기간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로이터' 통신이 집계한 평균치를 보면 2000년대부터 지금까지 임시지출안을 통한 정부 운영 평균 기간은 137일입니다. 그러니까 약 넉 달 반 정도인데요. 현재는 이 평균 일수를 넘긴 상황입니다. 참고로 지난 2007년과 2011년, 2013년은 아예 본 지출안 통과 없이 회계연도 내내 임시지출안으로 정부를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에서 오늘(27일) 중요한 회동이 있다고요?
기자) 네, 민주당과 공화당 지도부가 백악관을 찾습니다. 이들은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 현재 의회에서 통과되지 않고 있는 우크라이나-이스라엘 등에 대한 안보 예산안 문제, 또 지출안 통과 난항에 따른 셧다운 위기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입니다.
진행자) 의회 지도부가 백악관 회동을 앞두고 어떤 이야기를 했죠?
기자) 미치 맥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는 최근 제기되고 있는 셧다운 위기를 일축했습니다. 맥코넬 대표는 26일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를 만난 뒤 기자들에게 "우리는 정부 셧다운 사태가 발생하도록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앞서 슈머 대표도 "민주당은 셧다운을 피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하원의 키를 쥐고 있는 존슨 의장은 셧다운과 관련해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미 'NBC' 뉴스는 최근 소식통을 인용해 존슨 의장이 임시지출안을 통해 정부를 운영하자는 강경파 의원들의 주장에 반대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어떻게든 지출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건데요. 다만, 존슨 의장은 지출안 통과를 위해 필요하다면 현재의 임시지출안 마감 기한을 1~2주 연장할 수도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 당국이 불법 마약 단속을 위해 전자상거래업체에 경고를 보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마약단속국(DEA)이 26일 이커머스, 즉 전자상거래업체들에 서한을 보내 펜타닐 등 마약을 제조하는 데 사용되는 ‘알약 프레스’ 기계 판매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DEA는 서한에서 불법 알약 제조에 사용되는 기계들이 여러 전자상거래업체 플랫폼에서 판매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전자상거래 업체가 이에 대한 조처에 나설 것을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DEA의 경고 내용을 자세히 알아보기에 앞서, 알약 프레스라는 게 어떤 기계인지 설명해 주시죠.
기자) 알약 프레스(pill presses)는 가루 물질을 알약으로 찍어내는 기계 장치입니다. 의약품을 만들 때뿐 아니라 사탕이나 과자를 만들 때도 사용되는데요. 마약 판매상들이 바로 이 알약 프레스나 캡슐화 기계를 이용해 펜타닐 성분을 포함한 불법 마약을 찍어내고 있는 겁니다. 또 이 기계를 사용해 불법 약물을 합법적인 약으로 보이도록 하기 위해 위조 상표도 각인하고 있다고 DEA는 서한에서 밝혔습니다.
진행자) DEA가 이렇게 전자상거래 업체에 경고하고 나선 이유가 있겠죠?
기자) 네, DEA는 지난해 펜타닐이 함유된 가짜 알약을 7천900만 정 넘게 압수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33% 이상 증가한 수치입니다. 문제는, 마약상들이 온라인으로 알약 프레스를 구입해 불법으로 가짜 약을 찍어내고 있다는 건데요. DEA의 앤 밀그램 국장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펜타닐 사태와 알약 프레스가 판매되는 상황을 외면해선 안 된다”며 “그들은 대중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들의 역할을 다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DEA는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전자상거래를 통해서 알약 프레스 기계가 얼마나 유통되고 있습니까?
기자) 밀그램 국장은 CBS 뉴스에 “지난 6개월 동안 뉴욕과 매사추세츠, 미시시피, 켄터키 등지에서 알약 프레스를 압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압수된 기계 중 상당수가 온라인에서 구매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는데요. 한 예로 DEA 요원들은 뉴욕시의 한 주택에서 알약 프레스 기계 여러 대와 펜타닐 알약으로 의심되는 20만 정의 알약을 압수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DEA가 어떤 식으로 알약 제조 기계를 단속하게 될까요?
기자) DEA는 약 450개의 전자상거래 사이트에 알약 프레스판매 관련 내용을 보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연방 규제약물법(CSA)에 따라 알약 프레스의 배포와 수출입에 관한 기록 보관, 확인, 보고 절차를 준수해야 하는데요. 해당 단속은 이미 시작된 상황입니다. 유명 전자상거래 업체인 ‘이베이’는 자사 웹사이트에서 알약 프레스와 캡슐화 기계와 관련된 수천 건의 거래를 허용함으로써 연방 규제약물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았고요. 지난달 5천900만 달러를 지불하고 정부 규정 준수를 강화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펜타닐이 아주 위험한 약물로 알려져 있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합성 오피오이드 계열인 펜타닐은 헤로인보다 50배 강하고 모르핀보다 100배 강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데요. 제조와 유통이 비교적 쉬워서 불법유통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불법 약물 단속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과제 중 하나로 특히 펜타닐 공급망 단속에 집중해 왔습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23년 한해 미국에서 펜타닐 등 불법 약물 남용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11만 2천 명을 기록하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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