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과 회동한 자리에서 또다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관계 구축을 시사한 데 대해 협상 의지를 한층 분명하게 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특히 적대적인 핵 보유국들과의 핵 군축 필요성을 강조함에 따라 북한과의 ‘스몰딜’ 가능성을 내비쳤다는 분석입니다. 서울의 김환용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회동에서 언급한 북한 관련 발언이 한국에서 주목을 받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주목을 받고 있는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또 다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핵 보유국 즉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 지도자로 부르며 김 위원장과 관계를 재구축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대목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취임일인 지난 1월 20일에도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라고 지칭하며 “나는 북한과 잘 지냈다”고 말했는데요, 이번 발언은 북한과의 협상 의지를 한층 분명히 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한국 전문가들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중국과의 핵 군축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다른 국가들도 참여시켜야 한다, 김정은도 핵무기를 많이 갖고 있고 인도, 파키스탄 등도 마찬가지”라고 밝힌 대목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핵 군축 언급은 포괄적인 의미로 한 것 같은데, 북한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식의 해석인 건가요?
기자)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자신의 행정부의 핵 정책에 있어서 ‘군축’이라는 큰 방향성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장용석 박사] “미국, 중국, 러시아 3자 간 핵 군축이 핵심이지만 다른 2세대 국가들에 대한 정책 방향을 얘기한 거거든요. 핵 군축 개념으로 핵무기 수라든가 능력들을 점차 감소시켜 나가야 한다는 얘기를 한 거거든요.”
트럼프 행정부의 핵 군축 협상이 북한에도 적용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선 신중한 해석들이 나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홍민 박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와 파키스탄 같은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 밖에 있는 사실상의 핵 보유국들을 북한과 함께 거론한 점을 주목했습니다.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고 미국 국익 차원에서 협상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게 홍 박사의 설명입니다.
[녹취: 홍민 박사] “파키스탄과 인도의 핵 보유 특징은 미국으로부터 초기에 상당한 제재를 받았다는 거죠. 이 제재를 받으면서도 결과적으론 미국이 그걸 인정해버리고 관계를 계속 발전시키면서 사실상의 핵 보유국이 된 거죠.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이 두 국가를 그런 정보로 인식하고 있다면 북한 역시도 그런 대상으로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건 아닌지 이런 걸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이 있어요.”
고유환 동국대 명예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핵 개발 경쟁을 본격화하면서 국제 정세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는 강대국들에 대해 군축을 통해 정세를 관리하자는 메시지라며, 북한을 군축 협상 대상으로 특정한 발언으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트럼프 행정부의 목표라는 걸 거듭 확인했습니다. 이에 대해선 어떤 해석이 나옵니까?
기자)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장기적이고 궁극적 목적이기 때문에 거래 중심의 현실주의자인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북한과 단계적 진전을 추구하는 ‘스몰딜'에 나서는 게 모순이라고 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록 NPT가 규정한 핵 보유국, 영어로 ‘뉴클리어 웨폰 스테이트’(Nuclear weapon state)와 표현은 다르지만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로 재차 부르는 건 북한을 협상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불가피하다는 인식을 보여줬다는 겁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미국 본토를 겨냥해 개발한 핵무기와 핵 전략만 포기하게 만들어도 미국의 입장에서는 ‘비핵화’가 달성된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가 동맹과 우방, 국제사회 평화를 위한 북한의 전면적인 비핵화를 중시했던 태도와 달리 미국의 안전과 국익에 집중하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방식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김 기자, 이런 가운데 북한은 미한 연합연습 프리덤 실드(FS)가 한창 진행 중인데도 과거에 비하면 상당히 신중한 대응을 하고 있다고요?
기자) FS 훈련이 지난 10일부터 시작됐는데요, 현재 시점까지 북한은 수위를 상당히 낮춘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FS 개시일인 10일 트럼프 2기 출범 후 첫 탄도미사일 도발인 근거리 탄도미사일(CBRM)을 발사한 이후 연합훈련을 비난하는 관영매체 논평 외에 무기체계 과시나 대응훈련 등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고유환 명예교수는 북한이 군을 러시아에 파병한 상황에서 한반도에서 긴장을 높이긴 힘들고 또 한반도에서의 과도한 긴장 고조는 러시아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고유환 명예교수]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한 상황에서 앞으로 종전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데 그런 국면에서도 자기들이 챙겨야 할 걸 챙겨야 되고 휴전 이후 정세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은 아마 정세관리 모드에 들어갔다고 봐야겠죠.”
장용석 박사는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스타일 상 정세를 긴장시키는 물리적 도발은 별 효과가 없다고 판단하고 미국을 위협하는 무기체계를 통해 자신의 힘을 과시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임을출 교수는 북한이 지금은 낮은 수위에서 대응을 자제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단락되고 지방발전정책 같은 민생 과제도 일정한 성과를 내고 나면 미국과의 줄다리기에 한층 적극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임을출 교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그리고 내부 민생 개선과 지방발전 계획 성과적 진행 이 두 가지가 우선과제이고 이런 부분들이 어느 정도 정착이 되면 미국과의 협상에도 보다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화해모드로만 간다는 게 아니라 필요하면 더 강력한 미국 본토 타격 능력도 과시를 하는 거죠, 협상을 위해서.”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2023년, 2024년 3월 한미 연합훈련 때와 비교하면 현재까지 북한의 구두 대응 횟수가 많아진 것은 분명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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