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개성공단 남측 출입구 인근 건물을 해체했습니다. 개성공단 무단가동 의혹 속에서 크고 작은 변화가 계속 포착되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변화가 관측된 곳은 개성공단 한국 측 출입시설 인근의 한 건물 부지입니다.
출입시설 인근 건물 해체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지난달 24일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출입시설 남쪽의 한 지대에 있던 건물이 사라진 장면이 보입니다.
1월까지만 해도 가로 25m, 세로 8m의 건물이 있던 곳이지만 지난달부터 빈 공터가 돼 있습니다.
또 바로 옆 30m 건물도 사라졌는데, 해체 시점은 지난해 중순으로 추정됩니다.
건물이 사라진 지대는 한국 파주로 이어지는 개성공단의 남측 출입구에서 남쪽으로 약 70m 떨어진 곳입니다.
건물 앞에 연병장으로 추정되는 공터가 있어 남측 차량, 인원 등을 통제하는 군부대였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사라진 건물 앞에는 과거 한국 측이 제공했던 현대자동차의 에어로시티 버스가 종종 정차하곤 했습니다. 이 역시도 해당 부지가 개성공단 관리 인원의 상주를 목적으로 운영됐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현재로선 북한이 어떤 이유로 이 같은 변화를 줬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이번에 해체된 건물이 개성공단 남측 출입구 인근에 자리했다는 점에서, 한국과의 교류를 끊겠다는 의지를 다시금 드러낸 게 아닌지 주목됩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4월엔 이 출입시설 바로 앞에 있던 가로 40m, 세로 20m의 갈색 지붕 건물을 철거한 바 있습니다.
개성공단에선 꾸준히 변화 관측
개성공단에선 최근 몇 년 사이 북한의 무단가동으로 추정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VOA는 지난해 9월 북한이 개성공단 도로 약 21곳의 횡단보도를 새롭게 도색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또 지난해엔 개성공단 내 한 부지에 가로 50m, 세로 10m 규모의 건물이 완공됐으며, 이전까지 수풀이 우거진 빈 공터 여러 곳에서 정지작업 흔적이 포착됐습니다.
그 외에도 북한은 개성 쪽 기존 출입구를 철거한 후 새로운 형태로 재건했으며, 출입 시설 외곽 지역에는 가로 37m, 세로 22m 크기의 건물을 신축했습니다.
그 밖에 개성공단 내 공장 부지와 도로, 공터에선 버스와 승합차, 트럭 등이 발견되고, 일부 공장에선 자재가 나타났다 사라지는 등의 변화가 관측되고 있습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지난해 9월 이 같은 변화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방발전 20X10 정책’에 따른 것일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새롭게 현대적 공장을 짓는 대신 개성공단 내 공장을 개선하고 보수해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1월 최고인민회의에서 매년 20개 시와 군에 10년간 현대적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지방발전 20x10 정책’ 사업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개성공단은 2005년 남북 교류 활성화를 목적으로 가동을 시작했지만, 2016년 북한의 핵 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 이후 한국 정부에 의해 가동이 중단됐습니다.
이후 북한은 한국 측 자산을 동결하고, 2020년에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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