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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핵 항모 ‘트럼프 2기’ 출범 후 첫 한국 전개…“미 확장억제 약속 이행”


2025년 3월 2일 미국 해군 소속 항공모함인 칼빈슨함(CVN)이 해군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사진출처: 한국 해군 서울공보팀)
2025년 3월 2일 미국 해군 소속 항공모함인 칼빈슨함(CVN)이 해군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사진출처: 한국 해군 서울공보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군 핵 항공모함이 처음 한국에 전개됐습니다. 미한 해군은 양국 동맹의 굳건함과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약속 이행을 강조했습니다. 서울의 김환용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미 핵 항모 ‘트럼프 2기’ 출범 후 첫 한국 전개…“미 확장억제 약속 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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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인 ‘칼빈슨'함이 한국에 전개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 해군에 따르면 미국 해군 제1 항모강습단이 핵 항공모함인 ‘칼빈슨’함과 순양함 '프린스턴'함, 이지스구축함인 ‘스터렛’함을 이끌고 2일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했습니다.

미국 핵 항모의 방한은 지난해 6월 ‘루즈벨트’함 이후 이번이 약 8개월 만으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입니다.

칼빈슨함이 한국에 온 건 지난 2023년 11월 이후 약 1년 4개월 만입니다.

전개중인 미국 해군 제1 항모강습단이 핵 항공모함 ‘칼빈슨’함 (자료화면)
전개중인 미국 해군 제1 항모강습단이 핵 항공모함 ‘칼빈슨’함 (자료화면)

칼빈슨함은 1982년 취역한 미국 해군의 세 번째 니미츠급(10만t급) 핵 항공모함입니다. 호크아이 조기경보기 등 항공기 80여대 배치가 가능하고 미 해군의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F-35C 대대가 배치될 수 있어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립니다.

진행자) 칼빈슨함이 한국에 전개된 이유는 뭔가요?

기자) 한국 군 당국은 칼빈슨함의 이번 방한이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재확인한 항구적이고 철통같은 확장억제 공약을 실질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또 지속되는 북한 위협에 대응해 미한동맹의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보여주고 미한 연합전력의 상호 운용성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한 해군은 3일 칼빈슨함 격납고에서 기자회견도 가졌는데요, 칼빈슨함의 입항이 ‘확장억제 강화의 재확인'에 있고 강력한 미한동맹의 굳건함을 의미한다고 밝혔습니다.

마이클 워시 미 제1항모강습단장은 “제1항모강습단이 부산에 있는 동안 인도태평양 지역과 한반도 번영, 안보 평화에 대한 미국과 한국의 약속을 재확인했다”며 “앞으로 역내에서 동맹국들과 훈련할 기회를 가지길 고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미한 두 나라는 지난 1월 10일 미 워싱턴에서 4차 핵협의그룹(NCG) 회의를 열고 한반도에 미 전략자산의 정례적 가시성 증진에 관한 공약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2025년 1월 1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된 미한 핵협의그룹(NCG) 중 카라 아베크롬비 미 국방부 정책부차관대행과 조창래 한국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이 문서에 서명하고 있다.
2025년 1월 1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된 미한 핵협의그룹(NCG) 중 카라 아베크롬비 미 국방부 정책부차관대행과 조창래 한국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이 문서에 서명하고 있다.

미한 해군은 칼빈슨함 정박 기간에 우호 증진을 위해 함정을 상호 방문하고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참배하는 등 다양한 교류협력 활동을 진행합니다.

진행자) 김 기자, 북한은 최근 전략순항미사일 발사 훈련을 공개하면서 무력을 과시했는데요. 이번 미 항모 부산 입항은 이런 북한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미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는 통상 수개월 전에 세워진 계획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북한의 전략순항미사일 도발에 대한 직접적 대응으로 볼 순 없다면서도 곧 시작되는 연례 상반기 미한연합연습인 ‘프리덤 실드’를 앞두고 북한에 경고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합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칼빈슨함의 이번 전개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아직 구체화되진 않았지만 대화와 압박을 함께 구사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행보라고 분석했습니다.

조한범 한국 통일연구원 박사
조한범 한국 통일연구원 박사

[녹취: 조한범 박사] “트럼프 대통령 스타일은 필요 없으면 바로 중단시키거든요. 그런데 이 기조를 유지하는 걸 보면 ‘압박을 통한 대화’ 이게 트럼프 대통령의 방식이거든요. 취임 직후에 김정은이 좋아했던 얘기를 여러 번 해 줬지만 대화 의지도 있지만 압박 수단을 계속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아직은 엿볼 수 있죠.”

칼빈슨함은 부산 해군작전기지를 떠나면서 한반도 근해에서 이달 중 실시될 것으로 보이는 미한일 해상훈련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 해군 측은 “미한은 미 전략자산인 항공모함의 방한과 관련해 훈련을 협의 중”이라며 “다만 훈련계획에 대해서는 현 시점에서 언급이 제한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칼빈슨함은 지난해 1월 제주 남쪽 공해상에서 진행된 미한일 해상훈련에 참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전략자산 전개와 미한 연합연습을 대북 적대시 정책의 대표적인 예로 꼽으며 예민한 반응을 보여왔는데요, 북한이 또 다시 도발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선 어떤 얘기들이 나오나요?

기자) 북한은 미한일이 최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한 데 대해 “비현실적이고 황당무계한 계획”이라고 반발하는 담화를 내는 등 기싸움을 벌여왔습니다.

북한은 또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1월 25일에 이어 한 달여 만인 지난달 26일 또 다시 서해상에서 전략순항미사일 발사 훈련을 실시하며 핵 무력이 진화하고 있다는 걸 부각시켰습니다.

2025년 2월 26일 조선인민군 서부지구 미사일연합부대가 서해상에서 발사한 전략순항미사일이 목표물인 건물을 타격하고 있다.
2025년 2월 26일 조선인민군 서부지구 미사일연합부대가 서해상에서 발사한 전략순항미사일이 목표물인 건물을 타격하고 있다.

북한의 전략순항미사일 발사 훈련은 최상목 한국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한 프리덤 실드 연합연습의 3월 실시를 공식화한 이튿날 이뤄졌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를 ‘훈련의 해’로 지정했고 올해가 국방발전 5개년 계획의 마지막 해이기 때문에 미한 연합훈련과 전략자산 전개를 빌미로 무인기 훈련이나 신무기 시험 등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문성묵 센터장] “미국과 한국의 연합훈련 또 전략자산 전개 이런 걸 빌미로 해서 또 계속 ‘훈련의 해’라는 걸 빌미로 해서 전쟁 분위기를 고취시키고 한 미연합훈련에 대해선 기존보다 좀 더 강도 높은 그런 도발 또 그런 언동을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진행자) 북한의 대형 도발 가능성에 대해선 어떤 전망이 나옵니까?

기자) 민간 연구기관인 아산정책연구원 양욱 박사는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 중이기 때문에 이 전쟁이 마무리되기 전엔 한반도에서의 본격적인 도발은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양 박사는 김정은 위원장이 실전훈련, 현대전 훈련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 이후엔 도발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박사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박사

[녹취: 양욱 박사] “북한 자체가 우크라이나전쟁에서 엄청난 피해를 입으면서 현대전 모습을 깨달아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를 최대한 반영해서 한미 연합군을 괴롭힐 수 있는 새로운 전술 같은 것들을 선보이지 않을까 예상되고요. 다만 이것을 지금 당장 한미 연합훈련에 맞춰서 보여주기 어려울 것이고 올 하반기 정도부터 이런 부분들이 구체화되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번 미한 연합연습은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때 만든 계획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고 북한도 이를 알고 있을 것이라며, 대북정책을 수립 중인 트럼프 행정부를 과도하게 자극하기 보다는 대북 적대시 정책이 한반도 불안정의 원인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수위를 조절한 압박을 지속적으로 펼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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