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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보고관 “북한 인권 위기 심화…공개처형·강제노동 지속”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2023년 10월 23일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서 북한 인권 상황에 관해 발언했다. (자료사진)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2023년 10월 23일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서 북한 인권 상황에 관해 발언했다. (자료사진)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북한 인권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 정부가 주민들에 대한 통제와 억압을 강화하면서 공개 처형과 강제노동 등 심각한 인권 침해를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보고관 “북한 인권 위기 심화…공개처형·강제노동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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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제 58차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지난 1년 간 북한 인권 상황이 더욱 악화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장기간의 고립과 국제적 감시의 부재, 그리고 정보 교류의 제한으로 인해 북한 주민들의 인권 상황, 특히 기본 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심각히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보고서] "Due to its prolonged isolation, the absence of international monitoring and the further restricted exchange of information, the human rights situation of people in the country, particularly their access to basic services, is a serious concern."

“강화되는 탄압과 공개 처형”

보고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북한은 주민들에 대한 통제를 더욱 강화하며 최근 몇 년 동안 이동의 자유와 노동권, 표현의 자유를 더욱 제한하는 법률을 도입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많은 법률이 사형 조항을 포함하고 있으며, 공개 재판과 공개 처형도 다시 도입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 "In recent years,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has introduced several laws to further restrict the enjoyment of the rights to freedom of movement, work and freedom of expression and opinion… Many include death penalty provisions and the reintroduction of public trials and public executions."

실제로 북한의 2020년 반동사상문화배격법과 2023년 평양문화어보호법을 포함한 새로운 법안들은 사형을 포함한 가혹한 처벌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보고서에는 중국에서 강제 송환된 두 여성이 공개 재판을 거쳐 즉시 처형된 사건도 언급됐습니다.

중국에서 강제 송화된 11명의 여성 중 2명이 인신매매, 유흥업소 운영, 매춘, 그리고 ‘인민의 존엄을 모욕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고 같은 날 처형된 것으로 전해졌다는 것입니다.

[보고서] "Allegedly, two of the 11 women were sentenced to death on charges of trafficking in persons, operating adult entertainment establishments, prostitution and ‘insulting the dignity of people.’ Both women were reportedly executed on the same day.”

경제적 어려움과 식량 부족

북한 정부는 식량 자급자족을 우선시한다고 주장하지만, 주민들이 만성적인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점도 지적됐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북한에서 영양결핍 상태에 놓인 인구는 전체의 거의 절반인 45.5%로, 1천180만 명이 영양결핍 상태인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보고서] “The prevalence of undernourishment in the population was 45.5 per cent from 2020 to 2022, with 11.8 million people estimated to be undernourished during that period."

또 정부가 식량과 생필품 부족에 대처하는 주민들의 메커니즘이었던 비공식 시장인 장마당을 단속하고 민간 상업 활동을 제한하며 식량 유통을 다시 통제하기 시작하면서 많은 북한 주민의 식량 접근성이 악화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 "The Government seems to have shifted from accommodating informal markets (jangmadang), which have been people’s coping mechanism to deal with shortages of food and daily necessities, to retaking control of food distribution by restricting private commercial activities."

열악한 의료 교육 환경

보고서는 북한이 무상 의료 및 교육을 제공한다고 주장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들서비스는 심각한 부족 상태에 놓여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의료 시설에는 필수 의료용품과 장비, 그리고 적절한 훈련을 받은 의료진이 부족하며, 수준이 높거나 전문적인 시설에 대한 접근은 환자의 정치적, 사회적 지위에 따라 제한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 "Medical facilities, however, lack essential medical supplies and equipment and adequately trained medical personnel… Access to higher-level or specialized facilities, however, is restricted on the basis of the patient’s political and social status.”

국제적 고립과 외교 교착 상태

보고서는 일부 외국 외교관들이 평양으로 복귀했지만, 유엔과 국제 인도주의 단체 직원들은 여전히 북한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며, 유엔이 제공할 수 있는 인도주의 및 개발 지원이 제약돼 북한 내 인도적 상황에 대한 독립적인 평가가 불가능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보고서] “Yet international staff of the United Nations and humanitarian and development organizations have not been able to return to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That means that the humanitarian and development assistance that the United Nations could provide is constrained and an independent assessment of the humanitarian situation is not possible.”

북한은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활동은 정치적 공격이라고 주장하며 유엔과의 협력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국제 사회의 재개입 필요성

보고서는 북한의 인권 및 인도적 지원 문제에 대해 국제 사회가 다시 개입할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국제 사회는 북한과의 대화 기회를 활용해 인권과 평화를 증진하고 북한 내 인권 상황을 문서화하는 민간 사회의 노력을 지원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실질적 해결책 제시하는 로드맵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회장은 이번 보고서가 북한의 인권 및 인도적 상황, 그리고 정치적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루며 특히 코로나 전후의 변화를 잘 보여준다고 밝혔습니다.

[녹취:스칼라튜 회장] “It provides a comprehensive view of the human rights situation, focused not only on human rights but also on humanitarian issues and political issues. It's a very good overview of North Korea under COVID and post COVID..... If you look at the recommendations, the report truly provides a road map for development, economic development and the improvement of human rights and human security of the North Koreans.”

그러면서 이 보고서는 북한이 직면한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중요한 “로드맵”이라며 보고서에 기술된 권고에 따라 북한은 군비 지출을 줄이고 인권을 개선하며 경제적 발전을 위한 방향으로 예산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인권이사회, 오는 19일 북한 인권 상황 검토

한편, 제58차 유엔 인권이사회는 오는 3월 19일 살몬 보고관의 보고 등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상호 대화를 통해 북한 인권 상황을 검토합니다.

3월 20일에는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북한 내 인권 유린 책임규명 증진 관련 사항을 보고하고, 이어 24일에는 북한에 대한 보편적 정례검토(UPR) 최종 결과도 채택될 예정입니다.

아울러 이번 인권이사회 마지막 주에는 북한인권 결의안도 채택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은 이번 인권이사회 고위급 회기에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워싱턴을 방문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회담을 앞두고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탈퇴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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