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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트럼프의 그린란드 매입 의지…왜?


그린란드 누크 지역의 세르미트시아크 섬 인근 위에 떠 있는 빙산의 모습.
그린란드 누크 지역의 세르미트시아크 섬 인근 위에 떠 있는 빙산의 모습.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 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령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거듭 밝히고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무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인데요. 뉴스 따라잡기 이 시간에는 그린란드는 어떤 곳인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왜 관심을 보이고 있는지 짚어봅니다. 박영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섬 그린란드”

그린란드(Greenland)는 북극에 있는 바다, 즉 북극해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섬입니다. 면적이 약 216만 6천 ㎢인데요. 러시아, 캐나다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나라인 미국 면적이 약 983만 ㎢니까, 미국의 4분의 1 정도 되는 크기의 섬이라는 이야기죠. 한반도와 비교하면 거의 10배 정도 큽니다.

그린란드, 초록의 땅이라는 이름과는 달리 이곳은 육지의 거의 80%가 빙하로 덮여 있는 그야말로 얼음 땅입니다.

그런데 온통 얼음, 눈, 빙하로 덮여 있는 곳이 왜 역설적이게도 그린란드, 초록의 땅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을까요?

전해오는 얘기에 따르면 그린란드라는 이름은 서기 950년에서 1003년경에 살았던 에리크 라우디 토르발드손이라는 사람이 붙인 거라고 합니다. 노르웨이 사람이었던 에리크는 아이슬란드에 살다 살인죄를 저지르고 추방돼 지금의 그린란드를 발견했는데요. 유럽인들이 이곳에 많이 오게 하려고 그린란드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린란드라는 이름이 아예 터무니없는 이야기만은 아니라고 합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실제로 약 250만 년 전 그린란드는 짙은 녹색의 땅이었다고 합니다.

“덴마크령 그린란드”

그린란드는 덴마크에 속한 자치령입니다.

1721년에 덴마크 왕국은 그린란드를 식민지로 삼았고요. 1953년에는 그린란드를 주로 편입했습니다. 하지만 1960년대 들어 그린란드에서는 자치권과 독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기 시작했는데요. 그러한 결과로 1979년 덴마크는 그린란드에 자치권을 부여했고요. 그해 5월 1일부로 그린란드 자치정부와 의회가 수립됐습니다.

그리고 2009년 그린란드의 자치권은 크게 확대됐고요. 그린란드 자치 정부에 더 많은 의사 결정권과 책임이 부여됐습니다. 현재 외교와 국방에 관한 권리는 덴마크에 있고요. 지하자원 사용 권리, 사법권, 경찰권 등은 그린란드에 있습니다.

“6만 명도 안 되는 인구”

그린란드 누크 지역의 저택들.
그린란드 누크 지역의 저택들.

그린란드는 미국의 약 4분의 1, 한반도의 약 10배 되는 면적이지만, 인구는 6만 명도 채 되지 않습니다. 사람이 살기 힘든 척박한 동토의 땅이기 때문인데요. 그나마 전체 인구의 약 4분의 1이 수도 ‘누크’에 몰려 살고 있습니다.

그린란드 인구의 88%는 이누이트족 또는 덴마크와 이누이트족 간 혼혈입니다. 나머지 12%는 유럽계인데요. 주로 덴마크인입니다.

간혹 그린란드 사람을 에스키모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그린란드 사람들은 에스키모라고 불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요. 원래 자신들의 종족을 말하는 이누이트로 불리길 원한다고 하네요.

그린란드에 살고 있는 이누이트족은 캐나다나 알래스카에 살고 있는 이누이트족과 강한 유대감을 갖고 있고요. 실제로 언어에서도 여러 유사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린란드 관광 사이트에 따르면, 흥미롭게도 그렇게 큰 면적이지만 각 행정구역을 연결하는 도로나 철도 시스템이 없다고 하네요. 마을 안에는 도로가 있지만 외곽에서 끝나고요. 모든 이동은 비행기, 보트, 헬리콥터, 스노모빌이나 개 썰매 등을 이용한다고 합니다.

그린란드의 주 산업은 어업입니다. 고래와 물개를 비롯해 새우, 게 같은 해산물이 주요 생업 수단인데요. 그런데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그린란드를 덮고 있던 빙하가 계속 줄면서 그린란드는 새롭게 국제 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바로 각종 광물 자원과 석유와 천연가스 등이 매장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지질학자들에게 그린란드는 천국과도 같은 곳이라는 말도 있는데요. 금, 철, 티타늄, 희토류, 우라늄, 루비, 심지어 다이아몬드까지 다양한 광물이 매장돼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지금은 수익성이 없다는 건데요. 현재 그린란드 정부는 광산 채굴에 우호적인 정책과 안정적인 정치 환경, 낮은 투자 위험 등을 꼽으며 각국의 투자와 개발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지속적 관심”

2025년 2월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수 정치 행동 회의(CPAC) 연례 회의에서 연설을 한 후 내셔널 하버에서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길에 언론인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5년 2월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수 정치 행동 회의(CPAC) 연례 회의에서 연설을 한 후 내셔널 하버에서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길에 언론인들과 대화하고 있다

그린란드에 관심을 보인 미국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은 아닙니다.

1867년 17대 앤드루 존슨 대통령은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를 매입하면서 북극에 있는 그린란드 매입도 고려했었습니다.

또,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덴마크에 1억 달러를 주고 그린란드를 구매하기 위한 비공개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은 현재 그린란드 북서쪽에 피투피크 우주기지라고 불리는 공군기지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피투피크 기지는 미사일 경고와 우주 통제 감시 기능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요. 특히 북미 전역을 겨냥한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탐지하는 첨단시스템을 갖춘 미국 군대의 최북단 전초기지이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중요한 방어 전략 기지입니다.

이런 가운데 그린란드의 지정학적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빙하가 녹으면서 미국을 비롯해 러시아, 중국 등 초강대국들은 앞다퉈 북극 수로 개발에 관심을 보이고 있고요. 그린란드의 군사적, 경제적 가능성을 신중히 평가하고 있습니다.

“안보 앞세운 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시절에도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밝혀 왔는데요. 2기를 시작하면서는 군사력 사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으며 더 노골적인 관심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 안보 관점에서 그린란드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그린란드 일대에 러시아와 중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 선박이 있고 이는 좋은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그러면서 그린란드를 가지는 것은 미국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유세계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는데요.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의 또 다른 측면, 희토류 등 천연자원에 주목하고 있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그린란드 사람들이 덴마크가 대우하는 방식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미국과 함께하길 원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올 1월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5만6천 명 그린란드 주민의 85%가 미국에 속하는 걸 원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재 그린란드 사회 전반에는 덴마크의 지배를 너무 오래 받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더 크고 강력한 지배자, 즉 미국을 원하지도 않는 분위기라고 하네요. 다만 그래도 그린란드의 많은 주민은 여전히 미국과 좀 더 가까운 관계가 되길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덴마크 입장”

2025년 1월 16일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덴마크 코펜하겐 크리스티안스보르그에서 열린 외교 정책 위원회 회의 후 나오는 모습.
2025년 1월 16일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덴마크 코펜하겐 크리스티안스보르그에서 열린 외교 정책 위원회 회의 후 나오는 모습.

덴마크는 그린란드는 매각 대상이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습니다.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는 주권 존중을 요구하면서 그린란드는 덴마크 왕국의 일부이자 영토의 일부라면서, 판매하는 게 아니라고 반발했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적한 방위와 안보적 측면과 관련해 프레데릭센 총리는 북극 지역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는 데 동의했는데요. 그에 따라 나토와 더불어 덴마크가 좀 더 노력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덴마크는 그린란드가 스스로 운명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덴마크와 그린란드 법에 따라 그린란드는 독립에 대한 투표를 실시할 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독립 여부에 관해 투표하지 않은 이유는 단순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즉, 그린란드의 경제 규모가 너무 작고 여전히 많은 부분 덴마크 지원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건데요. 그린란드 집권당은 독립 투표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이런 가운데 그린란드는 당초 일정을 한 달 앞당겨 오는 3월 11일 총선을 치를 예정입니다.

최근 뉴스의 화제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주인공은 독일 연방의회 총선거에서 보수 정당 연합이 승리하면서 차기 독일 총리로 유력시되고 있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 대표입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기독민주당 대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기독민주당 대표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 대표는 1955년생으로, 69세입니다. 연정 구성에 성공하고 독일의 차기 총리로 확정되면 1949년, 73세의 나이로 독일연방공화국의 초대 총리로 취임한 콘라트 아데나워 총리 이래 가장 나이 많은 총리로 취임하게 됩니다.

전 기독민주당 대표이자 16년 동안 총리를 지낸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는 51세에 총리직에 올랐습니다.

메르츠 대표는 변호사 출신으로, 1972년에 기민당에 가입했습니다. 그리고 1989년에는 유럽의회 의원에, 1994년에는 처음 독일 연방 하원의원으로 당선되며 독일 의회에 합류했습니다.

메르츠 대표는 이후 기민당에서 입지를 굳히며 유력한 정치인으로 부상하는데요. 하지만 기민당 대표였던 메르켈 전 총리와 사이가 껄끄러웠습니다.

실제로 메르켈 전 총리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두 사람 다 지도자가 되고 싶어 하는 기질이어서 문제가 있었다고 시인한 바 있습니다.

결국 메르츠 대표는 2009년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며 정계 은퇴를 선언했고요. 이후 정치 활동을 멀리하고, 기업 변호사와 금융 투자 분야에서 일하면서 큰 부를 쌓았습니다.

메르츠 대표는 지난 2018년 메르켈 총리가 기민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총리 5선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후 다시 정계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2018년과 2021년 초 당대표 선거에서 번번이 메르켈 총리가 미는 후보에게 패했습니다.

메르츠 대표는 2021년 12월에 있었던 당대표 선거에 다시 출마해, 세 번의 도전 끝에 마침내 당 대표로 선출됐는데요. 그리고 이번 총선에서 기민∙기사연합의 승리를 끌어내면서 독일 정치권력의 핵심부로 한 걸음 다가섰습니다.

하지만 메르츠 대표 앞에는 몇 년째 부진의 늪에 허덕이고 있는 독일 경제와 사회 통합을 방해하는 난민 문제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2기를 맞아 유럽의 통합과 안보 문제 등 쉽지 않은 국내외 현안이 산적해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최근 지정학적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그린란드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고요. 뉴스 속 인물로 차기 독일 총리로 유력시되고 있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 대표에 관해 알아봤습니다. 박영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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