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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3년 이어온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트럼프 재집권과 함께 맞이한 변곡점


2025년 1월 5일 러시아 군 드론이 쿠르스크 지역에서 작전 중인 우크라이나 군용 차량의 모습을 영상을 통해 공개했다.
2025년 1월 5일 러시아 군 드론이 쿠르스크 지역에서 작전 중인 우크라이나 군용 차량의 모습을 영상을 통해 공개했다.

진행자)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 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꼬박 만 3년이 다 되어가고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래 유럽에서 벌어진 최악의 전쟁으로 기록되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지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권 2기 시작과 함께 중대한 변곡점을 맞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이 시간에는 전쟁 상황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세, 휴전 전망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박영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3년째 계속되는 전쟁”

2022년 2월 24일,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전을 감행했습니다. 이미 미국 등 서방 정보 당국은 한 해 전부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라고 경고해 왔습니다. 실제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국경 지역에 병력을 계속 증강하고 전략 무기를 배치했고요. 접경에 집결한 러시아군 병력이 10만 명 이상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러시아는 서방의 이러한 의혹을 번번이 부인했고요. 우크라이나 정부도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결국 러시아는 2022년 2월 24일 새벽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했습니다. 당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력 차가 워낙 엄청났기 때문에 러시아가 쉽게 승기를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는데요.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결사 항전의 자세로 버티면서 예상 밖 판세가 전개됐습니다.

미국과 유럽 서방국들은 우크라이나를 유럽 자유 민주주의의 보루, 유럽 안보의 최전선으로 간주하며 지원을 쏟아부었고요. 이런 가운데 전쟁은 3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피해”

전쟁이 길어지면서 인적, 물적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2024년 12월 31일 기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총 4만838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사상자만 집계한 것입니다. OHCHR은 전쟁이 시작된 이래 우크라이나에서 사망한 민간인, 또는 무장하지 않은 개인 사망자 수를 약 1만2천500명으로 추산했습니다. 그리고 약 2만 8천400명은 부상자라고 밝혔는데요. OHCHR은 그러나 실제 사상자 숫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던 때는 개전 초기인 2022년 3월로, 무려 3천 900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군인 사상자 수는 양국 정부가 서로 전과를 과시하며 다른 주장을 하고 있어 정확한 수치 파악이 어렵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2025년 1월 기준 약 81만4천 명의 러시아 군인이 사망하거나 부상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보다 낮게 잡지만 그래도 70만 명 이상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로이드 오스틴 전 미 국방부 장관은 2024년 12월, 러시아가 적어도 70만 명의 병력 손실과 2천억 달러 이상의 경제적 손실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역시 적지 않은 병력 손실이 있었는데요. 일부 서방 언론은 우크라이나는 최대 8만 명 이상 군인이 전사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024년 12월, 약 4만3천명의 우크라이나 군인이 사망하고 37만 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진위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경제적 피해도 가늠하기 어려운 지경입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첫 해 국내총생산(GDP)의 30~35%를 잃었습니다. 이는 우크라이나 역사상 가장 큰 경기 후퇴였습니다.

전쟁 전, 우크라이나는 옥수수, 보리, 밀 같은 작물의 세계 최대 수출국 가운데 하나였는데요. 하지만 지금은 세계에서 식량 안보가 가장 불안정한 나라 중 하나입니다.
3년째 계속된 러시아의 공습에 유럽의 곡창 지대로 알려졌던 우크라이나 농토는 잿더미가 됐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3분의 1이 지뢰로 오염됐습니다.

또한 전쟁으로 적어도 6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우크라이나를 떠났는데요. 이는 이 나라 노동력에 큰 구멍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도 경제적 피해를 비껴갈 수 없었는데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은 러시아에 대규모 제재와 무역 규제를 단행했습니다.

전쟁 전, 러시아 GDP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가까웠습니다. 서방은 제재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도록 압박했는데요. 하지만 이러한 제재는 아직까지도 러시아의 공격을 멈추게 하지 못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서방의 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매우 제한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러시아 GDP나 제조업 생산량은 크게 변하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제재만으로 전쟁을 끝낼 수는 없지만, 러시아의 전쟁 준비 능력을 제한하는 것은 분명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평가입니다. 또한 자동차 생산회사들을 비롯해 많은 서방 기업이 러시아를 떠나는 등 러시아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군까지 투입된 전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3년째 전선에서 전투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현재 러시아는 돈바스와 크름반도를 포함해 이번 전쟁에서 강제 병합한 헤르손,자포리자 등 4개 지역까지 합쳐 우크라이나 영토의 20% 정도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현재 양국의 가장 큰 격전지는 러시아 쿠르스크 일대입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해 8월 국경을 넘어 쿠르스크 일부 지역을 점령해 국제사회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불시의 일격을 당한 러시아는 반격에 나섰고 현재는 거의 대부분 탈환에 성공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쿠르스크 탈환 작전에 북한군까지 동원될 만큼 전황이 심각했습니다.

러시아와 북한 정부는 현재도 북한군 투입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요.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10월 약 1만2천 명의 군인을 파병했고요. 또 최근 추가 파병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불과 몇 달 새, 4천 명 이상 북한군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11월 그간의 정책을 바꿔, 우크라이나가 미국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도록 승인했습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또 퇴임 20여 일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에 25억 달러 규모의 안보 지원을 제공하는 등 우크라이나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강조했는데요.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의 정책 변화를 염두에 둔 행보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과 종전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1월 23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들어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1월 23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들어보이고 있다.

지난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를 시작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중대한 변곡점을 맞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속한 종전을 촉구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과 잇달아 통화하며 협상 중재 노력을 본격화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도, 젤렌스키 대통령도 평화를 원하고 있다며, 전쟁으로 발생하는 수백만 명의 죽음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러시아와 즉각 평화 협상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도 강하게 압박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전처럼 계속 자금을 지원할 수는 없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고요. 또 한편으로 우크라이나에 매장돼 있는 희토류와 가스 등 천연자원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요. 그러면서 미국이 지원한 자금을 희귀 광물로 회수하고 싶다는 의사도 피력했습니다.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말처럼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데는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직접 협상에 나설 의향도 밝혔는데요.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로 임기가 만료돼 계엄령하에서 통치하고 있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합법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두 사람이 직접 대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키스 켈로그 러시아∙우크라이나 특사를 다음 주 우크라이나에 파견할 예정인데요. 우크라이나 전쟁 3주년을 앞두고 미국의 중재로 과연 휴전, 또는 종전 성과가 나올 수 있을지 국제 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최근 뉴스의 화제 인물을 소개하는 ‘뉴스 속 인물’ 시간입니다. 오늘 주인공은 미국의 키스 켈로그 러시아 ∙우크라이나 특사입니다.

키스 켈로그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특사
키스 켈로그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특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이었던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키스 켈로그 전 육군 중장을 러시아∙우크라이나 특사로 임명했습니다.

트럼프 1기 정부에서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을 지낸 켈로그 특사는 지난해 6월,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평화 구상을 제시했었습니다.

조셉 키스 켈로그 주니어 특사는 올해 만 여든 살로, 1944년 5월 오하이오주에서 태어났습니다.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대학교의 학사장교훈련단(ROTC)을 통해 보병 장교로 군에 임관한 이래 거의 반평생을 군 경력에 바친 인물인데요. 23세에는 101공수사단 대원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했고요. 1990년부터 1991년 걸프 전때는 82공수사단 참모장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그는 복무 중 은성훈장 등 여러 훈장을 받았고요. 2003년 59세에 중장으로 예편했습니다.

현역에서 은퇴한 후에는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 등에서 보안 자문 역 등을 맡았습니다.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캠프 측은 켈로그 특사를 외교정책 고문으로 임명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그해 선거에서 승리한 후 그를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 겸 사무총장으로 임명했습니다.
켈로그 특사는 1기 트럼프 정부에서 마이크 펜스 당시 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도 역임했습니다.

켈로그 특사는 지난 2021년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지원하는 싱크탱크인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에서 활동해 왔고요. 지난해 6월에는 일련의 외교적, 군사적, 정치적 조처가 포함된 우크라이나 종전 구상 보고서를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에게 제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구상을 맘에 들어 한 것으로 알려졌고요. 대선에서 승리한 후 바로 러시아∙우크라이나 특사로 임명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24일로 만 3년을 맞이하는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살펴봤고요. 뉴스 속 인물로 키스 켈로그 러시아∙ 우크라이나 특사에 관해 알아봤습니다. 박영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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