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논의를 위한 미국-러시아 장관급 회담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에 관해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나오는 결정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밝혔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6일 공개된 NBC 뉴스 ‘밋더프레스’ 인터뷰에서,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가 종전 논의에 배제된 사실을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것은 우크라이나에서, 우리를 상대로 벌어지는 전쟁”이라고 강조하고 “우리 인명을 잃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반드시 종전 협상에 우크라이나와 유럽 국가들이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 14일 독일 뮌헨 시내 뮌헨안보회의(MSC) 현장에서 진행됐습니다.
◾️ “트럼프 믿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와 함께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러시아가 아닌 우리가 더 중요해지길 바란다”면서 “동맹 가치를 공유하는 우리는 러시아만큼 크지 않지만 전략적으로 미국에 더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신뢰하냐’는 질문에 “믿는다, 미국 국민이 그를 뽑았고 그들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답했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해 그 누구도 푸틴(러시아 대통령)을 믿어선 안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 “푸틴, 나토와 전쟁할 것”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이 결속력이 약해질 수 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 점을 노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특히 나토가 미국의 지원을 얻지 못하면 러시아는 올 여름께 폴란드 등을 침공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와 관련,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벨라루스에서 약 15만 명 규모 군사 훈련을 계획하고 있는 첩보를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이 입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것이 현실화되면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벨라루스 국경 지역에서 진행된 훈련과 유사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이 우리를 점령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우리는 그가 어디로 갈지 알 수 없다”면서 “폴란드와 리투아니아가 다음 목표가 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우리는 푸틴이 나토와 전쟁을 벌일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폴란드와 리투아니아는 벨라루스 서쪽 국경을 접한 나라들이고, 모두 나토 회원국입니다.
우크라이나는 벨라루스 남쪽과 맞대고 있으며, 나토 가입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 파리서 유럽 지도자 긴급 회동
미국과 러시아는 오는 18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논의 등을 위한 장관급 회담을 진행합니다.
이와 관련,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3일에도, 우크라이나가 배제된 종전·평화 협상을 인정하지 않고 그 결과로 나오는 합의도 일절 거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유럽연합(EU) 집행부와 유럽 주요 국가들도 협상 동참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는 15일, 유럽은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에 직접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유럽 주요 국가 정상들과 EU·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고위 관계자들은 17일 프랑스 파리에서 긴급 회동해, 미국이 유럽을 협상에서 배제하는데 대응 전략을 논의합니다.
◾️ 영국군 파병 의사
이런 가운데,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을 위해 필요할 경우 영국군을 파병할 준비가 돼 있다고 16일 ‘텔레그래프’ 기고문에서 밝혔습니다.
파견될 영국군은 우크라이나가 통제하는 영토와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 사이의 경계를 따라 배치될 수 있고, 다른 유럽국 군대들과 함께 배치될 수도 있다고 스타머 총리는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스타머 총리는 “전쟁 종식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재공격하기 전 일시적 전투 중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은 유럽 대륙 안보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스타머 총리는 이달 말 미국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예정입니다.
◾️ “트럼프, 부활절까지 휴전 성사 원해”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부활절(4월 20일)까지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이 성사되길 원하고 있다고 16일 블룸버그 통신이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익명의 당국자는 이 같은 상황을 전하면서 “부활절까지 휴전을 성사시키려는 트럼프의 계획은 비현실적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 소식통은 “올해 말까지 휴전을 성사시키는 것이 더 현실적인 목표”라고 짚었습니다.
◾️ 젤렌스키, UAE-사우디-튀르키예 순방
이런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16일부터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 튀르키예 순방에 나서 역내 지도자들을 다각적으로 접촉합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7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대통령과 회담하고, 현장 영상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이날 회담에서 러시아에 억류된 우크라이나인의 송환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설명했습니다.
또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UAE의 중재 노력이 많은 생명을 구했다며 사의를 밝히고, 협력 지속 방안을 논의했다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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