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워싱턴에서 있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미-일 정상회담은 70점을 받을만 하다고 마키노 요시히로 히로시마 대학교 객원교수는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장차 북한의 핵 보유를 묵인하고 비핵화를 장기적 목표로 바꿀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반도 정세를 오래 관찰해온 마키노 객원교수 겸 아사히신문 외교전문 기자를 최원기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7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일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에 점수를 매긴다면, 몇 점을 주시겠습니까?
마키노) 저는 70점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안전보장 분야에서는 일본이 공동성명에서 확인하려 했던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센가쿠 열도 방위, 북한 비핵화에 대해 다 얻어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우크라이나, 중동 등 글로벌 한 미-일 협력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습니다. 외교를 일대일 딜(Deal)이라고 생각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리고 안보 분야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추상적인 표현밖에 쓰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안보 분야에서 미-일 간의 갈등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뉴욕타임스(NYT)신문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시바 총리가 ‘저항’하기보다 ‘아부’의 기술 (Art of Flatter)을 택했다”고 짚었는데, 아부가 효과를 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마키노) 효과가 있었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일본 쪽에서는 사전 협의에서 미국에 대한 투자 확대 등 여러 가지를 미리 설명했다고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사전에 이러한 선물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기분이 좋아졌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이시바 총리는 “1조 달러 이상 미국에 투자를 하겠다”고 했는데, 이를 대가로 미국의 관세 부과에서 벗어난 것인가요?
마키노) 아, 그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이미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서 예외 없이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한 바가 있습니다.
기자) 지난해 일본의 대미 무역흑자는 685억 달러입니다. 일본은 이를 어떻게 줄여나갈 계획인가요?
마키노) 일본은 LNG(액화천연가스) 수입 확대 그리고 방위 장비 공동 개발 등에서 여러가지 미국에 이익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기자) 이번에는 외교안보 분야에 대해 질문드리겠습니다. 일본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센카쿠 열도 등 원하는 답을 모두 얻었다고 볼 수 있나요?
마키노) 다 얻어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도 아무도 살지 않는 무인도, 센카쿠 열도에 대한 방위 리스크는 거의 없었다고 저는 듣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미 국방차관에 취임하신 엘브리지 콜비 씨는 원래 중국에 대한 안전보장 위협을 강하게 주장하시는 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만해협의 현상을 힘으로 변경한다는 것에 반대도 하고, 센카쿠 열도는 미-일 안보조약 제5조의 대상으로 한다고 하는 표현을 다시 확인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이시바 총리는 일본의 방위비를 트럼프 1기 때보다 2배로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되면 방위비가 국내총생산 (GDP)의 3%까지 증가할까요?
마키노) 일본 정부는 2022년 말에 결정했던 국가안전보장 전략 등 안전 보장 관련 3가지 문서로 2027년까지 방위비를 GDP 2%까지 인상한다고 약속한 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아직까지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았다고 이시바 총리도 수시로 확인한 바가 있습니다.
기자) 일본은 이렇게 늘어난 방위비를 주로 어떤 분야에 사용할 계획인지 궁금합니다.
마키노) 일단 2027년도까지 방위력 정비계획을 보면 장거리 타격 능력 강화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보유하고 있는 지대함, 지대공 미사일의 장사정화 등도 겨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타격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정찰위성 준비도 서두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인기, 드론도 추진하고 있는 것 같은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의 전략적인 가치가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아직도 모자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미국-일본-한국 3국 협력을 직접 표명했는데, 미한일 공조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시는지요?
마키노) 저는 그것은 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는 일대일 딜(Deal)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동맹이나 다국간 협력에는 관심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바이든 정권이 했던 일을 싫어하는 것 같습니다. 바이든 정권은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협력을 추진한 것을 큰 성과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 보고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기자) 미일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원칙적인 수준의 입장 표명일까요?
마키노) 네,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 표현을 다시 확인했다는 것이 이시바 총리의 말인데, 트럼프 대통령 머릿속에는 잘 들어 있지 않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20일에 북한에 대해 ‘뉴클리어 국가’(Nuclear power: 핵국가)라고 했습니다. 트럼프 정권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말씀하신대로 원칙적인 확인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이 현실적으로는 이런 입장을 계속 유지할 것 같지만, 사실상 북한 핵 보유를 묵인하면서 핵 폐기를 장기적인 목표로 바꿀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일본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여러 형태로 (북미 교섭의) 접근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어떤 뜻일까요?
마키노)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북한∙베네수엘라 특별임무대사로 리처드 그레넬 씨를 지명했습니다. 그레넬 특사는 이미 베네수엘라를 방문해 마두로 대통령과 회담한 바 있습니다. 당연히 그레넬 특사는 북한과 접촉도 시작할 것이라고 우리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일단 올 연말까지는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에 집중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협상이 본격화 되는 것은 2026년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트럼프 정권은 2026년 가을에 있을 중간선거까지 성과를 얻어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올 해 제3국에서 비밀 접촉이 있을 가능성도 많이 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기자) 그러면 트럼프 대통령하고 김정은 위원장하고 이미 친서를 주고받았을 가능성도 있습니까?
마키노) 일단 저는 그레넬 특사나 알렉스 웡 대통령 국가안보부보좌관이 북한과 비밀 접촉을 해서 그 사이에 그런 친서 교환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공동성명은 또 ‘일본은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을 위한 결의를 강조했으며 미국은 이를 강력 지지했다’ 이렇게 돼 있습니다. 이시바 총리가 곧 북한과의 접촉에 나설까요?
마키노) 일본은 현재 북한과 외교적으로 접촉할 수 있는 포인트(Point)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북한도 먼저 북미회담을 성공하기 위해, 거기에 집중 할 것 같습니다. 북미 협의가 성공하면, 미국이 북한 핵, 미사일을 부분적으로 묵인하면, 북한은 그 다음에 일본에 대해 미국 사이에서 문제는 해결됐다며 일본에게 납치 문제에서 크게 양보하라고 요구할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은 먼저 미국과의 협상에 집중하면서, 일본과 한국과의 협상은 패싱(Passing)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쯤 도쿄를 방문할까요?
마키노) 일본 정부는 올해 4월 13일부터 10월 13일까지 오사카에서 열리는 만국박람회(EXPO)를 맞아서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예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편 한국 경주에서는 10월 중순, 하순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가 열릴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10월을 맞아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과 한국을 잇따라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기자) 미일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정세가 어떻게 전개될지 전망해주시죠.
마키노)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최대 경쟁 상대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반도가 안전보장의 공백지대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한미군 축소나 대만해협 문제에 주한미군을 쓴다는 그럴 경우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일본과 한국이 더 협력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일본의 외교 전문가인 마키노 요시히로 히로시마 대학교 객원교수로부터 미-일 정상회담의 배경과 의미 그리고 북한을 비롯한 한반도 정세 전망 등을 들어 봤습니다. 인터뷰에 최원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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