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7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습니다. 미일 동맹 강화와 방위비 증액, 무역과 투자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재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미국을 방문했군요?
기자) 네. 이시바 일본 총리가 6일 미국에 도착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오전 백악관을 방문하는 이시바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오후 1시께 공동 기자회견에 나설 예정입니다.
진행자) 지난달 2기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후 두 번째로 맞는 외국 정상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후 제일 처음 백악관으로 초청한 외국 정상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였고요. 이시바 총리가 두 번째 외국 정상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4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그만큼 일본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미국은 전방위적으로 중국과 경쟁하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우호적이고 전통적인 맹방인 일본과의 관계를 먼저 다지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대목입니다.
진행자) 두 정상이 이번에 처음 만나는 겁니까?
기자) 네. 당초 이시바 총리는 지난해 11월, 당선인 신분이던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을 추진했던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페루에서 열렸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브라질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후 귀국하는 길에 미국 플로리다에 들려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겠다는 계획이었는데,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전임 아베 신조 총리 때와는 달랐군요?
기자) 네. 아베 전 총리는 지난 2016년 대선 직후 당선인 신분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을 뉴욕 트럼프타워로 찾아가 만났습니다.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이었고요. 이후 두 사람은 골프도 함께 치며 개인적 친분을 쌓았는데요. 정치 전문가들은 아베 전 총리의 이같은 행보가 미국과 일본의 동맹 관계 구축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이시바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발표하면서 일본을 좋아한다고 말하고 아베 전 총리와의 우정을 언급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어떤 의제가 다뤄질까요?
기자) 미국과 일본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미일 동맹 강화와 역내 안보, 방위비 증액, 무역과 투자, 미국산 무기 판매 등이 주요 의제로 오를 전망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의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인상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일본 정부는 2027년까지 GDP 대비 2%까지 올리겠다는 계획입니다.
진행자)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멕시코는 물론, 우방인 캐나다에도 강도 높은 관세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요. 이번 정상회담에서 관세 문제도 거론될까요?
기자) 그럴 가능성도 있습니다. 일본 매체들은 그러한 경우를 대비해 이시바 총리가 일본의 대미 투자 실적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또 액화천연가스(LNG) 등 미국산 제품 구입을 확대하겠다고 밝힐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편 ‘일본제철’이 인수하려고 하다 안보 문제를 이유로 조 바이든 정부에 의해 막혔던 ‘US스틸’ 문제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거론될 가능성도 있는데요. 하지만 이시바 총리가 껄끄러운 상황을 피해 제기하지 않을 거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정상회담이 이시바 총리 개인에게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요?
기자) 네, 집권 자민당이 든든하게 받쳐주던 아베 전 총리와는 달리 현재 이시바 총리는 불안정한 소수 정부를 이끌고 있습니다. 올여름에 열릴 참의원 선거에서 다수당 지위를 잃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데요. 이번 회담을 통해 유의미한 성과와 외교적 능력을 입증한다면 자국에서 정치적 입지를 강화할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어떤 성과를 기대하고 있을까요?
기자) 일본 정부 관리들은 미일동맹을 재확인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강력한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일본 내에서는 훨씬 더 소극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2기 정부는 출범 3주도 채 안 돼 동맹국과 파트너들에도 압박을 가하고 있는데요. 이시바 총리가 미국의 새로운 공격 대상이 되지 않고, 회담을 마치기만을 바라는 목소리도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래서 회담 시점을 놓고 부정적인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상황이 너무 불안정하기 때문에 일본 내 일각에서는 이시바 총리가 굳이 지금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시야에서 벗어나 있는 게 낫다는 주장인데요. 하지만 또 일각에서는 이시바 총리가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트럼프 대통령과 개인적인 친분을 맺는 게 나을 거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시바 총리는 아베 전 총리와는 성향이 좀 다르다고요.
기자) 네. 이시바 총리는 다정다감하거나 카리스마가 강한 성격이 아닌데요. 그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과 개인적인 유대감을 형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필립 터너 전 주한 뉴질랜드 대사는 VOA에, 트럼프 대통령은 요점만 간단히, 그리고 단호한 의사소통을 선호한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이시바 총리는 그런 스타일이 아니라면서 “만일 아첨이 해결책이라면 이시바는 아마 잘 못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6일, ICC를 제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에서 ICC가 “미국과 우리의 가까운 동맹인 이스라엘을 표적으로 삼아 불법적이고 근거 없는 행위”를 해왔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전 국방장관 등에 대해 ‘근거 없는 체포영장’을 발부함으로써 권력을 남용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ICC는 왜 네타냐후 총리와 갈란트 전 국방장관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한 거죠?
기자) 가자 전쟁과 관련이 있습니다. 지난 2023년 10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1천200여 명이 사망하고 250명이 인질로 잡혀갔는데요. 이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대대적인 군사적 대응을 단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인 수만 명이 사망하고 인도적 위기에 처하자 카림 칸 ICC 검사장은 지난해 5월 재판부에 전쟁 범죄와 반인륜적 범죄 등을 사유로 네타냐후 총리, 갈란트 전 국방장관 등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를 요청했고요. 법원이 11월 체포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진행자) ICC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황인데,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을 방문했군요?
기자) 미국이나 이스라엘 모두 ICC 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에 ICC 관할권이 미치지 않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행정명령은 네타냐후 총리가 워싱턴을 방문하고 있는 중에 나왔는데요. 네타냐후 총리는 6일 미 의사당에서 미국 의원들을 만났습니다.
진행자) 그럼 앞으로 ICC에는 어떤 제재가 부과됩니까?
기자) 행정명령에는 미국이 ICC의 ‘불법 행위’ 책임자들에게 ‘실질적이고 중대한 결과’를 부과할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는데요. 조치에는 ICC 관련자들의 미국 내 자산 접근과 재산 거래 차단, 직원과 그 가족의 미국 입국 금지 등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도 전임 ICC 검사장에게 제재를 부과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20년, ICC는 미국 등 당사국들의 아프가니스탄 전쟁범죄 혐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파투 벤수다 검사장에게 제재를 가했습니다. 하지만 후임인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제재를 해제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왜 ICC에 가입하지 않은 건가요?
기자) 미국도 2000년 빌 클린턴 정부 시절에 ICC 설립의 근거가 되는, 이른바 ‘로마조약’에 서명했는데요. 하지만 클린턴 대통령은 당시 조약을 비준하도록 상원에 회부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2002년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사실상 서명을 철회했는데요. 미국 의회는 해외에서 많은 군사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미국이 자국민을 ICC에 인도하는 데 회의적인 입장을 취해왔습니다.
진행자) ICC가 설립된 배경을 좀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국제 사회에서는 전쟁이나 내전 중 자행되는 고문, 성폭행 등 범죄행위, 집단학살,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른 자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있었습니다. 특히 용의자가 속한 나라가 이들을 처벌할 의지나 힘이 없을 때 국제 사회가 공인하는 상설 법정에서 국제법에 따라 재판을 받게 해야 한다는 요구였는데요. 그렇게 해서 태동한 게 ICC입니다. ICC는 2003년 네덜란드 헤이그에 상설기관으로 설립됐고요. 현재 ICC 당사국은 총 125개국입니다. 참고로 러시아, 중국, 북한도 회원국이 아닙니다.
진행자) ICC는 트럼프 대통령 행정명령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ICC는 7일 성명을 발표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조처는 ‘ICC의 독립성과 공정한 사법 업무를 해치는 시도’라고 비판했습니다. ICC는 또 성명에서 “우리는 125개 당사국, 시민 사회와 전 세계 모든 국가에 정의와 기본 인권을 위해 단결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미국에 넘길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6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하마스와의 전쟁이 끝나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미국에 넘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스라엘이 그 땅을 미국에 넘겨주면 “미국의 군인은 (가자지구에) 필요 없게 될 것이다! 지역을 위한 안정이 지배할 것이다!!!”라고 적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백악관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 주민들을 이웃 주변국들로 이주시키고, 미국이 가자지구를 인수하고 소유할 것이라고 말해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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