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4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25%의 전면 관세를 한 달간 유예하기로 합의했다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밝혔습니다. 파나마를 방문한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이 파나마 운하와 관련해 중국의 영향력을 줄이지 않으면 미국의 조처가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일론 머스크 미국 정부효율부(DOGE) 수장이 미국 정부의 대외 원조 기관인 미국국제개발처(USAID)를 폐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과도정부 대통령이 첫 해외 순방지로 사우디아라비아를 찾아 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회담했는데요. 이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4일부터 높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는데요. 두 나라에 대한 관세 부과를 일단 연기했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3일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부과 시행을 한 달간 유예하기로 했습니다. 시행 예고일 하루 전에 전격적으로 나온 결정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3일)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쥐스팽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통화한 뒤, 관세 부과 조치를 한 달간 유예하기로 각각 합의했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막판 합의가 이뤄진 겁니까?
기자) 네, 멕시코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셰인바움 대통령이 관세 부과를 연기하는 조건으로 미국-멕시코 국경 지역에 1만 명의 군인을 즉각 배치하기로 동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두 정상은 이날(3일) 통화에서 멕시코는 미국으로의 마약 밀매를 막기 위해 더 큰 노력을 기울일 것이고, 미국은 멕시코로 총기가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데 동의했는데요. 셰인바움 대통령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해당 내용을 확인했습니다. 양국은 앞으로 한 달간 무역과 보안 문제 등을 놓고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캐나다는 어떻게 된 겁니까?
기자) 트뤼도 총리는 3일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좋은 통화를 했다”며, 두 나라가 협력하는 동안 관세 시행이 “최소한 30일간 보류된다”고 밝혔습니다. 또 새 헬기와 첨단 기술, 인력을 투입하는 13억 달러 규모의 국경 강화 계획을 시행하고, 미국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증대하며, 펜타닐 유입을 막기 위해 자원도 늘리겠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곧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리고 이를 확인했는데요. 캐나다와 최종 경제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 보는 동안 관세 시행이 30일 동안 유예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부터 이들 나라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해 왔죠?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이어졌습니다. 이들 나라는 미국의 3대 무역 상대국 안에 드는데요. 미국의 관세 부과로 이들 나라에서 들여오는 상품 가격이 오르면 당장 미국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전가된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또 이들 나라가 보복 조처로 맞설 경우 궁극적으로 미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의 소리가 쏟아졌는데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서명하자,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무역전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비판의 목소리에 트럼프 대통령이 반응을 보였었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월스트리트저널을 직접 겨냥해, 무역과 범죄, 미국으로 자유롭게 유입되는 독성 마약과 관련해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 그리고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운 많은 나라들을 정당화하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시대는 끝났다”면서 미국은 더 이상 ‘어리석은 나라’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또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어라, 그러면 관세가 없다!”는 말을 영어 대문자로 강조해 적었습니다. 이어 미국이 “다른 나라에 보조금을 지급하며 수조 달러의 손해를 봐야 하느냐”면서, 예를 들어 다른 나라는 왜 미국 시민이 약물과 의약품에 지불하는 비용의 일부만 지불해야 하느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미국의 황금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관세 인상으로 미국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로 인해 미국 소비자들이 더 높은 가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통이 있을까? 그렇다. 그럴 수도 있다. (그리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며 이 모든 것은 지불할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고통이 따를지라도 감내할 가치가 있다는 건데, 트럼프 대통령은 왜 이를 강행하려 한 건가요?
기자) 불법 이주민, 불법 마약 유입 문제와 더불어 이들 나라에 대한 막대한 무역 적자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멕시코, 캐나다, 중국, 그리고 거의 모든 나라와의 교역에서 막대한 적자를 보고 있다면서 36조 달러의 부채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의 미국 편입을 계속 주장하고 있죠?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2일에도 캐나다에 관한 게시글을 따로 올리고, 캐나다의 미국 편입을 거듭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캐나다에 수천억 달러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면서 그럴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엄청난 보조금이 없다면 캐나다는 생존 가능한 국가로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가혹하지만, 이는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미국의 51번째 주가 돼야 한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 국민을 위해 훨씬 더 낮은 세금과 훨씬 좋은 군사적 보호, 그리고 관세도 없을 것이라면서 캐나다가 “우리의 소중한 51번째 주가 돼야 한다”고 되풀이했습니다. 한편, 미국 인구조사국 발표에 따르면 미국은 작년에 캐나다와의 교역에서 550억 달러 적자를 냈습니다.
진행자) 일단 한 달간 유예하는 쪽으로 합의가 이뤄지긴 했는데요. 해당국들이 상당히 거센 반응을 보였었죠?
기자) 네. 캐나다는 즉각 보복 관세를 경고했었습니다.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미화로 1천6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관세 부과 조처는 두 차례로 나눠 진행된다고 했는데요. 일부 품목은 4일 바로 25% 관세가 적용되고요. 2차 관세는 3주 후에 부과한다는 계획이었습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에 대한 관세를 더 올릴 수도 있다고 강경한 자세를 보이기도 했죠.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얘기를 했는지 직접 들어보시죠.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Well, it could happen. If they do anything, we will. Canada’s been very abusive of the United States for many years.”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공군기지에서 기자들에게 “그들이 무언가를 한다면 우리도 할 것”이라면서 캐나다는 수년 동안 미국을 매우 부당하게 대해 왔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3일 캐나다와 멕시코 정상과 대화할 것이라면서, 엄청나게 극적인 것을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는데요. 결국, 한시적이기는 하지만, 막판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진행자) 멕시코 정부 역시 강한 반응을 보였었죠.
기자)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경제부 장관에게 멕시코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관세 및 비관세 조치를 포함해 대안(플랜 B)을 시행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멕시코 정부가 구체적으로 어떤 미국 상품을 대상으로 삼을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었습니다. 참고로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지난 2023년 멕시코에 대한 미국 수출은 3천220억 달러가 넘었고요. 미국은 4천750억 달러 규모 제품을 멕시코에서 들여왔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어떻습니까?
기자) 중국은 이미 고율 관세로 미국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여기에 10% 추가 관세가 부과되자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상무부는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조처는 국제 무역 규칙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라고 반발하면서, 미국에 솔직한 대화에 참여하고 협력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한편 2023년 미국의 대중국 무역 적자는 2천790억 달러로, 이는 모든 교역 상대국 가운데 가장 큰 규모입니다.
진행자) 멕시코와 캐나다의 경우, 발등의 불은 끝 상태라고 하겠습니다만, 이러한 관세 조처가 이들 세 나라에 국한하지 않을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건 관세 전쟁의 신호탄이고요.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관세 조처의 영역을 더 넓힐 수도 있다고 시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 직접 들어보시죠.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But it will definitely happen with the European Union. I can tell you that because they've really taken advantage of us. And, you know, we have over a $300 billion deficit.”
기자) 유럽연합(EU)에 대해서도 반드시 시행하겠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가 미국을 정말 이용해 왔다면서, 미국은 EU와의 교역에서 3천억 달러가 넘는 적자를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EU에서 탈퇴한 영국에 대해서는 일단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계속해서 미국 소식입니다.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파나마를 방문했군요?
기자) 네.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취임 후 첫 해외 방문국으로 파나마를 찾았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2일 파나마 수도 파나마시티를 방문해 호세 라울 물리노 대통령, 하비에르 마르티네스-아차 외무장관 등 파나마 고위 지도자들을 만났습니다.
진행자) 루비오 장관이 첫 해외 방문국으로 파나마를 선택한 중요한 이유가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중국의 영향력을 이유로, 파나마 운하 반환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파나마 정부에 미국 정부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한 행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에도 파나마 운하를 중국으로부터 다시 찾을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으면 매우 강력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루비오 장관이 파나마 지도자들을 만나 무슨 이야기를 했나요?
기자) 네.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대로 파나마 운하 지역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즉시 줄이지 않으면 미국으로부터 잠재적인 보복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2일 성명을 통해 루비오 장관은 “즉각적인 변화가 없다면, 미국은 조약에 따른 권리를 보호하는 데 필요한 조처를 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파나마 운하는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매우 중요한 수로죠?
기자) 맞습니다. 20세기 초 미국이 건설한 82km 길이 운하인데요. 아시아에서 자동차와 상품을 수입하거나 액화천연가스(LNG) 등 원자재를 수출하는 데 매우 중요한 바닷길입니다. 1977년까지 미국이 통제권을 갖고 있다가 이후에는 미국과 파나마가 함께 관리했고요. 1999년 파나마로 통제권을 완전히 넘겼습니다.
진행자) 국무부 성명에서 언급된 조약이라는 게 뭔가요?
기자) 1977년 미국이 파나마에 운하를 넘기기로 하면서 체결한 ‘파나마 운하의 영구적 중립성과 운영에 관한 조약’입니다. 이 조약은 파나마 운하가 중립적으로 운영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취임식 연설에서도 중국이 현재 파나마 운하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파나마 운하를 중국에 주지 않았다. 우리는 파나마에 주었으며 그것을 되찾을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현재 파나마 운하 중 항구 2개는 홍콩에 기반을 둔 중국 업체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루비오 장관이 파나마 운하도 직접 방문했다고요?
기자) 네. 이날(2일) 저녁, 파나마 운하를 관리하는 리카우르테 바스케스 운하청장과 함께 운하를 둘러봤습니다. 바스케스 청장은 파나마 운하는 파나마 소유로 계속 있을 것이며 모든 나라에 개방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에 앞서 파나마시티에서는 루비오 장관의 방문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는데요. 시위대는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마르코 루비오는 파나마에서 떠나라” 등의 구호를 외쳤습니다. 일부 시위대는 트럼프 대통령과 루비오 장관의 사진이 있는 현수막을 불태우는 등 격렬하게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파나마 대통령은 루비오 장관과 회담한 후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물리노 대통령은 파나마 운하는 파나마의 것이며 국가 주권 사항으로 논의 대상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물리노 대통령은 루비오 장관과 회담 후 기자들에게, 루비오 장관이 운하 탈환이나 무력행사에 대해 실질적인 위협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루비오 장관과의 회담이 존중하는 분위기 속에 긍정적이었다면서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 정부는 파나마 운하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지적하고 있는 것 아닌가요?
기자) 네. 하지만 파나마 정부는 파나마 운하 운영권을 중국에 양도할 계획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해 왔습니다. 물리노 대통령은 또 이날(2일) 기자들에게, 파나마는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이 만료되면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파나마는 지난 2017년 타이완과의 외교 관계를 단절하고 중국과 수교하면서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했습니다.
진행자) 중국과의 협력을 축소해서 미국의 우려를 해소하겠다는 의지로 읽히는 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물리노 대통령은 또 루비오 장관의 방문을 통해 미국과 새로운 관계가 열릴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그러면서 파나마에 대한 미국의 투자를 가능한 늘리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루비오 장관이 파나마 방문을 마치고 다른 나라도 방문하나요?
기자) 네. 엘살바도르,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도미니카공화국도 이번 루비오 장관의 첫 해외 순방국 명단에 올라 있는데요. 루비오 장관은 3일 두 번째 방문국인 엘살바도르에 도착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계속해서 미국 국내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 정부의 대외 원조 기관인 미국국제개발처(USAID)가 폐쇄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말이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효율부(DOGE) 수장인 일론 머스크 씨가 USAID를 폐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기자동차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이기도 한 머스크 씨는 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X에 “USAID는 범죄 조직”이라며 “이제 죽어야 할 시간”이라고 밝혔습니다. 게시글에는 USAID의 고위 관리 2명이 DOGE의 시스템에 자료를 넘기는 것을 거부했다가 정직 처분을 당한 내용이 담긴 글이 공유돼 있습니다.
진행자) 머스크 씨가 직접 USAID 폐쇄를 언급한 것이 한 번으로 끝난 게 아니라고요?
기자) 네, 3일 아침에 머스크 씨는 소셜미디어 X에서 공화당 소속 조니 언스트 상원의원, 마이크 리 상원의원 등과 라이브 대담을 했는데요. 이 자리에서도 USAID를 폐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발언이 나왔습니다. 머스크 씨는 USAID는 벌레가 들어가 있는 사과가 아니라 “벌레 뭉치(ball of worms)”라고 비유하면서, USAID를 “수리 불능 상태”라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USAID 폐쇄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확인한 내용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머스크 씨는 대담에서 트럼프 대통령도 USAID를 폐쇄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직접 관련 발언을 하기도 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2일 기자들에게 USAID에 대해 “일부 급진적인 미치광이들이 운영해 왔다”며 “우리는 그들을 쫓아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머스크 씨에 대한 지지를 확인하며, “그가 아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머스크 씨와 트럼프 대통령이 왜 USAID를 폐쇄하려고 하는 겁니까?
기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부합하는지 검토하기 위해, 3개월 동안 거의 모든 대외 원조를 중단할 것을 명령한 바 있습니다. 미국은 2023 회계연도에 대외 원조로 약 700억 달러를 지출했는데요. 대부분USAID를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 씨는 이런 지원이 미국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낭비적인 지출이라고 보는 겁니다.
진행자) USAID가 어떤 기관인가요?
기자) USAID는 1961년 존 F. 케네디 당시 대통령이 ‘외국원조법’을 시행하기 위해 행정명령에 서명함으로써 탄생한 미국 정부의 독립 부처입니다. USAID의 가장 큰 지원 부분은 보건 프로그램인데요. 깨끗한 식수 확보, 에이즈 치료 등을 지원합니다. USAID의 직원 수는 1만여 명에 달하고요. 지난 2023년 회계연도 예산은 약 430억 달러였는데요. 약 130개국의 재난 구호와 경제 개발을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많은 자금을 지원받은 나라는 우크라이나, 에티오피아, 요르단, 콩고 민주 공화국이었습니다.
진행자) 이런 활동을 했던 기관이 폐쇄 수순을 밟는다면 많은 나라가 영향을 받을 수 있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구호단체와 인권 단체들은 이 조치가 전 세계 수많은 생명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또 일각에서는 USAID를 비롯한 해외 원조는 미국 연방정부 전체 예산의 1% 미만을 차지한다고 지적합니다. 하지만, USAID 웹사이트는 지난 1일부터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이고요. USAID 직원들은 3일 워싱턴 본부에 출근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일부 매체는 트럼프 행정부가 USAID를 축소해 국무부에 완전히 합병시킬 계획이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트럼프 행정부가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대한 지원도 중단한다는 발표도 있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남아공은 토지를 몰수하고 이 과정에서 특정 계층을 매우 나쁘게 대우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당국이 관련 조사를 마칠 때까지 “미국 정부는 남아공에 대한 모든 자금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머스크 씨도 소셜미디어 X에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이 인종차별적인 소유법을 유지하고 있으며 백인이 피해자라고 지적했는데요. 이에 대해 라마포사 대통령은 3일 “남아공 정부는 토지를 몰수한 적이 없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을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은 중동으로 갑니다. 시리아 과도정부 대통령이 해외 순방에 나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과도정부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지는 사우디아라비아였습니다. 알샤라 대통령은 아사드 하산 알시바니 외무장관과 함께 사우디 측이 제공한 전용기를 통해 2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도착했고요. 이후 사우디의 실권을 쥐고 있는 모하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회담했습니다.
진행자) 두 사람의 회담에서 어떤 내용이 오갔는지 공개됐습니까?
기자) 사우디 국영 SPA 통신은 양국 정상이 “시리아의 안보와 안정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전했고요. 시리아 국영 SANA 통신은 양국이 “인도주의와 경제 분야 등 모든 분야에서 소통과 협력 수준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한 알샤라 대통령의 발언을 전했습니다. 시리아는 오랜 내전으로 큰 피해를 보았는데요. 내전으로 파괴된 국가를 재건하고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부유한 걸프 국가들의 자금 지원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알샤라 대통령이 취임한 게 지난 달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알샤라 대통령이 이끈 반군단체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은 시리아 정부군에 대한 공세를 통해 지난해 12월 8일 바샤르 알아사드 전 대통령의 독재정권을 몰아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후 알샤라 대통령은 아랍과 서방국들과의 관계 강화를 위해 노력해 왔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알샤라 대통령이 첫 해외 순방지로 사우디를 선택한 것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기자) 알사랴 대통령이 왜 사우디를 제일 먼저 방문했을까요?
기자) 이는 시리아가 이란과 거리를 두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임 알아사드 정부는 이란의 지원을 받았는데, 이란은 중동에서 사우디의 종교, 안보, 외교적 경쟁국입니다. 하지만 알아사드 정권이 무너지면서 시리아가 이제 이란의 영향에서 벗어나려 한다는 겁니다. HTS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카에다의 연계 조직으로 출범했지만, 2016년 알카에다와 결별했다고 주장하고 있고요. 알샤라 대통령은 아랍과 서방 지도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사우디는 시리아에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사우디는 시리아 내전 과정에서 알아사드 정권을 축출하려는 수니파 반군 단체에 자금을 지원한 아랍 국가 중 하나입니다. 또 살만 사우디 국왕과 빈살만 왕세자는 알샤라 대통령의 공식 취임을 가장 먼저 축하한 외국 정상들이기도 합니다. 취임 전인 지난해 12월 알샤라 대통령은 사우디 채널 알아라비야와의 인터뷰에서 사우디 왕국이 “시리아의 미래에 확실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자신이 사우디에서 태어나 7년을 살았다는 개인사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양국 지도자의 이번 만남은 매우 전략적인 결정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기자) 맞습니다. AFP 통신은 시리아의 안정화로부터 직접적인 이익을 얻는 나라는 중동 최대 경제국인 사우디가 될 것이라고 전했는데요. 사우디와 이란은 지난 2023년, 외교 관계를 회복했지만, 시리아 내전 등 여러 지정학적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한편, 시리아의 과도 정부는 알아사드 정권은 몰아냈지만, 여전히 시리아 내 다른 무장 세력의 도전에 직면해 있는데요. 지난 주말에도 시리아 알레포에서 차량폭탄 테러가 발생해 민간인 4명이 사망하고 9명이 다쳤다고 국영 SANA 통신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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