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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파견 북한 군 다수 사상 발생에 추가 파병 임박 가능성…한국 합참의장 “북한 전 세계 위협 부상”


2025년 1월 11일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에서 우크라이나 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러시아 군에 파병된 북한군 2명을 포로로 잡는 모습이라면서 영상을 공개했다.
2025년 1월 11일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에서 우크라이나 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러시아 군에 파병된 북한군 2명을 포로로 잡는 모습이라면서 영상을 공개했다.

러시아에 파견돼 상당수 사상자가 발생한 북한 군이 쿠르스크 전선에서 최근 일시 퇴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추가 파병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명수 한국 합동참모의장은 북한이 전 세계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의 김환용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러 파견 북한 군 다수 사상 발생에 추가 파병 임박 가능성…한국 합참의장 “북한 전 세계 위협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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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한국 정보 당국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 군이 전투 현장에서 모습을 감췄다고 밝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군과 관련해 “1월 중순부터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파병된 북한 군이 전투에 참여하는 동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4일 밝혔습니다.

국정원은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병사들이 약 2주 전부터 전선에서 모습을 감췄다는 지난달 30일 ‘뉴욕타임스’(NYT) 보도 내용을 확인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국정원은 북한 군의 전투 동향이 사라진 이유에 대해선 “사상자 다수 발생이 이유의 하나일 것으로 보이나 정확한 사항은 계속 파악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전문가들은 북한 군의 이런 동향을 어떻게 분석하고 있나요?

1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생포한 북한군의 모습이라며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출처: X@ZelenskyyUa)
1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생포한 북한군의 모습이라며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출처: X@ZelenskyyUa)

기자) 한국 국방부 산하 국방연구원 두진호 박사는 북한 군이 러우 전쟁 격전지인 쿠르스크 전선에서 다수 사상자가 발생한 탓에 정상적인 부대 운용이 힘들어졌을 것이라며, 전투력을 회복하기 위해 부대 임무를 조정해 후방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국정원은 지난달 13일 국회 정보위원회가 개최한 비공개 간담회에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 군 가운데 사상자가 3천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보고한 바 있습니다.

이는 북한이 지난해 11월 러시아에 파병한 약 1만1천명 규모의 병력 중 30% 가까이 되는 수치입니다.

두 박사는 북한 군의 부대 재편성 과정에서 추가 병력 파견도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두진호 박사] “북한 군이 작년 11월 2일부터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교전을 시작한 지 3, 4개월이 지났고 인명 피해도 적지 않게 발생했기 대문에 부대 교대가 필요한 것입니다. 3천 명 만큼의 인명 피해가 생겼기 때문에 최소한 그 이상의 병력을 추가 투입해서 전투력을 복원해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진행자) 김 기자, 북한이 추가 파병을 할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는 뭔가요?

2025년 1월 11일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에서 우크라이나 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러시아 군에 파병된 북한군 2명을 포로로 잡아 이송하는 모습이라며 영상을 공개했다.
2025년 1월 11일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에서 우크라이나 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러시아 군에 파병된 북한군 2명을 포로로 잡아 이송하는 모습이라며 영상을 공개했다.

기자) 대다수 전문가들이 북한의 추가 파병을 점치고 있는데요, 이유는 전쟁 당사자인 러시아는 물론 북한도 쿠르스크 전투 승패에 중대한 국익을 걸고 있기 때문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아산정책연구원 양욱 박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입장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종전 협상 압박 속에서 쿠르스크 수복 여부가 러우 전쟁 전체의 승패를 가를 만큼 중요하고 긴박한 사안이 됐다며 북한의 추가 파병이 곧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양욱 박사] “쿠르스크 전선을 이겨야 러시아가 비로소 휴전 혹은 종전 협상에 들어갈 수 있다라는 점을 볼 때 이번에 더욱 더 많은 병력을 투입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선 쿠르스크 전투 참여가 이렇다 할 성과 없이 큰 인명 피해를 낳고 있는 상황에서 발을 뺄 경우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좌절에 이은 또 하나의 커다란 전략적 실패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024년 6월 19일 북한을 방문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포괄적 전략동반자 협정에 서명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4년 6월 19일 북한을 방문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포괄적 전략동반자 협정에 서명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북한이 파병의 대가로 기대하고 있는 러시아와의 군사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과 지원을 받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장 박사는 이 때문에 북한이 러시아가 승전 선언을 하고 싶어하는 5월 전승절까지 추가 파병 등 최대한의 군사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한국 군 수뇌가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경고하는 목소리를 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김명수 합참의장은 5일 화상으로 진행된 제8회 인도태평양 안보포럼에 참가해 역내 군 고위급 인사들과 안보환경 변화와 주요 관심사항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2025년 2월 5일 한국 합동참모본부에서 김명수 한국 합참의장이 화상으로 진행된 '제8회 인도태평양 안보포럼'에 참가하고 있다. (사진출처: 한국 합동참모본부 홈페이지)
2025년 2월 5일 한국 합동참모본부에서 김명수 한국 합참의장이 화상으로 진행된 '제8회 인도태평양 안보포럼'에 참가하고 있다. (사진출처: 한국 합동참모본부 홈페이지)

미 인태사령관 주관으로 실시된 이번 안보포럼에는 미국과 한국, 일본, 호주 등 26개국 군 수뇌부들이 참가했습니다.

김 의장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 파병과 핵과 대량살상무기(WMD) 기술 고도화 등 북한의 위협이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적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규칙기반의 국제질서 유지를 위해 인태 지역의 안보협력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김 기자, 한국 인권단체들이 북한의 러시아 파병 문제를 국제무대에서 인권 문제로 다루려는 움직임도 있다고요? 어떤 얘기인가요?

기자)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등 한국 인권단체들은 4일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 대표 겸 유럽집행위원회 부위원장에게 북한 군 파병 문제 등을 북한인권 결의안에 반영해 달라는 서한을 보냈습니다.

오는 2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제58차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하는 결의안 일부 내용을 수정해줄 것을 요청한 겁니다.

인권단체들은 결의안을 통해 러시아의 침략전쟁에 살상무기 지원과 직접적 군사 지원을 제공하는 북한을 규탄하고, 북한이 러시아 침략의 공범이 되는 것을 즉각 멈추고 국제 인도법과 인권법 위반 사항들을 중단할 것을 촉구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전환기정의워킹그룹 신희석 법률분석관입니다.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의 신희석 법률 분석관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의 신희석 법률 분석관

[녹취: 신희석 분석관] “북한의 인권 침해가 이게 어떻게 보면 북한 내 국한된 문제로 사람들이 인식했는데 북한 내 그런 문제가 이제 글로벌한, 유럽까지 인권 상황에 악영향을 미친다, 그런 걸 지적하고 싶은 그런 데 방점이 있습니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 문제가 장기화하는 과정에서 북한 당국의 주민들에 대한 정보 통제 등 북한 내 인권 침해가 한층 심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장용석 박사는 최근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지방 간부 비위 행위를 공개 질타하고 나선 게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장용석 박사] “북한 내부도 사실은 정보 유통이 상당히 빠른 측면이 있기 때문에 시간적인 면으로 보더라도 작년 하반기부터 파병이 이뤄졌다고 하면 충분히 파병 소식들이 북한 내부에도 상당히 유포될 가능성이 있는 거니까 그런 의미에서 내부에 대한 통제를 당연히 강화해야 되겠죠.”

북한은 앞서 지난달 27일 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비서국 확대회의를 열고 남포시 온천군에서 벌어진 간부들의 집단 음주 접대와 자강도 우시군 농업감찰기관의 주민 재산 침해 행위를 질타하고 엄정 처리를 선포했습니다.

이후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5일자 사설을 통해 ‘칼날 기강’을 강조하는 등 내부 통제의 고삐를 한층 조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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