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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톡] “트럼프, 미중 경쟁 속 한국을 ‘자산’으로 평가∙∙∙중국 의존엔 대가 따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9년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 회담을 시작하기 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9년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 회담을 시작하기 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심화하는 미중 경쟁 속에서 한국을 전략적 자산으로 간주할 것이며, 한국이 중국의 위협에 맞서 더 큰 역할을 하길 기대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또 한국의 과도한 중국 경제 의존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사드 보복 사례를 거론하며, 한국이 중국의 실체를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향후 미한 관계는 한국이 동맹, 대북, 대중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1일 VOA ‘워싱턴 톡’에 출연한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과 시드니 사일러 전 북한 담당 국가정보 분석관의 대담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미중 경쟁이 트럼프 2기 정부에서 더 격화될 것으로 보십니까?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압박 정책에서 핵심 요소는 무엇이고, 어느 정도까지 강하게 추진될까요?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 중국이 트럼프 행정부 외교 정책의 주요 목표나 초점이 될 겁니다. 초기엔 러시아, 우크라이나, 중동 같은 분쟁 지역이 전면에 등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행정부의 우선순위는 중국이 될 겁니다. 그리고 실제로 현재 워싱턴의 모든 사람들은 대중 강경파입니다. 그건 단지 정도의 문제이거나 중국을 어떤 사안에서 가장 강하게 압박할 것이냐의문제일 뿐입니다. 이는 정당을 초월한 분위기죠. 그래서 일단 트럼프 행정부가 제대로 자리를 잡고 초점을 국내 문제나 이민 정책에서 외교 정책으로 옮기게 되면, 중국이 큰 현안으로 떠오를 겁니다. 루비오 국무장관과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이미 중국 문제를 언급했습니다. 아직 구체적 정책은 알 수 없지만, 전반적으로 주변국에 강압적이고 위협적인 중국의 행태에 대응하는 조치가 있을 겁니다. 또한 중국의 약탈적인 사업 관행에 맞서 관세 위협이 있을 겁니다. 아마 미국 내 중국 유학생이나 군사 기지 인근 중국의 토지 매입과 같은 국내 문제도 있을 겁니다. 따라서 대중 정책은 매우 포괄적이고 강력할 겁니다.

진행자) 미중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한동맹이 재정립될까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의 관계와 유사할까요?

시드니 사일러 전 분석관) 분명히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와는 차이가 있을 겁니다. 4년이 지났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 한반도 문제, 그리고 더 넓은 아시아 문제를 다루면서 경험을 축적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이 말했듯이 미중 경쟁은 역내에서 새로운 역학관계를 만들어 낼 겁니다. 한국은 같은 생각을 가진 동맹이죠. 국가 안보, 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파트너이고요. 당연히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역내에서 자신의 더 광범위한 정책 목표를 추진하는 자산으로 여길 겁니다.

진행자) 한국 일각에선 미중 경쟁 격화 속에서 한국이 중국과의 전략적 대화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요. 서로 오해하지 않고, 한국에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이후 발생한 중국의 보복이 반복되지 않도록 말이죠. 만약 한국이 중국과 그런 전략적 소통을 더욱 강화한다면 트럼프 행정부의 오해나 반감을 살 위험은 없을까요?

사일러 분석관) 절대 그럴 리 없습니다. 미국의 이 지역 정책과 관련한 잘못된 통념 중 하나는 대통령이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이 문제를 ‘제로섬 게임’처럼 바라본다는 생각입니다. 즉, 한국이 중국에 관심을 가지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미한 관계가 악화된다는 인식이죠. 오히려 우리는 이 지역 파트너로서 한국이 중국과 소통하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중국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우리의 입장을 듣게 되죠. 중국의 안보, 군사적 공격성, 경제적 강압에 대한 우리의 우려를 말입니다. 따라서 한국이 중국과 관계를 발전시켜 이를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건 전혀 잘못된 일이 아닙니다. 중국이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말입니다. 즉, 중국 문제에서 미국의 파트너가 된다는 건 미국만 중국과 대화하고 한국은 중국과 대화하지 못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그건 외교 역학관계에 대한 오해입니다.

진행자) 만약 한국이 국방 문제는 미국과 협력하되, 경제는 중국과 협력하며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 하면서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한다면 미국이 한국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요?

사일러 전 분석관) 압박이라기보다는 한국이 중국의 실체와 행동을 직시하길 촉구하는 거죠. 우리는 한국이 중국에 경제적으로 크게 의존한다는 걸 모르지 않아요. 한국의 무역 파트너이자 제조업과 무역 상품의 다양한 원자재 공급처로서 말입니다.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건 이런 의존은 위험을 동반한다는 겁니다. 중국에 대한 이런 의존엔 대가가 따릅니다. 사드 사태가 그 좋은 예입니다. 사드 사태는 미국이 자국 방어용 핵심 무기 체계를 한국에 강요해서 생긴 잘못이 아닙니다. 또 한국이 중국의 반대에도 이를 배치해서 생긴 잘못도 아니고요. 중국의 행동은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한국은 미국과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들과 협력해 경제 안보 분야에서 중국의 이 같은 경제적 강압을 차단함으로써 큰 이익을 볼 겁니다.

진행자) 밴스 부통령은 이번 주에 트럼프 행정부는 해외 주둔 병력 활용을 아낄 것이라고 했는데요. 이런 견해가 주한미군의 규모나 역할 변화로 이어질까요?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견제 전략 속에서 주한미군은 역할 조정의 대상일까요, 아니면 오히려 강화해야 할 대상일까요?

클링너 선임연구원) 모든 행정부는 출범할 때마다 인도 태평양 전략을 검토하고, 해외 미군 주둔지에 대한 글로벌 태세 검토를 실시합니다. 따라서 그건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현재 행정부는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구체적인 정책 발표도 없었기 때문에 내각 지명자들의 말 몇 마디를 해석하거나 과해석하는 상황에 의존하고 있어요. 밴스 부통령은 우리의 아들딸들이 미국에 매우 귀중한 자원이란 걸 지적한 겁니다. 제 아들도 해병대에 있지만 말이죠. 그들을 불필요하게 낭비하고 싶지 않다는 뜻입니다. 미국의 전략적 이익 때문이 아니라면 그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다는 뜻이고요. 우리는 그들을 적절한 지역에 배치하기를 원합니다. 주한미군은 2만 8천500명에 불과합니다. 그들은 타이완 유사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지 않겠지만, 미국 공약의 상징이자 북한 위협에 대응하는 역량을 보여주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주한미군은 또 북한이나 타이완 유사시 추가 배치 병력의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주한미군이든 역내 다른 미군이든 미국은 한국과 역내 동맹 및 파트너들이 점증하는 중국 위협에 맞서 더 큰 역할을 하기를 기대할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1기 행정부 국방장관실에 근무했던 전직 관리는 워싱턴 톡에 출연해 당시 주한미군 감축 방안이 실제로 마련됐고 다만 실행되지 않은 이유는 임기 종료로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으로서 한국의 역할과 역량, 주한미군의 유용성을 회의적으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런 인식이 두 번째 임기에도 계속될 거라고 보세요?

사일러 전 분석관) 그건 가늠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는 데 가치를 둘까요? 아직은 먼 얘기입니다. 하지만 지금 그가 한반도의 비핵화와 긴장 완화, 미한동맹의 가치를 언급한다는 사실은 긍정적 신호로 보입니다. 앞으로 쉽지 않은 길이 될 겁니다. 기존의 가정들에 의문이 제기되겠지만, 괜찮습니다. 만약 미군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우리는 그것을 그만큼 정당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역량과 전력 구조, 배치 등의 변화는 우리 모두가 예상해야 할 일입니다.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건 없습니다.

진행자) 북한과 협상할 기회가 있다면 트럼프 행정부는 미한 연합훈련을 일시 혹은 영구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나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도 있었던 일인데요.

클링너 선임연구원) 그렇습니다.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2018년을 돌아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미한 연합훈련과 전략 자산의 순환 배치를 일방적으로 취소했는데요. 그건 북한과의 어떤 합의도 아니었습니다. 북한은 그해 4월 더 이상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는데요. 그건 유엔의 11개 결의안에 따라 어차피 금지된 것이었죠. 그래서 싱가포르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결정했으며, 협상의 일환이 아니었단 게 분명해졌습니다. 기자회견에서 그의 발언은 그가 훈련 비용이나 예상 비용을 싫어한단 사실을 명확히 드러냈죠. 그는 연합훈련들을 ‘도발적인 전쟁 게임’이라고 부르며 이를 축소했고, 국방장관, 국방부, 동맹국, 그리고 주한미군을 놀라게 했습니다. 2024년 8월 북한은 어느 후보가 미 대선에서 당선되든 상관없다고 밝혔습니다. 두 후보 모두 적대 정책을 표방했고 북한은 어느 누구와도 대화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죠. 하지만 북한은 차기 대통령이 군사 훈련과 전략 자산의 순환 배치를 취소하면 대화할 의향이 있다고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도 일방적으로 훈련과 순환 배치를 취소했었죠. 그는 훈련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인식 때문에 이를 다시 취소할 수도 있습니다. 그는 일방적으로 또는 북한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불러들이기 위한 유인책으로 훈련을 취소할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때 많은 보도가 있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핵무장에 반대하지 않고 오히려 북한과 중국을 억제하는 데 효과적인 방어 전략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말이죠. 이것은 정확한 묘사인가요, 아니면 오해인가요?

클링너 선임연구원)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뉴욕타임스와 가진 인터뷰를 기억합니다. 한국과 일본이 핵무기를 보유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에 그는 ‘그래요. 왜 안 되겠어요?’라는 식으로 답했죠. 하지만 그 주제에 대한 논의는 아주 짧았습니다. 기자가 그 주제에 대해 계속 질문하려고 했지만 말이죠. 그 이후로 트럼프 대통령이 그 주제에 대해 언급한 건 기억에 없습니다. 그건 거의 지나가듯 언급된 아주 오래 전 발언입니다. 한국이 핵무장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미국과 한국 모두에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전에 이 프로그램에서 얘기했듯이 한국이 핵무장의 길로 갈 경우 많은 결과를 초래할 겁니다. 만약 한국이 핵실험을 한다면 핵 공급국 그룹과 미국이 자동적으로 대응할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질문을 받으면 ‘네. 한국이 핵무장해야죠. 왜 나쁜 자들만 핵무기를 갖는가?’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이 그렇게 할 경우 한국과 역내에 매우 큰 파급 효과가 있을 겁니다. 따라서 이건 그냥 지나가는 말로 답할 수 있는 주제가 아닙니다. 아주 긴 정책적 검토가 필요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 간 직접적인 소통을 중시하는데요. 하지만 한국의 정치적 혼란을 감안할 때 정상 간 대화는 현재로선 어려운 상황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조선업과 같은 중요한 사안에서 정상 간 협력과 조율을 할 수 없는 상황을 답답해하지 않을까요?

사일러 전 분석관) 미국보다 한국에서 더 답답함을 느낄 상황이 아닌가 싶네요. 한국 내 정치 상황이 여러 국내외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고 통일된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다. 사실 매우 상충되는 목소리가 있는데요. 하나는 동맹의 힘을 높이 평가하고 증가하는 북핵 위협에 대한 대비 태세와 억지력 강화를 촉구하는 목소리입니다. 중국이 제기하는 도전 과제를 인식하고, 중요 안보 사안에서 일치된 대응을 할 수 있게 해준 미한일 3국 협력을 중요하게 여기는 목소리이기도 하죠. 반면, 또 다른 측은 이 모든 움직임을 반역죄로 간주하거나, 적어도 첫 탄핵안에 포함할 만한 것으로 보는 입장이죠. 따라서 한국이 앞으로 세계와 역내, 그리고 한반도에서 북한과 관련해 스스로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 우선 과제가 될 겁니다. 그 후에야 한국이 이러한 중요한 사안들에서 협력적인 파트너가 될 것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을 겁니다. 미국의 관점에서는 우리는 상황을 주시하고 관찰하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는 앞으로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고요. 왜냐하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니까요. 그러니 계속 지켜보세요. 앞으로 몇 달간 어떻게 전개되는지 보게 될 겁니다.

진행자) 그런 맥락에서 한국 일각에선 미국과 보조를 맞췄던 윤석열 대통령의 가치 기반 외교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가치 기반 외교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데다 그리고 미한 관계에 또 다른 중요한 문제가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명시적 주적인 북한과의 외교 추진에 관심을 표명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인데요. 동의하시나요? 한국은 미한 관계를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사일러 전 분석관) 가치 기반 외교가 그 이면의 실체에 대한 어떤 통찰을 제공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그저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 혹은 자본주의 대 공산주의와 같은 가치의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저는 이것이 현실적인 문제라고 봅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는 가치 기반 외교를 추구하며, 민주주의 국가들과의협력을 추구한다는 점을 매우 명확히 밝혔는데요.

사일러 전 분석관) 그렇다고 하더라도, 한반도에서 그런 표현이 사용될 때는앞서 언급한 비판들 뒤에 깔린 건 윤석열 정부의 외교적 접근 방식을 가리키는 것이죠. 윤석열 정부는 미국과 긴밀한 협력을 추구했고, 일본과 협력했으며, 중국에 대해 보다 현실적인 시각을 가졌죠. 동맹 내에서 공동 대응하려 했고요. 이것이 가장 잘 드러난 것이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과 그 결과물이었는데요. 이것은 한국의 국익을 증진시켰죠. 가치가 있고 없고는 사실 중요한 게 아닙니다. 이건 고전적인 국제 관계 용어를 빌리자면 이상주의와 현실주의의 혼합이었습니다. 어느 한쪽만 선택한 게 아니라는 이야기죠. 가치 외교가 끝났다고 하는 사람들은 결국 이렇게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일본과의 관계에서 바보 같은 짓을 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 러시아, 북한을 자극하지 않도록 우리의 행동을 매우 신중히 인식할 것이다.” “우리는 북한을 너무 위협하지 않도록 연합훈련을 축소할 것이고, 미중 사이에서 중간 점을 찾으려 할 것이다” 라고요. 저는 이것이 현재 벌어지는 갈등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치 기반 외교나 윤석열 정부 하의 외교 정책이 만약 지속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어떤 정책과도 상반되지 않을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몇 년간 윤석열 정부와 협력해 온 것과 동일한 역내 경제 및 안보 목표를 추구하고 있으니까요.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북한을 ‘핵 능력 보유국’이라 지칭하고 김정은과 잘 지냈다고 말했습니다. 이 발언이 아시아 동맹들 사이에서 우려를 불러일으키자,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때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핵 문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과 목표는 뭐라고 보십니까? 완벽한 안보를 추구하는 미국, 특히 미국인의 안전을 강조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의 일부라도 용납한다는 게 과연 가능한 선택지라고 보세요?

클링너 선임연구원)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확실히 트럼프 대통령과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북핵에 대한 발언은 미국이 이미 비핵화를 포기했다는 인식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리고 나서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이 비핵화 정책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죠. 따라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 사실을 평가할 순 있지만, 이를 수용하거나 인정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행정부가 비핵화 정책을 유지한다고 말한 건 안심할 만합니다. 그럼 북한이 우리와 대화할까요?그들은 지난 5년 동안 우리와 대화하지 않았습니다. 협상을 시작한다고 해도 비핵화는 궁극적 목표가 될 수 있겠지만, 그 과정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겁니다. 그리고 오해가 있었는데요. 트럼프 행정부 1기 때 정책은 존 볼튼 당시 국가안보 보좌관의 ‘리비아 모델’이었고, 모든 것을 18개월 내에 완료해야 하고 북한은 우리가 모든 것을 얻을 때까지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는 오해였죠. 볼튼 전 보좌관과 다른 인사들의 발언은 그것이 일종의 전통적인 방식으로 점진적이며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란 걸 보여줬습니다. 양측이 아주 작은 걸음을 내딛는 거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각자가 취해야 할 단계를 아주 상세하게 명시한 합의를 도출해 내는 겁니다. 비록 비핵화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말입니다. 한국에는 미국이 본토를 위협할 대륙간탄도미사일에만 집중하고 단거리 미사일은 허용할 것이란 우려가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모든 핵무기와 미사일을 겨냥해 대응함으로써 동맹국들의 우려를 해소해야 합니다.

사일러 전 분석관) 이것은 비핵화와 억제 사이에서 반드시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는 오해에서 비롯된 문제입니다. 사실 이 문제의 역사를 살펴보면 우선 우리는 협상 테이블에서 북한에 점진적 패키지를 제시해 왔습니다. 북한이 일정 기간 핵무기를 보유할 것이란 사실을 묵인하거나 수용하거나 인정하거나 혹은 알고 있으면서도 말이죠.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는 위협을 줄이고, 핵 개발 진전을 늦추며, 점진적인 감축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잘못된 합의나 군비 통제 합의를 해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고착화시키는 문제는 전혀 없었습니다. 결국 모든 것은 북한의 의도에 달려 있습니다. 문제는 북한이 테이블에 아무것도 올려놓지 않으려 한다는 겁니다. 따라서 우리는 비핵화와 억제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습니다. 국방장관, 국무장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 국가정보국장 후보 등은 위협 감소에 집중할 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비핵화를 포기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사실 지난 70년간 우리의 대북 정책은 항상 위협 감소였습니다. 따라서 저는 단순히 몇 마디 말이나 표현 때문에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확립하려 한다고 지나치게 걱정하진 않을 겁니다.

진행자) 지난 30년간 미국은 북한과 협상해 왔습니다. 사람들의 우려가 단순히 억제와 비핵화라는 이분법적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미국이 북한과 30년간 비핵화를 논의해 왔지만, 북한이 시간만 벌고 미국을 속이면서 핵무기를 보유했다는 게 우려가 아닐까요?

사일러 전 분석관) 그렇다면 선택지는 무엇이었죠? 대안은 무엇이었나요? 역사가들은 이걸 보고 지난 30년간…

진행자) 그래서 사람들이 비핵화를 빠르고 신속하게 달성하길 원하겠죠.

사일러 전 분석관) 그럴 수 있어요. 북한에 놀아나지 않으면서요. 무력을 사용해서 말입니다. 우리는 협상으로는 거기에 도달할 수 없었을 겁니다. 그렇게 하려면 과연 북한에 무엇을 제공해야 했을까요?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에서 북한으로부터 더 많은 것을 얻으려 했던 건 아닌가요?

사일러 전 분석관) 다시 말해, 2002년 10월 짐 켈리 국무부 차관보가 처음 북한과 마주 앉아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에 대해 논의했을 때부터 하노이 회담, 그리고 오늘날까지 북한은 영변의 5메가와트 작은 원자로 외에는 어떤 프로그램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완전히 부인해 왔습니다. 북한이 이에 관해 대화를 거부하는 것은 몇몇 검증 문제나 기술 문제가 아닙니다. 이것이 핵 프로그램이고 위협입니다. 이 작은 조각만을 해결하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김정은은 그의 아버지가 한 일을 반복했어요. 5메가와트 원자로를 팔겠단 거였습니다. 사실 그들은 우리가 가져가서 해체하길 원했던 것 같습니다. 그들은 손을 떼고 싶어했고 우리는 원자로 해체에 수십억 달러를 지불할 수 있었겠죠. 하지만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의지가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핵 프로그램의 성장 속도를 늦추고 되돌리는 제한 조치를 필연적으로 취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은 매번 그런 기회를 놓쳤습니다. 그런 조치에 관심이 없었으니까요.

지금까지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과 시드니 사일러 전 북한담당 국가정보 분석관의 대담을 들으셨습니다.

※ 위 대담 영상은 VOA 한국어 방송 웹사이트와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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