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이후, 미국과 콜롬비아 정부가 불법 이주민 송환에 합의했습니다. 가자지구 남부로 피난을 갔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 하마스 간 휴전 합의에 따라 집으로 귀환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 연장에 합의했습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26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7선에 성공했는데요. 이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과 콜롬비아 정부가 불법 이주민 문제에 관해 합의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백악관이 26일 밤늦게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백악관은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 명의의 이 성명에서 콜롬비아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조건에 동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이 콜롬비아에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던 관세 조처는 일단 없던 일이 됐습니다.
진행자) 최근 며칠간, 양국 간에 불법 이주민 문제를 두고 갈등 수위가 심각했다고요.
기자) 네. 미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군 수송기를 비롯해 군대를 동원해 미국에 불법으로 체류하고 있는 이주민들을 본국으로 송환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콜롬비아 정부는 이날(26일) 오전, 자국 출신 불법 이주민들을 태운 미국 군용기 2대의 입국을 거부했습니다.
진행자) 콜롬비아 정부는 왜 자국민들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한 겁니까?
기자)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이주민은 범죄자가 아니며 인간으로서 마땅히 존엄성 있는 대우를 받아야 한다”며, 그래서 콜롬비아 이주민을 태운 미군 비행기들을 돌려보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콜롬비아 정부는 민간 비행기에서 범죄자처럼 대우받지 않는 동료 국민들을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 카드를 꺼내 들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콜롬비아 정부가 미 군용기 착륙을 거부했다는 보고를 받고, 이날(26일) 오후 1시 30분께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콜롬비아에 대한 관세 부과와 일련의 조처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미국에 들어오는 콜롬비아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즉각 부과하고요. 일주일 안에 이를 50%로 상향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또 콜롬비아 정부 인사들과 그 지지자들, 가족들에 대한 비자 제한과 콜롬비아 국민과 화물에 대한 세관 검사 강화,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에 따른 금융 제재 전면 시행 등의 조처가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콜롬비아 정부는 이에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처음에는 바로 반발했습니다. 콜롬비아도 미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며, 미국이 결코 “우리를 지배하지 못할 것”이라고 반발했는데요. 하지만 몇 시간 만에 미국 백악관의 발표가 나오면서, 양국 간에 극적인 물밑 작업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참고로 콜롬비아는 라틴아메리카에서 미국의 세 번째로 큰 무역 상대국입니다. 주로 커피, 생화 등을 미국에 수출합니다.
진행자) 백악관 발표 내용을 좀 더 들여다보죠.
기자) 네. 백악관은 콜롬비아가 합의를 이행하지 않는 한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에 따른 재무, 은행, 금융 등 제재 초안은 보류되고, 서명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단, 국무부의 비자 발급 제한과 세관과 국경보호국의 강화된 심사는 불법 이주민을 태운 첫 수송기들이 임무를 마치고 성공적으로 돌아올 때까지 유효하다고 밝혔습니다. 백악관은 콜롬비아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조건에 동의했다면서 여기에는 미 군용기에 태우는 것을 포함해 콜롬비아 국적 불법 체류자를 제한 또는 지체 없이 돌려보내는 것이 포함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일단 콜롬비아 정부가 한발 물러서면서 갈등이 봉합된 모양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백악관은 “오늘의 사건은 미국이 다시 존경받는 국가라는 것을 전 세계에 분명히 보여준다”고 강조했습니다. 백악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도 미국의 주권을 강력하게 보호할 것이며, 미국에 불법적으로 체류하고 있는 이주민들의 추방을 수용하는데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전적으로 협조할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콜롬비아 정부 쪽에서 나온 이야기는 있습니까?
기자)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백악관의 발표 내용을 자신의 소셜미디어 X에 공유했습니다. 루이스 길베르토 무리요 외무장관은 양국이 외교적 교착 상태를 극복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대대적인 불법 이주민 추방 조처의 일환에서 벌어진 거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공약으로 불법으로 미국에 입국한 수많은 이주민을 추방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미국에는 약 1천100만 명 이상의 불법 이주민이 체류 중인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미국 이민∙세관 당국과 백악관이 수집한 수치에 따르면,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초기 1천 명 이상의 이주민이 체포됐고요. 수백 명이 과테말라를 포함해 본국으로 송환됐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중동으로 가보겠습니다. 가자지구 남쪽으로 내려갔던 팔레스타인 피난민들이 북부 고향으로 돌아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23년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벌어지면서 봉쇄됐던 가자지구 검문소가 다시 열리면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귀환하고 있습니다. 27일 아침 일찍 가자시티에 도착한 주민들도 있는데요. 하지만 여전히 가자 북부로 가는 도로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부분 차량이 아닌 도보로 집으로 가고 있습니다.
진행자) 가자 북부 지역은 지금 대부분 파괴된 상태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의 지상작전과 공습으로 80~90%가 파괴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많은 가자 북부 주민이 이스라엘의 대피 명령에 따라 황급히 집을 떠났는데요. 대부분 피난민이 1년 넘는 전쟁 기간 계속 안전한 곳을 찾아 전전했습니다.
진행자) 1년 넘는 피난 생활 끝에 이제 드디어 집으로 돌아오고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가자 북부로 돌아가는 것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6주간 휴전 합의에 따른 것인데요. 휴전 합의에는 가자지구에 억류돼 있는 인질 33명의 석방과 이스라엘에 구금돼 있는 팔레스타인 수감자들 석방,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늘리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휴전 합의가 깨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이스라엘 정부는 이스라엘 민간인 여성 ‘아르벨 예후드 씨’가 석방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점, 하마스가 제공한 인질 명단에 생존 여부가 명확히 표시되지 않은 점 등을 휴전 합의 위반으로 간주했습니다. 그리고 26일, 예후드 씨가 석방될 때까지 주민들의 이동을 차단한다고 밝혔는데요. 이에 따라 가자 지구 북부로 귀환하려던 주민들은 이스라엘 군의 통행 제한으로 도로에 발이 묶여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가자 북부 주민들의 귀향이 허용된 걸 보니 다시 합의가 이뤄졌나 보군요.
기자) 네. 카타르 정부가 27일 일찍, 하마스가 오는 금요일, 31일 전에 예후드 씨와 다른 2명의 인질을 석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카타르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합의를 중재해 왔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정부도 확인했습니까?
기자) 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날(26일)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하마스가 예후드 씨 등 3명의 인질을 석방하기로 동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하마스가 휴전 합의 이행 1단계로 석방될 이스라엘 인질들의 상태 등 정보가 담긴 명단을 제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하마스에 억류돼 있는 인질은 몇 명이나 되나요?
기자) 하마스는 지난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 남부를 기습 공격해 1천200명을 살해하고 약 250명을 인질로 잡아갔는데요. 그간 몇 번의 합의를 통해 일부 인질들이 풀려났고요. 아직도 남은 인질은 100명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중 약 3분의 1은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휴전 합의를 통해 지금까지 풀려난 인질은 몇 명이나 됩니까?
기자) 7명입니다. 그리고 팔레스타인 수감자는 약 300명이 풀려났습니다. 한편,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스라엘은 어떠한 합의 위반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모든 인질의 귀환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는 휴전 협정 시한을 연장했군요?
기자) 네. 미국 백악관이 26일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백악관은 미국이 감시하는 레바논-이스라엘 휴전 협정이 2025년 2월 18일까지 계속 유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백악관은 또 “레바논 정부, 이스라엘 정부, 미국 정부는 2023년 10월 7일 이후 포로로 잡힌 레바논 수감자들의 귀환을 위한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휴전 합의가 당초 60일짜리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는 지난해 11월 27일, 60일 동안 휴전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 기간, 이스라엘은 레바논에 들어간 자국군을 철수시키기로 했고요.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국경에서 약 30km 떨어진 리타니강의 북쪽으로 물러나기로 합의했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레바논 군대와 헤즈볼라가 휴전 협정에 따른 약속을 이행하지 못했다고 비난하며, 24일, 레바논 내 자국 병력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은 유럽으로 갑니다. 유럽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연장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럽연합(EU)이 27일 러시아에 대한 제재 연장에 합의했습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소셜미디어 X에 “EU 외무장관들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다시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EU가 어떤 식으로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는 건가요?
기자) 해당 제재는 무역, 금융, 에너지, 기술 산업, 운송, 그리고 사치품을 대상으로 합니다. 여기에는 해상으로 운송하는 러시아산 원유와 특정 석유 제품에 대한 EU 수입 금지 조처 연장도 포함됩니다. 칼라스 대표는 게시글에서 “러시아가 전쟁 자금을 조달할 수입원을 계속 박탈할 것”이라며 “러시아는 그들이 초래한 피해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제재 대상 품목이 적지 않군요?
기자) 맞습니다. 일부 제재의 경우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름반도를 합병하면서 단행됐는데요. 2022년 2월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제재 대상 목록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EU는 6개월마다 27개 회원국의 만장일치를 통해 제재 기간을 연장하는데요. 이날(27일) 결정으로 제재 만료 시한이 이달 말인 오는 31일에서 오는 7월 31일로 연장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EU의 이번 결정이 당초 예정보다 좀 늦어졌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EU는 당초 지난주에 제재 연장안을 처리하려고 했는데요. 헝가리가 제재 연장에 반대하고 나왔습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제재 연장 결정 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먼저 협의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평화 협정을 체결하도록 하기 위해 경제적 압박을 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며 사실상 제재 연장을 지지하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그러자 헝가리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산 가스의 유럽 운송을 막은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산 가스가 우크라이나를 통과했나 보군요?
기자) 맞습니다.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가스관을 통해 유럽연합(EU) 국가들에 러시아산 천연가스가 공급됐는데요. 지난 1일 우크라이나가 가스 운송 계약을 종료했습니다. 이에 따라 슬로바키아와 체코, 헝가리 등 EU 회원국에 대한 러시아산 가스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게 되면서 관련국들이 크게 반발했습니다.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해당 계약 종료로 헝가리가 가스 수입을 위해 대체 경로를 찾아야 했다며, 이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상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헝가리가 러시아에 비교적인 우호적이기도 하다고요?
기자) 네, 헝가리의 경우 다른 EU 회원국보다 러시아와 더욱 긴밀한 경제적, 정치적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헝가리는 27일 EU집행위원회로부터 가스 운송에 대한 보장을 받으면 러시아에 대한 제재 연장을 승인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EU 집행위원회에서 결국 헝가리가 원하는 결과가 나왔습니까?
기자) 네, EU 집행위원회는 27일 아침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 가스관을 통한 유럽으로의 가스 공급 문제와 관련해 우크라이나와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성명이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를 이 과정에 참여시킬 준비가 돼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헝가리 측은 EU 집행위원회 성명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페테르 씨야르토 헝가리 외무장관은 유럽연합의 제안에 만족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씨야르토 장관은 성명을 내고 “헝가리는 우리나라의 에너지 안보와 관련해 요청한 사항을 보장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도 유럽 관련입니다. 동유럽의 나라 벨라루스에서 대통령 선거가 열렸는데 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26일 치러진 대선에서 압도적인 득표율로 7연임에 성공했다고 선거 당국이 밝혔습니다. 벨라루스 선거관리위원회는 27일, 전날 진행된 대선 개표 결과 루카셴코 현 대통령이 약 87%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지율 87%라면 압도적인 승리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4명의 후보와 경쟁했는데요. 득표율 2위인 세르게이 시란코프 후보의 득표율은 3.2%에 그쳤습니다. 직전 대선인 지난 2020년 대선 당시에도 선관위는 루카셴코 대통령의 지지율이 80%를 넘겼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루카셴코 대통령이 이로써 7번째 임기에 당선됐는데, 총 몇 년간 집권하게 되는 겁니까?
기자) 이번 대선 결과로 루카셴코 대통령의 총집권 기간은 오는 2030년까지 36년으로 늘어났습니다. 유럽의 최장기 집권자인데요. 루카셴코 대통령은 벨라루스가 옛 소련에서 독립한 후 처음 치른 지난 1994년 대선에서 초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지금까지 모든 대선에서 승리했습니다. 벨라루스 헌법은 2회를 넘어서는 집권을 허용하지 않았는데, 루카셴코 대통령은 해당 항목을 2004년 국민투표에 부쳐 폐지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난 2020년 대선 이후에 벨라루스 정국이 시끄럽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선관위는 득표율이 80%가 넘는다고 발표했지만, 부정선거 논란이 일었습니다. 재선거와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반대 시위가 벌어졌고요. 유럽연합(EU)도 루카셴코 대통령의 합법성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은 벨라루스 정부가 야권과 민주 인사, 시민 사회의 목소리를 억압하고 있다며 제재를 가했는데요. 이에 벨라루스는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는 한편, 러시아에 도움을 청했습니다. 벨라루스는 이후 러시아와 군사, 경제적 협력을 도모하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작전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루카셴코 대통령이 지난 대선 이후에 퇴진 위기를 한번 겪은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리고 현재 벨라루스 경제 사정도 좋지 않거든요. 따라서 대선 이후 지난번과 같은 시위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당초 올해 8월에 예정된 대선을 추운 1월로 앞당겼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현재 외국에 망명 중인 야권 지도자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 씨는 이번 대선을 가리켜 “웃음거리”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대선 결과에 대해선 국제 사회에서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EU는 이번 선거가 “엉터리 선거”였다고 평가했습니다. 카야 칼라스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마르타 코스 확장·동유럽 담당 집행위원은 26일 공동 성명을 내고 “벨라루스에서 오늘 치러진 엉터리 선거는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하며 벨라루스에 새로운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서방 국가들은 주요 야당 인사들이 감옥에 있거나 국외 망명한 상태였다고 지적하는데요. 벨라루스의 인권 단체인 비아스나에 따르면, 2024년 말까지 벨라루스 당국은 1천260여 명을 정치범으로 구금했습니다.
진행자) 서방의 이런 비판에 대해 루카셴코 대통령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루카셴코 대통령은 26일 기자회견에서 “서방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서방과 관계 개선에 대한 준비는 돼 있으나, “당신들 앞에 굴복하거나 무릎을 꿇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루카셴코 대통령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하며 “합의한 대로 모스크바에서 곧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고요. 중국 관영 언론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루카셴코 대통령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고 보도했습니다. 서방의 제재를 받는 벨라루스는 최근 몇 년간 중국과 밀착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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