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주요 석탄 항구인 남포항에 새해부터 대형 선박들이 입항하고 있습니다. 북한산 석탄은 유엔의 금수품이지만 적지 않은 양이 이곳에서 실려 어디론가 향하고 있는 것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남포의 석탄 취급 항구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24일 자 위성사진에 대형 선박 2척이 보입니다.
새해에도 대형 선박 입출항
길이가 각각 185m와 170m인 이들 선박의 적재함 속에는 석탄으로 추정되는 검은색 물체가 가득합니다. 또 바로 앞 부두도 석탄으로 인해 검게 물들어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결의 2371호를 통해 북한의 석탄 수출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산 석탄 항구는 한산해야 하지만 이날은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달 위성사진을 들여다 본 결과 남포를 드나든 150m 내외의 대형 선박은 모두 5척으로 집계됐습니다.
앞서 VOA는 지난 한 해 동안 남포를 비롯해 송림과 대안, 청진 등 북한의 주요 석탄 항구에 대형 선박 최소 209척이 입항했다고 보도한 바 있는데, 이런 움직임이 새해에도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유엔 안보리와 미국 정부 등은 북한이 국제사회 제재에도 불구하고 석탄을 외부로 반출한다며, 공해상에서 제3국 선박에게 석탄을 넘겨주는 장면이 찍힌 위성사진을 공개했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 석탄의 출항지를 남포 등 북한의 주요 석탄 항구로 지목했습니다.
지난 2018년 북한산 석탄을 운반하다 인도네시아 정부에 억류됐다가 이후 미국 정부로 소유권이 이전된 북한 선박 와이즈 어네스트호 역시 석탄의 최초 선적지는 북한 남포였습니다.
이번에 포착된 선박 또한 불법 활동에 연루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최근 북한산 석탄이 실제로 적발된 사례도 있습니다.
앞서 VOA는 캄보디아 법무부 문건을 분석해, 작년 2월과 5월 캄보디아 정부가 북한산 석탄을 실은 선박 2척을 각각 억류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또 한국 정부가 지난해 3월 북한산 석탄을 실은 선적 미상 선박 ‘더 이(De Yi)’호를 나포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제재 화물선 운항도 증가
이런 가운데 최근 해외 운항이 금지된 북한 제재 선박의 움직임이 중국 근해에서 포착돼 주목됩니다.
선박 추적 시스템 ‘마린트래픽(MarineTraffic)’에 따르면 유엔 안보리의 제재 목록에 오른 북한 선박 SP호가 25일 현재 중국 닝보-저우산 해역에 머물고 있습니다.
닝보-저우산 해역은 과거 북한산 석탄의 주요 환적지로 지목된 곳인데, 북한 선박, 그것도 유엔의 제재를 받고 있는 선박이 어떤 이유에서 이 해역에서 위치 신호를 발신하고 있는지 주목됩니다.
그 밖에 지난 2017년 한국에 유입된 북한산 석탄을 최초 러시아로 환적했던 북한 선박 릉라2호는 지난 20일 중국 보하이만 방향을 향해 이동 중인 장면을 노출했습니다.
이처럼 북한과 중국 등의 대북제재 위반 사례가 빈번하게 포착되고 있지만 국제사회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특히 지난해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의 임기 연장을 거부하면서, 유엔 차원의 대북제재 감시 기구는 없는 상태입니다.
남아프리카 해군 대령 출신으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에서 활동했던 닐 와츠 전 위원은 지난해 VOA에 러시아와 중국이 협조하지 않는 현 상태에선 유엔 안보리를 통한 제재가 불가능하다며, 미국의 ‘세컨더리 제재’ 즉 2차 제재를 비롯한 각국의 독자 제재를 해법으로 제시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For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