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신임 미국 대통령이 유럽 국가들에게 방위비 대폭 증액을 요구하는 것은 옳다고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22일 유럽의회에서 밝혔습니다.
투스크 총리는 미국 새 행정부 대응에 관한 발언 도중 “한 동맹국(미국)이 다른 동맹국(유럽국가)이 더 강해지길 바랄 수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유럽의 친구’로 지칭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유럽 국가들을 지켜줄 수는 없다며, 방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5%로 높이라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에게 요구해왔습니다.
현재 나토의 방위비 가이드라인은 국가별 GDP 2%입니다.
◾️ GDP 5% 방위비 요구
GDP 5%로 방위비를 높이라는 요구에 관해, 투스크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 스스로의 방위 책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라며, “유럽의 적은 그런 말을 할 수 없다”고 이날(22일)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유럽이 생존하려면 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우리의 안보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묻지 말고, 우리가 우리 안보를 위해 무얼 할 수 있는지 자문해 보라”고 유럽의회 의원들에게 촉구했습니다.
32개 나토 회원국 가운데 23개 나라가 유럽의회에 참가하는 유럽연합(EU) 회원국입니다.
◾️ “폴란드는 이미 근접”
투스크 총리는 이날 유럽의회 발언에서, 폴란드는 이미 방위 지출을 GDP 5% 목표치에 근접하게 늘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폴란드가 나토의 최전방이 된 상황을 상기시켰습니다.
투스크 총리는 아울러 다른 나라들에서도 상응하는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이탈리아 국방 “어느 나라도 불가능”
트럼프 대통령의 ‘GDP 5% 방위비’ 요구에 관해 각국의 반응은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현재 경제 상황에서 방위비 증액 재원 조달에 부담을 호소하는 나라들도 있습니다.
구이도 크로세토 이탈리아 국방장관은 “5%가 (달성)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난 8일 의회에 출석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시점에서 세계 어느 나라도 불가능한 수치”라고 덧붙였습니다.
이탈리아 정부는 2028년까지 GDP 2% 방위비 지출 목표를 설정한 상태입니다.
올해 방위 예산은 GDP 1.57% 수준으로 잡았습니다.
◾️ 독일 부총리 3.5% 제시
로버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21일 공개된 독일 국제방송 도이체벨레(DW)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비 증액 요구에 거부감을 드러냈습니다.
하베크 부총리는 “그(트럼프 대통령)는 그냥 어떤 숫자를 던질 뿐”이라고 주장하면서 “우리가 5%에 도달한다면 그는 9%를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베크 부총리는 그러면서 “긴급하고 필요한” 안보 상황에 따라 GDP 3.5% 방위비 지출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 “대안 없다”
독일을 포함한 일부 EU 국가들은 공동 차입을 통한 방위비 조달도 거부하고 있습니다.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22일 유럽의회 발언에서 이에 관해 “솔직히 말하자면, 범유럽 방위 프로젝트를 위한 재원을 어떤 방법으로 마련할 것인지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하고 “더 중요한 것은 대안이 없다는 점이며, 이 점을 명확히 말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유럽의 안보 위기는 현실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투스크 총리는 EU 정상회의 상임 의장을 지낸 인물입니다.
◾️ 폴란드 4.12%, 미국 3.38%
나토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폴란드의 지난해(2024년) 방위비 지출 예상치는 GDP의 4.12%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습니다.
이어서 에스토니아 3.43%, 미국 3.38%, 라트비아 3.15%, 그리스 3.08%, 리투아니아 2.85%, 핀란드 2.41%, 덴마크 2.37%, 영국 2.33% 순입니다.
현행 나토 가이드라인인 GDP 2%에 못 미친 나라는 크로아티아(1.81%), 포르투갈(1.55%), 이탈리아(1.49%), 캐나다(1.37%) 등 8개국으로 나타났습니다.
32개 나토 회원국 가운데, 지난해 3월 신규 가입한 스웨덴은 자료에 집계되지 않았습니다.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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