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미국 대통령 취임식 특집 방송 듣고 계십니다. 이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이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한데요. 김정우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 장소가 바뀌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전통적으로 미국 대통령 취임식은 의사당 서편 계단에서 열리는데요. 올해는 의사당 안에서 열립니다. 추운 날씨 때문인데요. 트럼프 당선인은 17일 자신의 사회연결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매우 추운 날씨로 취임식 장소를 변경하도록 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혹한 탓에 취임식 장소를 바꾸기로 했군요?
기자) 네. 트럼프 당선인은 “우리나라 국민을 보호하는 것은 내 의무이지만, (임기를) 시작하기 전에 취임식 자체를 생각해야 한다”며 “워싱턴 D.C. 일기예보는 체감온도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 북극 한기가 나라를 휩쓸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나는 사람들이 다치거나 부상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며 “20일에 몇 시간 동안 바깥에 있는 수만 명의 법 집행관, 응급구조대, 경찰견과 심지어 말. 그리고 지지자 수십만 명에게 위험한 상황이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오기로 결정했다면 따뜻하게 입고 오라고 권고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현재 기온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네. 현재 섭씨 영하 4도 정도입니다. 당초 예상보다는 덜 춥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대통령 취임식이 실내에서 진행되는 게 이번이 처음입니까?
기자) 아닙니다. 건국 초기에는 취임식을 주로 실내에서 했습니다. 이후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 대개 의사당 밖에서 열었는데요. 현대 들어서는 제40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두 번째 취임식이 실내에서 있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도 SNS에 올린 글에서 그런 사실을 언급했습니다. 그는 “매운 추운 날씨로 취임사와 기도, 기타 연설을 1985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그랬던 것처럼 ‘의사당 중앙홀(Capitol Rotunda)’에서 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의사당 중앙홀, 보통 로툰다라고 부르죠. 원형 홀이란 뜻인데요. 그곳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의 수가 제한이 있지 않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의회 합동취임식 준비위원회(JCCIC)에 따르면 대략 600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당초 현장에서 취임식을 보려 했던 사람 가운데 대부분이 취임식을 보지 못하게 된 겁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다양한 귀빈과 손님이 의사당 내부로 올 예정이고, 이는 모두에게, 특히 많은 TV 시청자에게 매우 아름다운 경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애초 취임식 초청장이 20만 장 이상 배포된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네. JCCIC에 따르면 취임식 초청장 약 22만 장이 배포됐습니다. 또 100만 달러 이상을 기부하면 받을 수 있는 취임식 VIP 좌석 티켓도 일찌감치 매진됐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실내 취임식으로 많은 사람이 실망하게 됐군요?
기자) 네. 그래서 트럼프 당선인은 지지자들을 위해 워싱턴 D.C.에 있는 대형 행사장인 ‘캐피털원아레나’를 열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역사적인 행사를 생중계로 볼 수 있도록 캐피털원아레나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캐피털원아레나에는 최대 2만 명만 들어갈 수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오늘(20일) 취임식에는 주빈으로 누가 참석합니까?
기자) 네. 일단 정·부통령 당선인의 가족, 차기 행정부 각료 지명자들과 많은 연방 상·하원 의원이 참석합니다. 또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바락 오바마 등 전직 대통령, 그리고 트럼프 당선인의 첫 번째 임기에서 그를 보좌한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또 기업 쪽에서는 정부 효율위원회 공동 위원장을 맡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그리고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립자 등도 참석합니다.
진행자) 몇몇 나라에서도 대표단을 보냈죠?
기자) 네. 중국의 한정 국가부주석이 시진핑 주석을 대신해 참석합니다. 또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아시아태평양 지역 동맹국인 인도와 호주, 일본은 모두 외교 수장을 대표로 보냈고요. 한국에서는 조현동 주미 대사가 대표로 참석합니다.
진행자) 트럼프 당선인 취임 축하 행사는 이미 18일부터 시작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18일 공군 특별기편으로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워싱턴 D.C.에 도착했습니다. 이후 그는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본인 소유 골프장에서 열린 축하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특별 공연과 불꽃놀이가 펼쳐졌습니다.
진행자) 19일에도 당선인이 참여하는 행사가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19일) 알링턴 국립묘지에 있는 무명용사 묘역에 헌화했습니다. 저녁에는 캐피털원아레나에서 “마가(MAGA) 승리” 집회가 있었습니다. 이 행사에 키드 락과 빌리 레이 사이러스 씨 등 유명 가수의 축하 공연이 있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을 비롯해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이 집회에서 연설했습니다. 또 집회가 끝난 뒤에는 만찬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20일 취임식 장소가 실내로 바뀌었는데, 그럼 식순에 변화가 있는 겁니까?
기자) 주요 순서는 그대로 이어집니다. 먼저 이날(20일) 오전 트럼프 당선인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백악관 근처에 있는 세인트존스 성공회 교회에서 예배에 참석했고요. 이후 두 사람은 백악관으로 가서 퇴임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티 타임, 차담회를 가졌습니다.
진행자) 차담회가 끝나고 트럼프 당선인과 멜라니아 여사가 의사당으로 이동하면 취임식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당선인보다 먼저 취임 선서를 합니다. 밴스 당선인은 브렛 캐버노 연방 대법관 인도 아래 선서합니다. 이어 미국의 유명한 컨트리 가수 캐리 언더우드 씨가 ‘아름다운 미국(America the Beautiful)’이라는 노래를 부를 예정이고, 미국 동부 시각으로 11시 47분경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선서를 합니다. 취임 선서 시간이 좀 늦어질 수는 있는데요. 47대 대통령 취임식이기 때문에 준비위원회 측이 11시 47분을 원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매년 취임식마다 대통령이 취임 선서를 하는 시간은 비슷하다고요?
기자) 네, 수정헌법 제20조에 따르면 “대통령과 부통령의 임기는 1월 20일 정오에 종료”됩니다. 그래서 보통 이 시간에 맞춰서 새 대통령이 취임 선서를 합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존 로버츠 연방 대법원장 앞에서 성경에 손을 얹고 선서를 한 뒤에 취임사를 할 예정입니다. 이날(20일) 임기가 끝난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이 끝나면 공식 고별식을 갖고 의사당을 떠납니다.
진행자) 그렇게 공식 취임식이 끝나고 다시 이어지는 절차가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제 공식적으로 트럼프 대통령, 밴스 부통령이라고 부르게 될 텐데요. 트럼프 새 대통령은 취임식 후 상원 본회의장 옆에 있는 방으로 이동해 각종 행정명령과 메모, 포고령, 관리 지명안 등에 서명합니다. 이어 의회가 주최하는 오찬에 참석하고요. 오찬이 끝나면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이 의사당 동편 계단에서 군을 사열합니다.
진행자) 이어서 대통령이 취임식장에서 백악관까지 행진하는 순서가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올해에는 날이 추워서 전통적인 경로가 아닌 캐피털원아레나로 행진 경로가 조정됐습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캐피털원아레나에서 퍼레이드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선서를 마친 후 캐피털원의 관중과 함께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취임식 날 저녁에도 행사가 있죠?
기자) 네. 이날(20일) 저녁에 취임을 축하하는 공식 무도회가 세 군데에서 열리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 무도회에 참석합니다. 취임식 다음 날(21일) 오전에는 전통적으로 국립대성당에서 기도회가 열리는데 이 행사에도 참석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날씨가 춥지만, 취임식 열기만큼은 꺾을 수 없을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더군요?
기자) 맞습니다. 4년 전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과 의사당 난입 사태로 간소하게 진행됐습니다. 시민들에게 참여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었죠. 의사당 서쪽 계단 앞은 참석자들 대신 작은 미국 성조기 20만 개가 잔디밭에 꽂혀 휘날리는 장관을 이뤘습니다. 원래 올해 취임 행사가 4년 전보다 훨씬 더 성대하게 진행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 만큼 많은 사람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됐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당선인 첫 번째 취임식 때는 군중 규모가 논란이 됐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당시 역대 가장 많은 사람이 취임식에 모였다고 주장하고, 취임식 인파를 언론이 축소해 보도했다며 불만을 터트렸었습니다. 연방 의사당 앞 내셔널몰에 모인 관중석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면,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 취임식 때보다 트럼프 취임식 군중 규모가 크게 적었다는 보도가 나온 겁니다. 2017년 트럼프 당선인의 첫 번째 취임식에 30만 명~60만 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수치는 아닙니다.
진행자) 취임식 날에 시위도 열립니까?
기자) 네, ‘전국 행동의 날(National Day of Action)’ 측은 취임식 날 11시에 워싱턴D.C.와 다른 주요 도시에서 트럼프 반대 시위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주최 측은 이번 시위가 “트럼프의 극우, 억만장자 의제에 반대하는 전국적 동원”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이고 또 반대 시위까지 계획되면 경비도 삼엄한데요. 비밀경호국은 취임식에 2만5천 명에 달하는 경호 인력을 행사장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드론도 하늘에 띄워 취임식장 주변 구석구석을 감시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잠시 후 진행될 47대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관한 이모저모 살펴봤습니다. 김정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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