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인터뷰: 슈라이버 전 차관보] “트럼프 2기, 매우 강경한 대중국 정책 펼칠 것”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2019년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 회담을 시작하기 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2019년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 회담을 시작하기 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

트럼프 2기 정부가 매우 강경한 대중국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랜들 슈라이버 전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가 말했습니다. 트럼프 1기 당시 국방부 한반도 정책을 총괄했던 슈라이버 전 차관보는 VOA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같이 전망했습니다. 또 미한일 협력이 세 나라의 이익에 부합한다며, 트럼프 2기 정부에서도 협력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슈라이버 전 차관보를 인터뷰 했습니다.

랜들 슈라이버 전 국방부 인도태평양 차관보가 14일 VOA 조은정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다.
랜들 슈라이버 전 국방부 인도태평양 차관보가 14일 VOA 조은정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다.

기자)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에 대중국 관세를 60%까지 올리겠다고 공약했고, 국무장관에 마르코 루비오, 국가안보보좌관에 마이크 월츠 등 내각을 대중국 매파로 채웠습니다. 트럼프 1기 때보다 2기 때 중국에 대해 더 강경할까요? ‘중국 봉쇄’가 외교 정책의 중심이 될까요?

슈라이버 전 차관보) 지금의 중국은 트럼프 1기 정부 때와는 다른 중국입니다. 4년밖에 안 됐지만, 중국은 군사력 등 모든 분야에서 계속 역량을 강화하고 있으며, 점점 더 호전적이고 강압적인 행동을 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강경하고 단호한 대중국 접근 방식이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대중국 관세를 적용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밝혔다고 보는데, 그게 60%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취임 후 초기에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봅니다. 저는 우리가 중국에 대해 상당히 강경한 접근 방식을 보게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기자) 트럼프 2기 정부가 한국을 포함한 인태 동맹국들에게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더 분명한 입장을 취하도록 요구할까요? 한국이 타이완 유사시 물류 지원을 제공하고, ‘항행의 자유 작전’에 참여하며, 남중국해에서 미일과 연합 군사훈련에 실시해야 할까요?

슈라이버 전 차관보) 동맹국은 항상 우리 편일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바로 동맹이고, 마찬가지로 우리도 항상 그들 편에 있습니다.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중국과 무역 규모가 큰 동맹들이 직면한 현실도 우리는 당연히 고려할 것입니다. 그러나 타이완 유사시와 같이 가장 위험한 시나리오에서는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으로부터 어느 정도의 지원을 미국이 기대할 것이라고 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조용히, 비공개적으로, 심각한 비상 계획을 세우도록 권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미한일 협력이 계속되길 바랍니다. 중국, 북한, 러시아 간의 권위주의 축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인태 지역은 점점 더 복잡한 지역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자)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 1기때 ‘미한일 동맹’에 대한 언급을 했다는 얘기를 제가 들었습니다. 트럼프 2기 정부에서도 미한일 협력이 특히 대중 견제에 있어 도움이 된다고 볼까요?

슈라이버 전 차관보) 3국 협력은 미국의 전임 행정부들 전반에 걸쳐 진화해왔습니다. 트럼프 1기 정부 당시 제가 참여한 샹그릴라(아시아안보회의), 아세안 국방장관회의 등 모든 다자간 국방 회의에서 미 국방장관은 일본과 한국 장관들과 3자 회담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합참의장 급에서도 회의를 가졌고요.

바이든 정부는 그 대화를 더 높은 수준으로 올렸는데, 일본과 한국 정상들이 그것을 가능하게 했기 때문이죠. 한국에서 상황이 어떻게 정리되는 지, 세 나라의 태도를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미한일 협력이 어느 정도 수준에서 계속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그 동력은 세 나라의 이익이지, 특정 정치적 성향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기자) 진보 성향의 문재인 정부 당시 트럼프 1기 정부와 갈등을 빚었던 데 대한 이야기들이 나왔는데요. 대북 접근법에 대한 이견 때문이었습니까, 대중 접근법에 대한 이견 때문이었습니까?

슈라이버 전 차관보) 너무 자세히 얘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솔직히 성격 문제도 일부 있었는데, 그들의 개인적 관계는 좋지 않았습니다. 또 대북 협상에 대한 야심(ambition)도 문제의 일부 원인이었는데, 솔직히 어느 쪽도 상대방과 충분히 협의하지 않았다고 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의 없이 한국과의 군사 훈련을 취소했죠. 한국도 우리와 협의 없이 북한과 군사영역을 포함한 신뢰구축 조치를 취했고요. 상대가 한국의 보수이던 진보이던, 앞으로는 미한 양국이 더 잘하길 바랍니다.

기자) 트럼프 당선인이 김정은과 이미 관계를 구축한 지금 ‘코리아 패싱’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다고 보시나요?

슈라이버 전 차관보) 아니요, 트럼프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조선, 선박 유지보수 그리고 수리와 관련해 한국과의 협력 강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트럼프 내각에서 일할 사람들이 계속해서 얘기해 온 부분입니다. 아시다시피, 한국은 오랜 기간 동안 중요한 동맹국이었으며,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그는 우리의 지역적 태세에 대한 계획에 한국을 포함하고 있으며, 미한 동맹을 강력한 관계로 보고 있습니다.

기자)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은 회고록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됐다면 주한미군 철수를 계속 추진했을 것이며, 자신에게 주한미군 철수를 수차례 압박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2기 정부에서도 주한미군 철수를 다시 추진할까요?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슈라이버 전 차관보) 그의 의중은 모르겠습니다. 이전 발언들은 에스퍼 전 장관의 저서 등에 기록됐죠. 그러나 4년 전과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새로운 행정부는 북한, 중국, 러시아 간의 축을 비롯한 복잡한 상황을 정면으로 다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트럼프 당선인이 주로 밝힌 것은, 한국과의 관계 강화에 관심이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미 의회는 동맹 뿐 아니라 한반도 미군 주둔을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죠. 신임 국방장관 후보자도 인준 청문회에서 동맹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현재 구성되고 있는 신임 행정부와 기존의 기관들이 모두 미한 동맹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트럼프 당선인은 유세 기간 동안 한국을 ‘머니 머신’이라면서 분담금을 2026년 적용될 금액의 9배 수준인 100억 달러로 증액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바이든 정부 임기 종료 직전에 체결된 방위비 분담금을 다시 협상하게 될까요?

슈라이버 전 차관보) 이번 정부에서 체결된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존중하고 재협상하려는 시도가 없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방위비 분담금은 일반적인 용어이며, 방위비분담특별협정과 주둔국 지원 이외의 다른 분담도 포함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의 국방비 지출은 세계적으로 폴란드와 이스라엘 다음으로 세계 3위 정도일 것입니다. 또 한국은 이 지역의 미군에 기지와 접근성을 제공합니다.

따라서 방위비 분담을 측정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특히 조선업과 같은 방위산업 협력의 길을 걷게 된다면, 차기 행정부가 좀 더 포괄적인 시각을 가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미국이 한국에 새로운, 더 많은, 더 나은 지원을 요청하려면 한국의 필요를 충족시키고, 한국이 원하는 동맹 발전 방안을 고려해야 합니다.

기자) 거듭 미한 간 조선업 협력을 언급하시는데요. 그 협력 가능성 때문에 트럼프 정부 1기 때와 비교해 지금 한국이 미국에 더 나은, 더 필요한 동맹이 됐다고 볼 수 있을까요?

슈라이버 전 차관보) 저는 이것이 새로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미국 내에서 좌우를 막론하고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중국은 해군 함대의 규모를 급격히 늘리고 있습니다. 인태 지역의 규모와, 조선 분야에서 우리의 부족한 부분을 고려할 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과 협력하는 것이 정말로 시급한 일입니다. 역내에 미군 태세와 배치(presence)가 충분하지 않다면, 한국의 안보도 약화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협력은 우리 모두가 상생하는 잠재력을 지닌 필수적인 협력입니다.

2025년 1월 1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된 미한 핵협의그룹(NCG) 중 카라 아베크롬비 미 국방부 정책부차관대행과 조창래 한국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이 문서에 서명하고 있다.
2025년 1월 1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된 미한 핵협의그룹(NCG) 중 카라 아베크롬비 미 국방부 정책부차관대행과 조창래 한국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이 문서에 서명하고 있다.

기자) 미한 핵협의그룹(NCG)이 트럼프 2기 정부에서도 계속될까요? 중국 국경 인근에 미국 핵우산을 두는 것이 미국에도 유리하지 않나요?

슈라이버 전 차관보) 계속되기를 바랍니다. 여러 면에서 바이든 정부 이전부터 관련 논의가 시작됐다고 봅니다. 강력한 억지력에 대한 논의와 공유된 관심이 있었죠. 현재 중국, 북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넘어서 협력하고, 이들이 인태 지역에서 우리의 이익을 위험에 빠뜨릴 가능성을 감안하면, 미국과 한국이 핵 억제라는 매우 중요한 영역에서 더 많은 협력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확장 억제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서로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 말입니다.

기자) 트럼프 1기 정부 때 대북 협상에 깊이 관여하셨는데요. 최근 허드슨 연구소 토론회에서 미북 정상외교가 다시 성사되면 북핵 문제 뿐 아니라, 더 광범위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비핵화 목표가 흐려지는 것 아닙니까? 군축협상에 그칠까요?

슈라이버 전 차관보) 트럼프 2기 정부에서 북한 비핵화 우선순위가 낮아질 것이라는 말이 아닙니다. 북한이 1990년대 초에 원자폭탄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처음으로 시연한 이후로 30년 이상 외교를 통해 한반도의 비핵화를 이루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우리는 6자회담, 4자회담, ‘최대 압박’, 무시 전략 모두 해 봤습니다. 현실은 북한이 전략적 역량과 핵무기, 운송 체계를 개선하는 속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의 충동과 본능은 북한과 다시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하노이 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결렬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진전을 이루기 매우 어려웠던 문제로 돌아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정부와 협의해 북한에 대한 보다 포괄적인 접근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고 봅니다. 비핵화를 포함하는 광범위한 이슈를 살펴보기를 바랍니다.

기자) 정치적 혼란 속에 있는 한국과 조율하는데 트럼프 정부가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요?

슈라이버 전 차관보) 어려운 도전이지만, 우리는 한국이 안정되고 이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는 믿음과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경우 제도적 관계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한 동맹은 여러 중요한 요소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주한미군, 한국 국방부, 한국군과의 관계, 그리고 무역과 상업 기관 간의 기타 제도적 관계가 있죠. 한국이 앞으로 정치와, 지도부에 대한 고려 사항을 정리해 나가는 가운데 이런 관계가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는 도전이 될 것이지만, 저는 그 결과가 잘 나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지금까지 랜들 슈라이버 전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로부터 트럼프 2기 정부 하에서의 미한 동맹의 군사 관계와 국방 협력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조은정 기자였습니다.

(이 인터뷰는 길이와 명확성을 위해 일부 편집됐습니다)

Forum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