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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윤영관 전 한국 외교장관 “북러 밀착은 전술적 담합”


2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안북도 신의주시와 의주군 일대 홍수 피해 현장을 시찰했다고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출처: 조선중앙통신)
2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안북도 신의주시와 의주군 일대 홍수 피해 현장을 시찰했다고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출처: 조선중앙통신)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은 서로 필요에 의해 맺어진 ‘전술적 담합’에 불과하다고 윤영관 전 한국 외교통상부 장관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북한의 가치는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과거 노무현 정부에서 외교부 장관(2003-2004)을 역임한 윤영관 전 장관을 최원기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인터뷰]윤영관 전 외교부장관 “북러 밀착은 전술적 담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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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11일 워싱턴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미한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핵억제·핵작전 공동지침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윤영관 전 한국 외교통상부 장관.
윤영관 전 한국 외교통상부 장관.

윤영관) 그동안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강화되자 미국 정부의 지속적인 공약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의 마음속에는 과연 북한이 공격해 오면 미국이 북한의 대미 핵 공격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지켜줄까 하는 의구심이 증가해 왔습니다.
이번의 공동성명은 이 같은 미국의 핵 확장억제 공약 이행에 대한 한국인들의 불안감을 감소시켜 주는데, 긍정적인 기여를 할 것이라고 봅니다. 특히 정보공유, 위기시 협의, 공동 기획, 공동 실행 분야에서 공조를 강화하고, 전략자산을 상시배치 수준으로 전개하기로 합의한 것이 중요한 성과였다고 봅니다.

기자) 미국과 나토의 핵 공유를 미국과 한국과의 핵 억제와 비교하면 어느 쪽이 더 강력한가요?

운영관)나토의 핵 공유의 경우에는 전술핵이 나토 국가 본토에 배치되어 있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은 점이 차이입니다. 이 점이 한국 국민들에게 심리적으로 미치는 효과, 즉 불안감은 나토국가 국민들에 비해 클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번 합의대로 이행만 된다면 한미 간 상호 협력 수준은 오히려 나토-미국 간 협력보다 더 심층적일 수 있다고 봅니다.

기자) 지난 13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총격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대선 후보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미국 대선 판도가 트럼프 대 카멀라 해리스가 됐는데, 누가 더 유리하다고 보시는지요?

윤영관)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을 사퇴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후보로 지명한 후에 대선 판도가 상당히 변했다고 봅니다. 앞으로 누가 당선될지는 앞으로 남은 3개월 남짓 기간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기자) 트럼프는 아직 북한 문제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집권하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직접 대화에 나설까요?

윤영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까지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에 대해 개인적인 호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미북 간에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고 봅니다. 그 경우, 한국인들은 미국 정부가 얼마만큼 한국의 안보 우려를 해소해 주면서 북핵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진전을 거둘 수 있을지 매우 깊은 관심을 가질 것입니다. 따라서, 그러한 협상이 재개될 경우, 한미 당국 간에 아주 긴밀한 협의가 동시에 진행되기를 바랍니다.

기자) 트럼프는 올 5월 시사주간지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주한미군 철수 카드를 활용해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겠다고 했는데, 한국이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요?

윤영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고 분담금 증액을 요구해 온다면 한국 정부는 그에 응답해 협상에 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에 대비해서 지금 현재 진행 중인 한미간의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 결과는 트럼프 2기의 출범 시까지 최종적으로 확정하지 않는 게 좋을 것입니다. 협상이 진행된다면 한국 정부는 성실하게 임하되 미국 정부에 요구할 사항도 준비해 두어야 할 것입니다.

기자) 북한과 러시아가 지난 6월 19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했는데, 북한-중국-러시아 북방 3각 연대가 완성됐다고 볼 수 있나요?

윤영관)북중러 3각 연대가 완성되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무엇보다 중국은 한미일 대 북중러 라는 3각 대결 구도로 동북아 국제정세를 파악하는 것을 냉전적이라면서 반대해 왔습니다. 중국은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들 사이를 가능한 한 멀어지게 만들고, 미국의 동맹국들을 중국의 영향권으로 끌어들이면서 미국 주도 1극 질서를 다극 질서로 바꾸겠다는 대외전략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략은 북한 및 러시아가 지금 추구하는 외교와 큰 차이가 있습니다. 북러 동맹 부활 등 최근의 양국 관계 강화는 현 상황에서 서로 간의 필요에 의해 맺어진 전술적 차원의 담합이라고 보입니다. 예를 들어,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결되면 러시아 입장에서 볼 때 북한의 가치는 상당히 떨어질 것입니다.

기자)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해야 할까요?

윤영관) 한국은 당분간 중국이 외교력을 발휘해 러시아가 북한에 첨단 군사기술을 제공하는, 즉 레드라인을 넘는 일이 없게 하도록 중국을 독려하는 외교에 우선적으로 집중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한 노력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결국 러시아가 북한에 군사기술을 제공하게 되면, 그때는 살상 무기를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현재 한국 외교는 미국을 중시하는 ‘동맹론’과 ‘균형 외교론’ 사이에 있는데, 어떤 선택을 해야 한다고 보는지?

윤영관) 2018년 이래 미중 간의 대결이 아주 심각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2019년 하노이 핵 협상 실패 후 북한의 대남 군사적 위협이 크게 고조되었습니다. 이 같은 현재 상황을 고려한다면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유지를 앞세우는 한국의 동맹국, 미국을 중시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또 현명한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미 동맹관계는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이지만 한중관계는 생사 문제가 아니라 주로 경제가 관련된 문제입니다. 한국인의 입장에서 우선순위는 명확하다고 봅니다.

기자) 최근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의 리일규 참사관이 한국으로 망명해 언론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인터뷰를 보시고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윤영관) 북한 김정은 정권이 남북 적대국가 관계론을 내세우고, 남북 간의 모든 연결 고리를 끊고 있는 것이, 주민들의 마음속에 있는 통일에 대한 염원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 새로웠습니다. 리일규 참사관뿐 아니라 수명의 고위급 인사들이 최근 탈북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과거 탈북은 먹고 살기 위해 이루어졌는데, 이제는 양상이 달라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분명한 것은 경제난이 심각한 것으로 보이고, 이것이 장기화되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누적되고, 북한 권력자가 이를 통제하는 비용은 갈수록 증가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즉 북한 권력자의 체제 유지 비용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기자) 윤영관 전 장관님,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영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한국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으로부터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 그리고 이에 대한 미한 양국의 대북 억제에 대한 평가와 의미 등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최원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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