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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0개국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조국 부끄럽다" 러시아 외교관 공개 사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23일 펜타곤에서 '우크라이나 방위연락그룹(UDCG)' 2차 회의를 화상으로 주재한 뒤 브리핑하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23일 펜타곤에서 '우크라이나 방위연락그룹(UDCG)' 2차 회의를 화상으로 주재한 뒤 브리핑하고 있다.

세계 20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 등 군수물자를 포함한 안보 지원을 약속했다고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23일 밝혔습니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47개국 국방 당국자들이 참가한 '우크라이나 방위연락그룹(UDCG)' 2차 회의에서 "많은 국가들이 결정적으로 필요한 포탄과 해안 방어 시스템, 탱크, 기타 장갑차를 기부하고 있고, 또 다른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군에 대한 훈련을 제공하고 있다"며 이같이 발표했습니다.

오스틴 장관은 특히 우크라이나의 해안 방어를 돕기 위해 미사일 등을 보내기로 약속한 덴마크에 감사를 표시했습니다.

덴마크는 '하푼' 대함 미사일을 제공하게 됩니다. 보잉사가 만든 미사일로, 사거리 100㎞가 넘어 우크라이나 항구에서 흑해에 있는 러시아 함정을 공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크라이나가 꾸준히 요구하던 장거리 공격 무기가 처음 지원되는 것이어서 기대를 모으는 중입니다.

이밖에 슬로바키아와 프랑스는 곡사포를 지원합니다. 프랑스가 제공하는 제품은 트럭에 장착하는 형태여서, 발사 후 신속히 이동해 원점 타격을 회피할 수 있습니다.

오스틴 장관은 아울러, 공격용 헬리콥터, 탱크, 로켓 시스템을 전달한 체코에 감사를 표시했습니다.

또한 이탈리아, 그리스, 노르웨이, 폴란드가 필수적인 포병 시스템과 탄약을 보내줬다고 설명했습니다.

오스틴 장관은 특히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안보 지원을 협조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면서 상당한 물량의 장비를 제공했다고 찬사를 보냈습니다.

■ 우크라이나 국방장관 전황 보고

이날 회의에선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으로부터 현재 전황에 대한 보고도 진행됐습니니다.

오스틴 장관은 "오늘 레즈니코프 장관, 그의 팀과 함께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우선적 요구사항과 전황에 대해 더 분명하고 공통된 인식을 얻었다"고 설명했습니다.

UDCG은 지난 4월 창설돼 매월 회의를 통해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논의하는 정례 협의체입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외에 한국, 일본, 뉴질랜드 등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독일 람슈타인 미 공군기지에서 모인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 회의입니다. 이번 2차 회의는 화상으로 진행됐고, 47개국 국방 당국자들이 참가했습니다.

■ 러시아 "포로교환 논의 중"

우크라이나 동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저항을 포기하고 러시아 측 통제 지역으로 후송된 장병들과 러시아군 포로의 교환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23일 "아조우스탈의 투항병과 우크라이나에 붙잡힌 러시아군 포로의 교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습니다.

루덴코 차관은 다만 "포로 교환은 나의 소관 분야가 아니"라고 전제하고 "이미 어딘가(담당 부처)에서 우크라이나 측을 상대할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같은 논의 과정에서 "상식과 배치되지 않는다면 어떤 선택도 가능하다"고 루덴코 차관은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측도 이같은 상황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23일)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 포럼)에서 화상으로 진행한 연설을 통해 "내일이라도" 포로 교환을 진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 "조국 부끄럽다" 러시아 외교관 공개 사표

러시아 고위 외교관이 우크라이나 침공 명령을 내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공개 비판하며 사임했습니다.

제네바 주재 유엔 러시아 대표부 소속 보리스 본다레프 참사관은 23일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히고, 동료 외교관 등에게 보내는 영문 입장문을 공개했습니다.

본다레프 참사관은 입장문에서 "외교관 경력 20년간 외교 정책이 바뀌는 것을 봐왔지만, (우크라이나 침공일인) 지난 2월 24일만큼 조국이 부끄러웠던 적은 없다"고 사임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번 침공을 '특별군사작전'이라고 명명한 러시아 관리들과 달리, 본다레프 참사관은 "푸틴(러시아 대통령)이 일으킨 공격적인 전쟁, 사실상 서방 전체를 등 돌린 전쟁"이라고 직시했습니다.

아울러 이번 전쟁이 극소수 권력계층의 욕망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본다레프 참사관은 "전쟁을 마음에 품은 이들이 원하는 것은 거만한 궁전에서 살고 크고 비싼 요트를 몰면서 무한한 권력을 즐기는 것"이라며 "이런 목적을 위해 수천 명의 러시아, 우크라이나인이 희생됐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서 "이 전쟁을 구상한 자들은 단 한 가지만 원한다"며 "영원히 권좌에 남아 무제한의 권력을 누리며 완전한 면책을 누리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그들은 적당히 필요한 만큼의 생명을 희생할 용의가 있다"며 "이미 수천 명의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이 이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직속 상관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에 대해선 "수많은 동료들이 전문가이며 지식인인 그를 높이 평가해왔으나, 이제 그는 끊임없이 분쟁 성명을 발표하고 핵무기로 세계를 위협하는 사람이 됐다"고 비난했습니다.

이어서 "오늘날 러시아 외무부는 외교는 커녕 전쟁을 조장하고 거짓말과 증오만 일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개전 후 사임 두번째 고위직

본다레프 참사관은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이에 항의하며 사직한 두번째 고위직 인사입니다.

지난 3월 아나톨리 추바이스 러시아 기후 특사가 직을 던진 바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추바이스 특사는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진 않았습니다.

본다레프 참사관은 지난 2002년부터 외교관으로 일한 베테랑입니다. 군축·비확산 분야 전문가로서, 2019년 이래 제네바 유엔 대표부 참사관 직책을 수행해왔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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