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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러시아연결 가스관 승인 중단...영국 잉글랜드 코로나 방역 해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22일 베를린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22일 베를린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독일이 러시아 제재의 일환으로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천연가스관 ‘노르트스트림 2’의 사업 승인 절차를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영국 정부가 코로나 관련 방역 규제를 모두 해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최근 공개된 스위스 대형은행의 비밀 고객 가운데 아랍 군주들과 정보 수장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독일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군요?

기자) 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22일,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노르트 스트림 2’ 가스관 사업 승인 절차를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노르트스트림 2 가스관 사업 중단은 미국 등 서방 세계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놓고, 러시아 제재의 핵심으로 간주해온 조처인데요. 그간 비교적 소극적이었던 독일이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숄츠 총리의 발표 내용 들어보죠.

기자) 네. 숄츠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반군 2개 주의 독립을 승인한 것은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침해하고 국제법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숄츠 총리는 독일 정부는 그에 대응해 노르트스트림 2 사업 인증 절차를 중단하며, 러시아 대통령의 일방적이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대응하는 것은 이제 국제사회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도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2일 직접 대국민 담화를 통해,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발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하고 있다”라고 선언하고, 러시아 최대 국책은행 등 금융 기관 2곳과 국가 채무, 러시아 지도층과 그 가족에 대한 제재를 단행한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러시아가 추가 움직임을 보이면 제재 조처를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유럽에 있는 동맹을 위해 추가 병력과 장비 이동을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21일)에는 돈바스 지역과의 무역, 투자 등의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행자) 다른 나라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영국도 22일 러시아 은행 5곳과 개인 3명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습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로시야은행’과 ‘IS 은행’ 등 5곳과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겐나니 팀첸코 등 러시아 최고 부호 3명의 자산 동결 등의 제재를 단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유럽연합(EU)도 금융시장 차단과 러시아 관리와 기업 등을 겨냥한 제재 논의에 들어갔는데요. 로이터 통신은 22일, EU 소식통을 인용해 회원국 간에 합의에 근접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국제 사회가 러시아의 행동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반군들의 독립을 승인하고 이 지역에 대한 러시아군의 진입을 명령하자마자 국제 사회도 바로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세계 주요 지도자들은 러시아의 행동은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일제히 규탄했습니다.

진행자) 돈바스 분리주의 반군들은 친러시아 세력들이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을 때, 이들도 우크라이나로부터 분리 독립을 요구하며 무력 투쟁을 벌여왔습니다. 이들은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 ‘루간스크인민공화국’이라는 정부도 수립했는데요.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가 격화하는 와중에 이날, 푸틴 대통령에게 자신들의 독립을 승인해달라고 공식 요청했고요. 푸틴 대통령은 바로 몇 시간 후 긴급 국가안보회의를 열고 “오늘 이 문제를 결정할 것”이라고 예고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결국 이들 2개 주의 독립을 승인한다고 발표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한 이 2개 주의 이른바 ‘평화 유지’ 임무를 위해 군 병력의 진입을 명령했습니다. 로이터 통신 등 여러 매체는 푸틴 대통령의 명령 후, 돈바스 지역으로 대규모 군사 장비 행렬이 이동하는 게 목격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돈바스 지역에 투입하겠다는 병력 규모는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푸틴 대통령은 이날 병력 규모, 또 정확한 진입 시기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이 서명한 법령에는 러시아가 2개 공화국에 군사 기지를 세울 권리가 있다는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한편 러시아 타스 통신은 22일,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이 돈바스에 아직 군대를 파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도 긴급 소집됐다고요?

기자) 네. 우크라이나의 요청에 따라 미국과 영국 등 안보리 이사국의 신청으로 미국 시간으로 21일 밤 9시 유엔 안보리 회의가 긴급 소집됐습니다. 공교롭게도 2월 안보리 순회 의장국이 러시아인데요. 러시아는 비공개회의를 원했지만 다른 이사국들이 거부해 공개로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이례적으로 밤에 소집될 만큼 사태의 긴박함을 보여주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는 유엔안보리 회의에서 자국의 조처에 대해 설명했지만, 나머지 14개 안보리 회원국, 그 누구의 지지도 받지 못했습니다. 미국을 비롯해 프랑스, 영국, 인도, 멕시코 등 각국 대사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가장 소중하다면서 러시아의 행동을 규탄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대사의 발언 내용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전해 주시죠.

기자) 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군대가 돈바스 지역에서 ‘평화유지군’의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한 건 말도 안 된다면서, 추가 침공의 구실을 만들려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푸틴은 우리를 얼마나 밀어붙일 수 있는지 시험하는 중”이라면서 모든 나라는 우크라이나와 각국의 주권과 독립, 영토 보전을 위해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대사들의 주요 발언도 들어볼까요?

기자) 네. 니콜라 드리비에르 유엔 주재 프랑스 대사는 러시아가 최근 몇 주 동안 외교적 해법을 찾으려고 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외면하고, 도전과 대립의 길을 택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바바라 우드워드 영국 대사는 러시아의 군사적 행동을 중단하기 위한 안보리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안보리 차원의 대응은 사실상 불가능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러시아가 거부권을 가지고 있는 상임이사국이기 때문에 결의안 등 공식 대응 채택은 어렵습니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안보리에서, 미국과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무력 도발로 몰아넣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최근 계속 돈바스 지역 주민들과 인근 러시아 주민 거주지에 포격을 퍼붓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중국도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하나죠?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를 비롯해 최근 여러 국제 현안에서 중국은 러시아와 보조를 맞추고 있기 때문에 안보리 차원의 공식 대응은 기대하기 힘든데요. 이날 장쥔 유엔 주재 중국 대사는 러시아의 이번 움직임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모든 당사자가 자제하고, 긴장을 부추기는 행동을 피해야 한다고 간단히 말했습니다.

진행자)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행동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볼로미디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행동은 우크라이나의 주권에 대한 도전이자 침해이며, 러시아가 무슨 결정을 하든 절대 포기하지 않고 우크라이나의 영토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한 동맹국들에 러시아에 대한 명확하고 효과적인 제재를 촉구했습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1일 런던에서 코로나 방역 정책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연단을 떠나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1일 런던에서 코로나 방역 정책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연단을 떠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영국 정부가 코로나 관련 방역 규제를 모두 해제한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1일, 의회에서 잉글랜드에서 시행하고 있는 코로나 관련 법적 방역 규정을 모두 폐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존슨 총리는 그러면서 이제는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는 이른바 ‘위드 코로나(Living With Covid)’를 시작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방역 해제 조처가 잉글랜드에만 국한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영연방 4개국의 일원인 스코틀랜드와 웨일스, 북아일랜드는 각자 보건 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어, 이번 조처는 잉글랜드에만 적용됩니다. 스코틀랜드도 오는 28일부터 백신 접종 증명서 제시 의무화를 폐지하는 등 22일, 단계별 방역 조처 해제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잉글랜드 지역의 방역 해제는 언제부터 시작됩니까?

기자) 법적 규제 해제는 단계별로 이뤄지는데요. 일단 24일부터는 확진자의 자가 격리 법적 의무는 사라집니다. 단 정부가 확진자에 대한 자가 격리를 권고할 수는 있습니다. 또 직장인들도 더 이상, 자신이 확진 판정을 받았어도 고용주들에게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진행자) 그럼 노동 환경에서 코로나로 인한 제약이 많이 사라지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에 따라 영국 정부는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출근할 수 없었던 사람들에게 지급했던 보조금도 3월 24일부터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또 4월 1일부터는 무료로 제공하던 신속 검사도 중단합니다. 하지만 유증상 고령층은 계속 무료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른바 백신 접종 증명서는 어떻게 됩니까?

기자) 존슨 총리는 현시점에서 잉글랜드 안에서는 더 이상 백신 접종 증명서를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집권 보수당의 많은 의원들은 그동안 식당이나 공공장소 이용 시 백신 접종 증명서를 요구하는 것에 반대해왔습니다.

진행자) 그럼 영국 정부는 잉글랜드에서 코로나가 종식됐다고 보는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존슨 총리는 “오늘은 우리는 코로나와 승리했다고 선언하는 날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정점은 지났다고 강조했습니다. 존슨 총리는 오미크론 감염 후 중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으며, 대규모 검사를 하는 의미도 별로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영국의 전체 코로나 상황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발표 기준으로 22일 현재, 영국은 누적 확진자 약 1천880만 명, 누적 사망자 16만1천여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크레디트스위스' 은행 본사 (자료사진)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크레디트스위스' 은행 본사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스위스 대형 은행의 비밀 고객 명단이 유출됐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세계 최대 민영 은행 가운데 하나인 ‘크레디트스위스(Credit Suisse)’에 비밀 계좌를 가지고 있는 고객들의 명단이 유출됐는데요. 여러 아랍 군주들과 정보 수장 등 전 세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명단은 어떻게 유출된 겁니까?

기자) 크레디트스위스에 있는 익명의 내부 고발자가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에, 1940년부터 2010년까지의 계좌 정보를 제공했고요. 쥐트도이체차이퉁은 이 정보를 비영리 탐사 매체 ‘조직범죄부패보도프로젝트(OCCRP)’와 미국 ‘뉴욕타임스’, 영국 ‘가디언’ 등 전 세계 46개 언론 매체와 공유했습니다.

진행자) 수십 년간의 거래 명세라면, 규모가 상당히 방대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출된 자료에는 전 세계 약 3만 명에 달하는 고객들의 정보, 즉 이름, 계좌 개설과 해지 날짜, 최고 입금액과 평균 액수 등의 자세한 정보가 담겼습니다. OCCRP는 그동안 이 방대한 자료를 분석해 지난 20일 이를 공개했습니다.

진행자) 현재까지 밝혀진 내용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크레디트스위스 고객들 가운데는 필리핀의 인신매매범, 뇌물수수 혐의로 수감된 홍콩 증권거래소 사장, 여자 친구 교사를 지시한 레바논의 억만장자, 베네수엘라 국영 기업 고위 간부들, 부패한 정치인, 정보 수장에 이르기까지 망라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일반 사람들도 알 만한 유명 인사로 누가 있습니까?

기자) 권력자들의 경우, 비밀 계좌의 주인들은 대부분 권좌에서 물러나거나 사망했고요. 현재 권좌에 있는 사람으로는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 왕비를 꼽을 수 있습니다. 압둘라 2세는 이 은행에 6개의 계좌가 있는데요. 2015년 기준으로 그 중 한 계좌에만 2억2천400만 달러가 예치돼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요르단 왕비 역시 2013년 한 계좌에 4천만 달러 상당을 예치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요르단은 중동의 대표적인 친미 국가 가운데 하나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와 더불어 미국 정부로부터 수년간 군사적, 경제적 지원금도 받아 왔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지원금이 2018년 기준, 220억 달러에 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또 어떤 인물이 눈에 띕니까?

기자) 네.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의 아들들도 크레디트스위스 은행에 비밀 계좌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지난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혁명 당시 축출됐는데요. 이들 형제는 2003년 약 2억 달러에 상당했던 공동 계좌를 포함해 6개의 계좌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밖에 지난해 사망한 압둘라지즈 부테플리카 알제리 전 대통령, 2020년 타계한 술탄 카부스 빈사이드 오만 전 국왕 등도 역시 스위스 은행 계좌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비밀 고객 명단에 국가 정보 수장들도 있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명단에는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긴밀히 협력해온 이집트, 요르단, 예멘 등 전∙현직 정보 수장의 이름도 올랐습니다. 이들 중 일부는 고문과 인권 유린을 자행해 비판을 받던 인사들인데요. CIA 전직 관리는 뉴욕타임스에, 정보수장의 이름으로 된 계좌는 정부 활동에 쓰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명단 공개에 크레디트스위스 은행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은행 측은 해당 보도가 나온 20일, 즉각 성명을 내고 보도 내용을 강력히 부인했습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자사의 영업 관행에 관한 의혹과 추측을 거부한다며, 제기된 주장들은 금융관련법과 관행이 지금과는 매우 달랐던 시대에 발생한 것으로 대부분 역사 속의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요르단 왕실 측도 성명을 내고, 스위스 은행 계좌와 관련해 어떠한 불법적이고 부적절한 행위는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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