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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토 "러시아군 오히려 증파"...미 "중국 무역합의 이행 미흡"


1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방장관 회의 직전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이 기자회견하고 있다.
1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방장관 회의 직전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이 기자회견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가 병력을 철수하고 있다는 주장과는 달리 오히려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다고 서방측이 밝혔습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미-중 ‘1단계 무역 합의’ 이행 수준을 평가하고, 중국의 국가 주도 무역을 상대하기 위해 새로운 수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유럽연합(EU)의 법치 원칙을 위반한 회원국에 대해서는 예산 지원을 끊을 수 있다고 유럽사법재판소가 밝힌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우크라이나 위기 사태가 러시아의 병력 철수 주장을 둘러싸고 새로운 양상을 맞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가 연이틀, 훈련을 마친 남관구와 서관구 소속 일부 병력이 철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우크라이나 전선 일대에서 병력이 감축된 게 아니라 오히려 늘었다고 반박하며 진위 공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동영상도 공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 국방부는 탱크와 자주포 등 군사 장비를 실은 열차가 이동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는데요. 하지만 철수하는 병력의 규모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나토는 러시아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나토는 러시아의 철수 주장을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7일, 러시아는 어떠한 군대도 철수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더 많은 군대를 접경 지대로 이동시켰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수일 내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면서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은 여전히 매우 높고, 모든 징후가 그들이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는 걸 가르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 국무장관도 전날 같은 맥락의 발언을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6일, 미국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유감스럽게도 러시아의 말과 행동에는 차이가 있다며 “우리는 아무런 의미 있는 철수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 국무부는 17일, 러시아가 지난주 모스크바 주재 미 대사관의 바트 고먼 부대사를 추방했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는 러시아의 조처는 정당하지 않으며,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로 간주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금 우크라이나 일대 러시아 병력 규모는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미국 정부는 약 15만 병력이 우크라이나 북부와 동부, 남부를 에워싸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한 미국 정부 고위 관리는 요 며칠 새, 러시아가 최대 7천 명을 우크라이나 국경 일대에 더 배치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전선 쪽으로 병력이 더 늘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러시아의 주장과는 달리, 전초 부대 신규 병력 등 러시아군이 계속 우크라이나 근처로 집결하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16일) 정례 브리핑에서 “더 많은 러시아군, 적지 않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와의 국경 지대에 있고, 걱정스럽게도 이들은 전투 위치로 이동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나토 측의 발표도 들어보죠.

기자) 네. 이날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30개 회원국 국방장관 회의가 열렸는데요.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가 외교적 노력을 하려는 용의가 있다는 신호는 들었지만, 아직은 어떠한 긴장 완화 조짐도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반대로 러시아는 여전히 군사력을 증강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나토의 평가를 뒷받침할 증거 같은 건 없습니까?

기자) 네. 인공위성 사진을 통해 군사행동을 추적하는 폴란드에 본부를 둔 ‘로찬컨설팅’도 러시아의 주장에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로찬컨설팅은 러시아가 일부 병력을 원주둔지로 보내고 있다고 주장한 이래, 더 많은 러시아 군용 열차가 우크라이나 근처에 도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로찬컨설팅은 보고서에서, 군대 철수 조짐은 보이지 않고, 사실은 그 반대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우크라이나 정부도 러시아의 병력 철수 주장은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병력이 계속 증강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은 러시아의 전면 침공 가능성이 임박했다는 관측과는 달리, 현재 우크라이나 접경에 집결한 병력 규모는 대규모 전면전을 치르기에 부족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에스토니아 정보 당국도 러시아가 전면전보다는 제한적인 공격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에스토니아는 발트해에 있는 구소련 국가의 하나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리고 현재 나토 회원국이기도 합니다. 미크 마란 에스토니아 대외정보국장은 이날(16일) 기자들에게, 러시아가 미사일 폭격 등의 제한적 공격을 통해 주요 지역을 점령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마란 국장은 지금까지 분석한 바에 따르면, 러시아가 인구가 많은 도시는 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격렬한 전투가 벌어질 가능성도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말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돈바스 일대에는 친러 반군이 세운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이 있습니다.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을 때 이들도 반군 정부를 수립했는데요. 군사적 충돌 후, 이들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정부는 ‘민스크협정’을 체결하고 정전을 선언했지만, 이후로도 산발적 교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돈바스 일대에서 새로운 충돌이 있었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네. 루간스크공화국 지역 반군들이 17일, 지난 24시간 새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박격포와 수류탄 등 네 차례 공격을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를 부인하고, 오히려 반군이 우크라이나군을 포격했다고 주장했는데요. 미국 정보 당국은 그동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구실을 만들기 위해 돈바스 지역 반군들을 이용할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해왔습니다.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자료사진)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합의 이행을 평가한 미국 정부 보고서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16일, ‘2021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준수”에 관한 연례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미국은 중국이 지난 2001년 WTO에 가입한 이래 매년 해당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해왔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에는 첫 보고서가 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또 캐서린 타이 대표가 미국의 무역을 총괄하는 무역대표부 대표를 맡은 후 첫 보고서이기도 한데요. 따라서 이번 보고서에는 타이 대표의 대중국 무역 전략이 반영돼 있다는 평가입니다.

진행자) 보고서 주요 내용 짚어 주시죠.

기자) 네. USTR은 보고서에서, 중국이 미국과 체결한 ‘1단계 무역 합의’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USTR은 중국이 1단계 무역 합의 이행 사항인 미국의 상품, 서비스, 에너지 구매가 크게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 합의를 체결한 게 언제였죠?

기자) 2020년 1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입니다. 중국은 당시 공산품과 농산물, 에너지, 서비스 등 분야에서 미국 상품과 서비스를 향후 2년간 2천억 달러 규모 늘리겠다고 합의한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두 강대국 간의 이른바 ‘무역 전쟁’은 일단락됐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양국이 1단계 무역 합의를 체결한 게 만 2년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1단계 무역 합의 체결과 함께 당초 고려했던 고율 관세 부과를 연기했는데요.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중국은 합의 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1단계 무역 합의는 미국 측이 다루고자 하는 많은 우려를 다루지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WTO 활동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했습니까?

기자) 네. 중국은 WTO 가입 후에도, 시장 중심의 경제 원칙을 도입하지 않고, 국가가 주도하고, 비시장적인 접근법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이런 접근법은 시간이 갈수록 오히려 강화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미국 기업과 노동자에 불이익을 준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USTR은 중국과의 무역을 위해 어떤 접근법을 제시했습니까?

기자) 네. USTR은 중국은 미국의 중요한 교역파트너라고 규정했는데요. 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불공정한 정책과 관행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USTR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무역 수단을 발전시킬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중국의 국가 주도 무역을 상대하기 위해 기존의 무역 수단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무역 수단을 만들 필요도 있어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이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17일, 미국 정부가 중국이 국제 경제와 무역 규칙에 있어 비시장적 접근을 하고 있다고 주장할 증거가 없다고 반발했습니다. 가오펑 대변인은 또 양국 관계가 올바른 방향으로 회복될 수 있도록, 미국 정부가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접근법을 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바르가 주디트 헝가리 법무장관이 16일 부다페스트에서 유럽사법재판소(ECJ) 판결에 관해 회견하고 있다.
바르가 주디트 헝가리 법무장관이 16일 부다페스트에서 유럽사법재판소(ECJ) 판결에 관해 회견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폴란드와 헝가리가 유럽연합(EU)에서 받는 지원금이 삭감될 가능성에 놓였다고요?

기자) 네, 유럽사법재판소(ECJ)가 16일에 내린 결정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회원국들이 EU 지원금을 받으려면 반드시 EU의 법치 원칙을 따라야 한다는 내용인데요. 법치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회원국에 대해서는 EU 집행위원회가 예산 지원을 보류하거나 임시로 중단할 수 있다고 밝힌 겁니다. ECJ는 EU의 대법원 격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EU 관련 법규를 해석하는 최고 사법 기관입니다.

진행자) 어떻게 이런 결정이 나오게 됐습니까?

기자) EU 집행위의 이런 조건부 예산 지원 규정에 대해 폴란드와 헝가리가 반발한 데 따른 겁니다. 두 나라가 이런 규정이 합법인지 밝혀달라고 ECJ에 요청한 겁니다. ECJ는 이날(16일) 성명에서 EU 집행위가 엄격한 절차를 준수해야 하지만, 회원국에 예산 배정을 보류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적시했습니다. 그러면서 법치를 따르는 것이 EU 회원국으로서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조건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헝가리와 폴란드는 EU 지원금을 많이 받는 나라들인데요. 최근 국내 정책을 두고 EU 집행위와 갈등을 빚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정부가 사법부와 언론을 통제하려 하고, 국민의 권리를 제한한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폴란드의 경우, 판사징계위원회 설치 등 정부가 추진하는 사법 개혁이 특히 문제가 됐는데요. EU가 회원국에 요구하는 사법부 독립과 법치주의에 어긋난다는 겁니다. 그런가 하면,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 정부는 성 소수자 등 소수자들의 권리를 제한한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폴란드와 헝가리가 공산국가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두 나라는 지난 2004년에 EU에 가입했는데요. 이후 EU는 두 나라의 경제개발과 사회개혁을 위해 수십억 달러의 예산을 집행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런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EU 가치를 따라야 한다는 것이 EU 집행위의 입장이었는데, 이번에 ECJ가 이를 확인한 겁니다.

진행자) EU 집행위는 이미 이들 나라에 지원할 코로나 구호 기금을 동결한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폴란드에 배정됐던 410억 달러, 그리고 헝가리에 배정된 코로나 구호 기금 약 85억 달러가 동결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 기금 외에 폴란드와 헝가리에 배정된 예산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네. 폴란드의 경우에는 2027년까지 기후변화 대응과 디지털화 촉진, 또 공공보건 부문을 포함해서 약 850억 달러 이상이 배정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리고 헝가리는 1인당 EU 예산 배정액이 상당히 큰 나라입니다.

진행자) ECJ 판결에 대해서 어떤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판결”이라며 환영했습니다. 또 유럽의회는 집행위에 신속하게 행동하라고 촉구했는데요.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몇 주 내에 어떤 조처를 할지 결정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폴란드와 헝가리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폴란드는 주권을 위협하는 위험한 결정이라고 반발했고요. 헝가리 역시 정치적 결정이라고 비판했는데요. 두 나라는 기후변화와 에너지, 외교 정책 등 EU 회원국들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한 결정에 협조하지 않는 방식으로 보복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이 기사는 로이터, AFP 통신을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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