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위기 사태를 둘러싸고 서방과 계속 협상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병력 일부는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에서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긴급권한을 발동했습니다. 이스라엘 총리가 아랍 국가인 바레인을 처음 방문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오늘도 우크라이나 소식부터 보도록 하죠.
기자) 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에 일촉즉발의 긴장이 감돌면서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5일 러시아를 방문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서방과 미사일 등 안보 현안에 대해 계속 대화할 용의가 있으며, 우크라이나와의 접경 지대에서 일부 병력 철수를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숄츠 총리는 병력 철수는 긴장 완화를 위한 좋은 신호이며, 사태 해결을 위한 외교적 가능성은 전혀 소진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계속 서방과 대화의 뜻을 보이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전날(14일) 모스크바 주재 CNN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은 항상 협상과 대화를 요구해왔으며 당연히 협상할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제기하고 있는 건 사실 러시아의 안전 보장이며, 우크라이나는 그 문제의 일부일 뿐이라고 말했는데요. 이보다 앞서 이날 러시아 국영 방송은 푸틴 대통령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등과 관련 사태를 논의하는 모습을 송출했습니다.
진행자) 회의 내용도 공개됐습니까?
기자) 네. 일부 공개했습니다. 공개된 영상에서 푸틴 대통령은 서방이 러시아를 끝없는 대화 속으로 끌고 들어가려는 게 아니냐면서, 여전히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은 있느냐고 질문했습니다.
진행자) 그런 질문에 라브로프 장관은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는 이미 서방에 끝없는 협상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고,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러시아의 핵심 요구를 막도록 허용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서방과의 대화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믿는다면서, 현 단계에서는 협상을 이어가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지금 러시아 일부 병력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서 철수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아직 독립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이날 발언과 더불어,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이 15일, 러시아 국방부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인데요. 대규모 군사 훈련은 계속되는 가운데, 남부 군관구와 서부 군관구 소속 일부 부대는 훈련을 완전히 종료하고 본대로 복귀하기 시작했다고 국방부 대변인은 밝혔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탱크와 장갑차 등 무장 차량이 열차에 실리는 영상도 공개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15일 '인테르팍스 우크라이나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측으로부터 계속 다른 발표를 듣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의 철수만 긴장 완화의 의지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우크라이나 현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수도 키예프를 중심으로 전쟁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접경 지역 일부 주민들은 러시아 침공에 맞서 무기를 들고 훈련하는 등 긴장이 감돌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16일을 우크라이나 ‘단결의 날’로 선포하고 국민들의 단합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일각에서는 이른바 ‘16일 침공설’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과 대국민 영상을 통해 “16일이 공격의 날이 될 거라는 말을 들었다”면서 “우리는 이날을 단결의 날로 만들자”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16일 침공설을 인정하는 건 아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겠다고 위협하고 있고, 마찬가지로 서방은 구체적인 날짜를 제시하면서 우크라이나가 공황 상태에 빠지도록 위협을 과장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16일, 전국적으로 국기를 게양하고, 10시에 국가를 부르며 전 세계에 우크라이나 국민의 단결을 보여주자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 요소 가운데 하나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과 관련해서도 언급했습니까?
기자) 네. 이날(14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는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나토 가입은 우크라이나 헌법에 명시된 국가 주요 목표라면서,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나토 가입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나토 가입은 먼 꿈이라고 표현해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시사했습니다. 앞서 영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현 긴장을 풀기 위해 나토 가입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의미 전달이 잘못된 것이라고 수습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의 움직임도 보겠습니다.
기자) 네.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대화 여지가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에 주목하면서도 긴장 완화를 위해서는 가시적이고 구체적인 조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은 일관되게 외교와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을 원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러시아가 외교에 관심이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4일, 불안정한 우크라이나 시장 안정을 위해 10억 달러의 차관 보증을 제안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캐나다로 가보겠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조처를 둘러싸고 캐나다가 몸살을 앓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캐나다 정부의 방역 조처에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하면서 수도가 마비되고 도로 곳곳이 차단되면서 큰 사회적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14일, ‘비상사태법’에 따른 긴급권한을 발동했습니다.
진행자) ‘비상사태법’이란 게 뭔가요?
기자) 1988년 제정된 법입니다. 이전의 ‘전시조처법’을 개정한 법인데요. 비상사태 시, 각 주 정부의 권한을 연방정부에 이양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법이 발동된 건 개정 전 포함, 세계 대전 때 두 번 발동됐고요. 평시에 발동된 건 1970년 단 한 차례뿐입니다.
진행자) 캐나다 정부는 그만큼 지금 사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비상사태법은 캐나다인의 생명과 건강,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이에 대응할 능력이나 권한을 초과할 만한 수준의 긴급하고 중대한 상황을 국가적 비상사태로 규정하고 있는데요. 트뤼도 총리는 14일, 대국민 연설에서 시위대의 봉쇄가 캐나다 경제에 막대한 해를 끼치고 공공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캐나다에서는 지금 수 주째 코로나 방역 관련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거죠?
지가) 그렇습니다. 당초 트럭 운전자들을 중심으로 캐나다 정부의 백신 접종 의무 조처에 반발하는 시위가 시작됐는데요. ‘자유의 호송대(Freedom Convoy)’로 명명된 시위는 현재 수도 오타와를 비롯해 캐나다 전역을 넘어, 호주, 뉴질랜드, 프랑스, 미국 등 전 세계에서 동조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트럭 시위대가 한때 미국과 캐나다를 연결하는 주요 고속도로도 점거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시와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시를 연결하는 ‘앰배서더 다리’가 트럭 시위자들로 인해 일주일이나 봉쇄됐었는데요. 앰배서더 다리는 양국 교역의 약 25%가 이뤄지는 통로로, 특히 이번 시위로 자동차 부품 등의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제품 생산에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현재 앰배서더 다리는 다시 개통된 상태입니다.
진행자) 긴급권한이 연방정부로 넘어가게 되면 연방정부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습니까?
기자) 연방정부는 집회와 시위 금지, 특정 지역 이동 금지 등의 조처를 할 수 있습니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시위대의 봉쇄 행위는 불법이라면서, 아직도 참여하고 있다면 이제는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비상사태법이 바로 발동되는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7일 안에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요. 하지만 보수당 등 야권에서는 나라의 분열을 일으키는 조처라는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승인 가능성은 불투명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가 아랍 국가인 바레인을 방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베네트 총리는 이스라엘 총리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14일 바레인을 방문했습니다. 1박2일 일정인데요. 베네트 총리는 15일 살만 빈 하마드 왕세자 겸 총리와 회담한 데 이어 하마드 빈 이사 알칼리파 국왕을 만났습니다.
진행자) 회담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왔습니까?
기자) 네. 바레인 총리실은 살만 빈 하마드 왕세자가 베네트 총리에게 모두 평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할 책임이 있으며 양국은 전쟁을 한 적은 없지만 관계도 활발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이스라엘 총리실은, 하마드 왕세자가 양국이 상호 존중과 안보 공유의 원칙에 입각해 보다 폭넓은 관계를 만들어 분쟁이 없는 자유로운 중동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베네트 총리가 바레인을 방문한 이유가 있죠?
기자) 네. 베네트 총리는 바레인으로 떠나기에 앞서 기자들에게 “특히 이런 격동의 시기에 선의와 공동의 적에 대처하는 협력, 그리고 미래로 이어지는 가교를 건설한다는 메시지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공동의 적이라면 어느 나라를 얘기하는 겁니까?
기자) 이슬람 시아파 대국으로 핵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이란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바레인은 주민 다수가 시아파이지만, 바레인을 다스리는 왕가는 수니파입니다.
진행자) 바레인은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1년 아랍의 봄 당시 바레인에서 봉기가 발생했을 때 이를 진압하는 것을 사우디군이 도왔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8년 유가가 크게 하락했을 때도 사우디아라비아가 쿠웨이트, 그리고 아랍에미리트(UAE) 등과 함께 바레인을 경제적으로 돕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바레인은 미국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기도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미국 해군 5함대 사령부가 바레인에 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이 바레인이 국교를 수립한 것이 얼마 되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이스라엘은 지난 2020년 바레인과 UAE, 모로코 등 아랍국가들과 관계를 정상화하는 이른바 ‘아브라함 협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아브라함 협약은 미국이 중재한 거죠?
기자) 맞습니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재해 이스라엘과 UAE, 그리고 바레인 등 세 나라가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한 협정인데요. 나중에 모로코와 수단도 합류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이 아랍 국가들과의 관계를 점점 넓혀가는 모양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브라함 협정이 체결되기 전엔 중동에서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맺은 나라가 이집트와 요르단 2개국뿐이었는데요. 하지만, 과거 이스라엘에 적대적이었던 나라들이 점점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모색하는 양상입니다.
진행자) 베네트 총리는 이미 UAE를 방문한 바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해 12월 12일, UAE를 방문했는데요. 당시 이스라엘 총리가 UAE를 공식 방문한 건 역시 사상 처음이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