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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웜비어 아버지 “납북 피해자 가족과 유대, 북한 변화 모색할 것”


오토 웜비어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왼쪽)와 오토 웜비어 남동생 오스틴이 15일 일본 도쿄에서 ‘북한 인권 침해 계몽주간’을 맞아 열린 국제회의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토 웜비어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왼쪽)와 오토 웜비어 남동생 오스틴이 15일 일본 도쿄에서 ‘북한 인권 침해 계몽주간’을 맞아 열린 국제회의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긴밀한 공조로 일본인 납치 등 인권 문제와 관련해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인권 개선 없이는 북한의 경제 번영과 발전이 힘들기 때문에 북한 정권이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도쿄에서 김영권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일본인 납북자 가족들과 중학생 80여 명이 모든 납북자의 귀국을 염원하며 ‘고향’이란 노래를 함께 부르고 있습니다.

납북자 관련 글짓기대회에서 상을 받은 청소년들이 13살 때 납북된 요코타 메구미 씨를 그리며 쓴 글을 낭독하는 목소리도 들립니다.

지난 15일, 일본 도쿄에서는 ‘북한 인권 침해 계몽주간’을 맞아 일본 정부가 주최하는 국제회의가 열렸습니다.

이 회의는 북한 정부가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납북자 문제 등 현안과 관련해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도록 국제 협력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열렸습니다.

회의에는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 상태로 풀려난 뒤 숨진 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 씨가 참석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녹취: 프레드 웜비어 씨] “Two days ago, my son Otto would’ve turned twenty-four. His birthday was December 12….”

웜비어 씨는 지난 12일이 아들 오토의 생일이었다며, 그를 계속 기리고 비슷한 처지에 있는 납북자 가족들을 지원하기 위해 일본에 왔다고 말했습니다.

웜비어 씨 가족은 앞서 북한 정권이 아들의 죽음에 책임을 지고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미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웜비어 씨는 이날 발언에서 지난 60년 이상 “북한 정권은 인질을 잡고 고문하며 법적 절차 없이 처형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프레드 웜비어 씨] “They are hostage-taking, torture, and extrajudicial killing. Too many families have suffered from the such method.”

북한 정권의 이런 통치체제 때문에 너무 많은 가족이 고통받아 왔고 피해자들은 공포로 마비됐다는 겁니다.

웜비어 씨는 이런 북한 정권의 테러 피해자 가족으로서 지금도 고통받는 북한 주민과 납북자 가족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북한 정권이 이렇게 자신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방치하고 대응하지 않은 미국과 일본, 한국 등 국제사회에도 책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웜비어 씨는 이날 행사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김정은은 우리가 보내는 메시지를 신경 쓰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북한의 변화 방안을 찾고 개발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프레드 웜비어 씨] “I don’t think he cares what we have to say. I think it’s more important for us to develop methods...”

야만적인 북한 정권 치하에 홀로 방치됐던 아들 오토가 숨졌을 때 자신은 북한 상황이 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아들에게 굳게 약속했다는 겁니다.

웜비어 씨는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북한 정권을 겨냥해 소송을 제기했고 일본에도 왔다며, 김정은 정권이 북한 주민 등 인간에게 하는 끔찍한 짓들을 세상에 더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납치문제 담당장관을 겸하고 있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납치 등 북한의 심각한 인권 침해 문제는 이제 국제사회의 공통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가 최종 보고서에서 북한 내 광범위한 인권 침해는 현대사회의 어떤 국가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고 밝혔고 반인도적 범죄까지 규명했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15일 일본도쿄에서 열린 북한인권 관련 국제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15일 일본도쿄에서 열린 북한인권 관련 국제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스가 장관은 특히 일본인 납치 문제는 주권,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중대한 문제로 책임을 갖고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정부를 직접 비판하지 않은 채 북한이 올바른 길을 선택하면 밝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에는 풍부한 자원과 근면한 노동력이 있기 때문에 북한 정부가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며 올바른 길로 나아간다면 밝은 미래를 그릴 수 있다”는 겁니다.

스가 장관은 그러면서 일본은 북한과 상호 불신을 타파하고 핵·미사일과 납치 문제를 해결하며 불행한 과거를 청산해 북한과 국교 정상화를 지향해 나갈 결의로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정부는 과거 일본인 13명을 납치했다고 시인한 뒤 사망자 8명을 제외한 5명과 가족을 일본에 보냈고, 이후 이 문제가 종결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공식 일본인 납북자가 17명에 달하며, 북한이 사망했다고 주장하는 일본인들의 생사 역시 신뢰할 수 없고, 확인되지 않은 실종자도 수 백 명에 달한다는 입장입니다.

이즈카 시게오 일본인 납치피해자가족회 대표와 가족들은 이날 행사에서 북한 정부가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일본 정부와 국제사회가 북한 정부를 더 외교적으로 압박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는 2014년 최종 보고서에서 북한 정권의 납치 행위를 반인도적 범죄 중 하나로 지목했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전쟁 전시·전후 등 1950~1980년대 사이에 북한 정권으로부터 납치된 한국과 일본인 등 모든 피해자를 20만 명 이상으로 추산했습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그레그 스칼라튜 미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은 북한 정권이 이런 국제사회의 목소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총장] “There can be no reconciliation, no development, no prosperity, no security guarantee without human rights.”

북한의 인권 개선 없이는 화해와 발전, 번영, 안전보장이 힘들다는 것을 북한 정부가 깨달아야 한다는 겁니다.

스칼라튜 총장은 모든 납북자가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고 북한 주민들에게 자유와 인권이 주어지도록 국제사회가 더욱 노력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일본 도쿄에서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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