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개인 변호사를 지냈던 마이클 코언 씨가 트럼프 대통령이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코언 씨는 또 모든 범법 행위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남부 국경을 넘다 잡힌 7살 여아가 사망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간첩 혐의로 기소된 러시아 여성이 법정에서 유죄를 인정한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개인 변호사를 지냈던 마이클 코언 씨가 지난 12일, 징역 3년 형을 선고받았는데요, 미국 ABC 방송이 코언 변호사를 단독으로 인터뷰했군요?
기자) 네. 코언 변호사가 ABC 방송과 회견한 내용이 14일 방송됐습니다. 코언 변호사는 이 회견에서 자신의 혐의와 관련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코언 변호사가 뉴욕 연방 검찰과 뮬러 특검에 기소됐었는데 무슨 혐의가 적용됐는지 다시 한번 정리해 볼까요?
기자) 네. 뉴욕 검찰이 기소한 건 세금사기, 금융사기, 그리고 선거자금법 위반 혐의입니다. 그리고 특검이 기소한 항목은 연방 의회에 위증한 혐의입니다. 이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하고 관계가 있는 건 선거자금법 위반과 위증 혐의입니다.
진행자) 선거자금법 부분은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하는 여성 2명에게 입막음용으로 돈을 준 것과 관련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과 10개월간 내연 관계였다고 주장한 캐런 맥두걸 씨,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과 한 차례 성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한 여배우 스토미 대니얼스 씨에게 돈을 주고 입을 막았는데, 이는 선거자금법 위반이라는 게 사법당국 판단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돈을 준 것이 사적인 거래라 법을 어기지 않았을뿐더러 다 코언 씨가 알아서 한 것이라고 설명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코언 씨는 트럼프 대통령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는데요. 코언 씨 ABC방송 회견 내용을 들어보시죠.
[녹취: 코언 변호사] “First of all, nothing at the Trump organization was done unless it was run through Mr. Trump…”
기자) 트럼프 그룹(Trump Organization)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모르고 진행되는 일은 없다는 겁니다. 돈을 준 건 트럼프 대통령이 지시해서 시작한 일이었고 자신은 트럼프 대통령 지시 아래 중간에서 서류만 검토했을 뿐이라고 코언 변호사는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두 여성에게 돈을 준 이유에 대해서도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코언 씨는 역시 선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가 대선에 미칠 영향을 크게 걱정했다는 겁니다. 그런가 하면 코언 씨는 이번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한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자신은 법정에서 진실을 말하고 징역형을 받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 행동에 책임을 지는 대신 트위터에서 자기 가족을 공격하고 자기를 거짓말하는 사람으로 몰았다는 겁니다.
진행자) 역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운한 감정이 있는 거로군요?
기자) 맞습니다. 충성할 가치가 없는 사람에게 충성했다는 건데요, 코언 변호사는 그러면서 사람들이 이제 트럼프 대통령을 믿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코언 변호사] “He knows the truth. I know the truth. Others know the truth..."
기자)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도, 다른 사람들도 진실이 뭔지를 안다면서 이제 전 세계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이 하는 말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코언 변호사 방송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 쪽에서 나온 반응이 있습니까?
기자) 네, 백악관은 언론이 코언 씨의 발언에 신빙성을 부여하는 건 터무니없는 일이라며 비판했습니다. 호건 기들리 백악관 부대변인의 말입니다.
[녹취: 기들리 부대변인] “The fact that the media is giving credence to a convicted criminal…”
기자) 기들리 부대변인은 14일, 스스로 거짓말을 했다고 인정한 범죄자의 말을 언론이 믿으려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코언 변호사에게 불법 행위를 지시한 일이 없다고 이미 여러 차례 밝혔음을 강조했습니다. 참고로 코언 변호사는 내년 3월 6일 교도소에 수감됩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남부 국경을 넘다 잡힌 소녀가 숨졌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남부 국경을 지키는 세관국경보호국(CBP)이 13일 미국 워싱턴포스트 신문에 전한 내용입니다. 지난 6일 뉴멕시코주 접경 지역에서 국경을 넘다 잡힌 7살 소녀가 나중에 탈수와 충격으로 사망했다고 CBP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사망한 소녀가 혼자 잡힌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과테말라 출신인데 아버지와 함께 다른 사람들 속에 섞여서 국경을 넘다가 6일 저녁 10시경에 CBP 요원에게 잡혔습니다. 그런데 소녀는 잡힌 지 약 8시간 뒤에 발작을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의료진이 응급처치했는데요. 그래도 상태가 좋지 않자 헬기로 엘파소에 있는 아동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소녀는 회복하지 못하고 이송된 지 하루가 안 돼서 숨졌다고 CBP 측은 발표했습니다. CBP는 소녀가 국경에서 잡히기 전에 며칠 동안 물과 음식을 먹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아이와 아버지 신원은 알려졌나요?
기자)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숨진 아이 아버지는 현재 엘파소에서 과테말라 영사를 만나기 위해 대기하고 있습니다. 한편 CBP 측은 사망한 아이를 부검할 예정이고요. 당시 현장 요원들이 적절하게 조처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숨진 아이를 진료한 병원 측은 소녀가 탈수와 고열, 그리고 충격으로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 사건과 관련해서 CBP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앤드루 미한 CBP 대변인이 이 사건을 보도한 워싱턴포스트 신문에 성명을 보냈는데요. 숨진 소녀의 가족에게 위로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미한 대변인은 소녀의 생명을 구하려고 현장 요원들이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다면서 아이의 죽음을 애도한다고 밝혔습니다. 역시 안타까운 일이지만, 정부 책임이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는데요, 하지만 민권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는 아이가 세상을 떠난 지 일주일이 넘어서야 이런 사실이 알려졌다면서 이 사건을 철저하게 조사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이 남부 국경에 도착한 ‘캐러밴’ 때문에 애를 먹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이 났군요?
기자) 네. 캐러밴이라면 중미 나라인 과테말라, 온두라스, 그리고 엘살바도르에서 출발해서 미국 남부 국경에 도착한 사람들 무리를 말하죠? 이들은 대부분 미국에 망명을 신청하려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이 캐러밴은 대부분 캘리포니아 쪽 국경에 가 있는데요. 이번에 숨진 소녀는 캘리포니아주 동쪽에 있는 뉴멕시코 쪽에서 국경을 넘다가 잡혔습니다.
진행자) 요즘 이렇게 가족 단위로 국경을 넘다가 잡히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CBP 발표를 보면요. 지난 11월에만 서남부 국경에서 가족 약 2만5천 명이 잡혔습니다. 이 가운데 약 1만1천 명은 텍사스 리오그란데 강 유역에서 잡혔고요. 6천 명은 텍사스와 뉴멕시코주에 걸치는 엘파소 구역에서 잡혔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국경을 넘다가 잡힌 가족이 7천 명에 불과했습니다.
진행자) 올해 들어 이렇게 국경에서 잡힌 가족 가운데 아이와 부모를 분리해서 큰 논란이 됐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른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서 아이와 부모를 분리했습니다. 이게 국경을 넘다 잡힌 사람은 무조건 기소한다는 원칙인데요. 그런데 아이들은 기소할 수 없으니까 부모와 떼놓은 겁니다.
진행자) 아이를 부모와 분리해서 수용했는데, 이게 비인간적이라는 비판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미국 안에서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그러면서 이를 막아달라는 소송도 제기됐는데요. 결국 연방법원이 분리된 아이들을 가족과 합류시키라고 명령해서 결국 이 무관용 원칙은 실질적으로 적용이 중단됐습니다.
진행자) 분리된 아이들을 가족과 합류시키라는 판결이 나왔어도 따로 수용된 아이들이 아직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원래 부모 없이 혼자 온 아이들도 있고요. 또 부모가 이미 추방됐거나 부모 가운데 범죄 경력이 있는 사람한테는 아이를 내주지 않기 때문에 계속 수용소에 있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최근 미국 공영라디오방송(NPR)은 수용소에 있는 아이들이 약 1만5천 명에 달하고 수용소가 거의 꽉 찬 상태라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1만5천 명이라면 상당히 많은 숫자군요?
기자) 네. 전국에 있는 100개 이상 시설에 수용돼 있는데, 수용소 정원 가운데 약 92%가 찼습니다. 수용소에 있는 아이들은 대부분 중미 출신 소년들로 혼자서 국경을 넘다가 잡혔습니다.
진행자) 요즘 이렇게 혼자 국경을 넘다 잡힌 아이들이 꽤 많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CBP 발표를 보면 11월에 매일 평균 아이 175명이 혼자 국경을 넘다 잡혔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시간에 이런 아이들이 사는 수용소가 열악하다는 소식을 전해 드린 적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텍사스 서부에 있는 토니요 수용소 실태에 대해 전해 드렸습니다. 토니요 수용소에 너무 많은 아이가 있는데, 직원이 부족하고 아이들 정신건강 상담이 부실하다는 보고서가 나온 바 있습니다.
진행자) 국경을 넘다 잡힌 아이들은 원칙적으로는 풀어주게 돼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무조건 풀어주는 것이 아니라 미국 안에 있는 가족이나 보호자에게 보냅니다. 이것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이라서 아이들이 수용소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간첩 혐의로 기소됐던 러시아 여성이 법정에서 유죄를 인정했다는 소식이죠?
기자) 네. 러시아 국적인 마리아 부티나 씨가 13일 법정에 나와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부티나 씨는 이날 미국 정부에 등록하지 않고 러시아 정부를 위해 스파이 활동을 한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진행자) 부티나 씨가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한 겁니까?
기자) 러시아 정부 쪽 지시에 따라 전미총기협회(NRA)와 공화당 등 보수 정치권에 접근해서 인맥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미국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해 러시아의 이익을 관철하려 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진행자) NRA라면 총기소지 권리를 옹호하는 단체인데, 부티나 씨가 NRA에 접근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NRA가 대표적인 미국 내 보수단체로 공화당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티나 씨는 NRA 통해 공화당이나 보수진영 인사들에게 접근하려고 시도했습니다. 부티나 씨는 또 지난 미국 대선 기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만남을 주선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부티나 씨가 러시아 쪽에서는 누구 지시를 받았습니까?
기자) 상원 의원을 지냈고 현재 러시아 중앙은행 부총재인 알렉산더 토르신으로 추정됩니다. 토르신 부총재는 러시아 정부의 해외 불법 활동에 연루된 혐의로 현재 미국 정부 제재 대상에 올라가 있습니다. 한편 미 사법당국은 부티나 씨가 러시아 국내 정보기관인 FSB와도 접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부티나 씨 혐의에 대해 러시아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모든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부티나 씨 얘기를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면서, 정보 부서에 물어보니까 그런 사람을 모른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진행자) 부티나 씨 사건은 뮬러 특검 수사와는 관련이 없죠?
기자) 관련이 없습니다. 하지만, 부티나 씨의 활동의 뮬러 특검이 조사하는 내용하고 관련이 있습니다. 뮬러 특검은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하고 있죠? 러시아 스캔들은 지난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했고, 이 과정에서 트럼프 후보 진영과 러시아가 내통했다는 의혹입니다.
기자) 부티나 씨가 유죄를 인정했는데, 이제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선고 공판이 내년 2월12일에 있습니다. 최고 징역 5년 형을 받을 수 있는데, 형기를 마치면 러시아로 추방될 가능성이 큽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