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가 연방정부 예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만났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 예산을 받지 못하면 연방 정부 부분 폐쇄도 불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간첩 혐의로 기소된 러시아 여성이 법원에서 유죄를 인정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 환경보호청(EPA)이 전임 오바마 행정부 때 도입된 수질보호 규정을 완화한다고 밝힌 소식, 이어서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11일 백악관에서 눈길을 끄는 회동이 있었죠?
기자) 네. 이날 오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 그리고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대표를 만났습니다. 2019 회계연도가 지난 10월 1일에 시작됐지만, 현재 연방 정부는 정식 예산이 아닌 임시 지출안으로 운영되고 있는데요,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습니다.
진행자) 이번 회동 분위기가 어땠습니까?
기자) 시작부터 양측이 입장을 굽히지 않은 채 충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대표들은 기자들이 보고 있는 공개석상인데도 얼굴을 붉히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양측이 무슨 문제 때문에 대립하는 겁니까?
기자) 바로 국경장벽 예산 문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남부 멕시코 접경 지역에 불법 월경자를 막을 국경장벽을 세워야 한다며, 건설 예산을 요구해 왔는데요, 새 회계연도에 관련 예산으로 50억 달러를 요구했는데요. 이 액수는 민주당이 제시하는 액수하고 차이가 크게 납니다.
진행자) 민주당이 제시한 액수는 얼마나 되나요?
기자) 민주당은 13억 달러를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 예산 문제에서 결코 양보할 수 없다며, 강경한 자세를 보였는데요, 연방정부 부분 폐쇄 사태까지 감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I am proud to shut down the government…”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 보안을 위해 연방정부를 폐쇄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인들은 범죄자들과 마약 등이 국내로 들어오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건데요. 정부 폐쇄에 대한 책임은 자신이 지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장벽 건설을 이렇게 바라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장벽 건설은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공약이었는데요, 선거운동 당시에는 멕시코가 건설 비용을 대게 하겠다고 했지만, 멕시코 쪽에서는 터무니 없는 얘기라며 돈을 낼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연방 정부 예산으로 장벽을 건설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국경 안보에 수백억 달러가 소요된다며, 장벽이 훨씬 돈이 적게 드는 해결책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날 회동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비슷한 내용의 글을 올렸었죠?
기자) 네, “최근 많은 사람이 국경을 넘으려 했지만, 새로 만든 장벽을 넘지 못했다. 국경장벽이 훨씬 비용이 적게 드는 방안이다”라고 썼는데요, “하지만 민주당이 정치적인 이유로 장벽 건설을 반대한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조금 전에 녹취를 들어보니 상당히 언쟁이 심했나 본데요, 민주당 대표들은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 말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장벽 건설 예산을 승인할 수 없다는 건데요,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의 말 들어보시죠.
[녹취: 슈머 대표] “We can do border security without a wall…”
기자) 슈머 대표는 장벽 없이도 국경을 지킬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장벽은 예산 낭비이고 해결책이 못 된다는 겁니다.
진행자) 회동이 끝난 뒤에 민주당 지도부가 기자들을 만났는데 무슨 얘기를 했나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과 이날 회담에서 타협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확인했습니다. 슈머 대표와 펠로시 대표가 이날 회동에 앞서 10일 합동 성명을 낸 바 있는데요,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 그리고 백악관을 여전히 장악하고 있으며, 계속 정부 문을 열어둘 수 있는 권한이 있다"는 내용이었는데, 회동 후 펠로시 대표가 이 얘기를 반복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의원들은 장벽 건설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11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목적을 공유한다면서 국경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 역시 11일, 민주당에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받아들이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 현재 연방 정부 상황이 어떻게 돼 있습니까? 일부 부서는 이미 지출안이 통과됐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연방 의회는 국방부와 보건후생부 지출안 등 이번 회계연도 연방 정부 예산 가운데 75% 정도를 편성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부서는 현재 임시 지출안으로 운영되고 있는데요, 국토안보부나 농무부, 법무부, 내무부, 교통부, 그리고 항공우주국(NASA) 등입니다. 이들 부서에 연방 공무원 약 60만 명이 일하고 있는데, 기한 안에 지출안이 나오지 않으면 이들 부서 업무에 지장을 줄 수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간첩 혐의로 체포돼 기소된 러시아 여성이 유죄를 인정할 것이라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연방 검찰과 변호인단이 10일 합동으로 법원에 제출한 문건에 공개된 내용인데요. 간첩 혐의로 기소된 러시아 여성 마리아 부티나 씨가 검찰과 합의해 유죄를 인정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티나 씨는 12일 법정에 출두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미국 사법당국이 부티나 씨를 기소했던 이유가 구체적으로 뭡니까?
기자) 네. 미국 정부에 등록하지 않고 러시아 정부를 위해 활동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연방수사국(FBI)은 부티나 씨를 지난 7월 15일 전격적으로 체포했는데요. 부티나 씨는 보석이 불허된 채 그간 갇혀 있었습니다. 부티나 씨 건은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수사 중인 러시아 스캔들과는 별개입니다.
진행자) 부티나 씨가 러시아 정부를 위해서 어떤 일을 한 겁니까?
기자) 미국 내 정치조직에 침투해서 러시아를 위한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겁니다. 그는 올해 29세고요. 러시아 시베리아 출신으로 ‘무기를 소지할 권리’란 이름을 가진 총기 소지 권리 옹호 단체를 만든 전력이 있습니다. 부티나 씨는 한 러시아 고위급 관리 보좌관으로 일했고, 최근에는 이곳 워싱턴 D.C.에 있는 아메리칸대학 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진행자) 부티나 씨가 러시아 고위 관리 보좌관으로 일했다는데, 누구 밑에서 일한 건가요?
기자) FBI는 누구라고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미국 언론들은 조서 내용을 근거로 상원 의원을 지냈고 현재 러시아 중앙은행 부총재인 알렉산더 토르신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토르신 부총재는 러시아 정부의 해외 불법 활동에 연루된 혐의로 현재 미국 정부 제재 대상에 올라가 있습니다.
진행자) 부티나 씨는 전미총기협회(NRA) 쪽과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부티나 씨가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이길 것으로 가정하고 공화당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NRA를 활용하려 했다는 겁니다. 토르신 러시아 중앙은행 부총재도 NRA 회원이고요. 또 부티나 씨는 NRA 연례총회에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FBI는 두 사람이 NRA를 발판으로 미국 정치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과 연결해 러시아를 겨냥한 미국의 부정적이고 공격적인 외교 정책을 바꾸려고 시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부티나 씨가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 진영과 접촉한 사실이 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2016년 5월 토르신 부총재와 부티나 씨가 이 해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열린 NRA 총회에서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후보의 만남을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현 백악관 선임 고문이 이 제안을 거절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 씨가 당시 NRA 총회 만찬에서 토르신 부총재, 부티나 씨와 같은 테이블에 앉았다고 합니다. 또 2017년에도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을 추진했지만, 이것도 무산됐다고 합니다.
진행자) 부티나 씨는 유죄를 인정하면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유죄를 인정하고 재판이 마무리되면 러시아로 추방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들어보겠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 전임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을 뒤집는 결정이 계속 나오고 있네요.
기자) 네, 특히 환경 정책과 관련해 그런 경우가 많은데요, 이번에는 수질 오염 방지를 위한 정책을 크게 바꾸기로 했습니다. 미 환경보호청(EPA)은 11일, 수질보호법에 따라 보호해야 할 대상을 제한하는 내용의 새 규정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내용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볼까요?
기자) EPA의 이번 조처는 지난 2015년 바락 오바마 전임 대통령 때 도입된 ‘미국의 하천(WOTUS)’이란 이름의 규정을 대폭 완화한 겁니다. 연방 수질보호법에 따라 보호해야 할 대상에 대한 정의를 새로 내린 건데요, 살충제나 비료, 광산폐수 같은 오염물질이 흘러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야 하는 하천이나 습지를 분류한 거죠.
진행자) 규정이 완화됐다고 하는데, 어떤 곳이 보호 대상에서 제외됐습니까?
기자) 고지대에 위치한 상류수, 또 평상시에는 물이 흐르지 않다가 비가 오면 일시적으로 흐르는 간헐하천 등 소하천과 시내가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상류수가 제외되면서 광산업계가 혜택을 보게 됐다는 분석인데요, 광산은 대부분 높은 산 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EPA가 왜 이런 조처를 취한 겁니까?
기자) 앤드루 휠러 EPA 청장 대행은 전임 행정부가 규정을 강화하면서 수질을 위해서라고 주장했지만, 사실은 권한에 관한 것이었다며 비판했습니다. 토지에 대한 권한을 소유주가 아닌 연방 정부가 차지하려 했다는 겁니다. 전임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환경보호를 이유로 석유나 가스 채취 등 개발 사업을 제한했는데요, 농민들과 광산업자, 토지 소유주들이 연방 정부 권한 남용이라며 반발하며 소송이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이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선순위에 올려놓았던 것 가운데 하나죠?
기자) 맞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관련 규정이 정부의 지나친 간섭이라고 비판해 왔습니다. 농민들과 광산업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언제부터 새 규정이 시행에 들어가게 되나요?
기자)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일단 앞으로 60일 동안 의견 수렴 기간을 거쳐야 하는데요, 그 뒤에도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습니다. 민주당과 환경보호운동가들을 중심으로 반대 소송이 나올 전망이기 때문입니다. 환경보호운동가들은 규정이 완화될 경우, 식수원이 오염돼 1억 명 이상의 미국인들이 영향 받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소송이 제기되면, 몇 년씩 걸릴 수도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따라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아예 시행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보통 소송 기간이 2년 정도 걸리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에 재선되지 않으면, 없던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