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권에 소송을 제기한 오토 웜비어의 가족과 한반도 전문가들이 다음달 워싱턴 연방법원에서 열리는 재판에 처음으로 출석합니다. 19일로 날짜가 확정됐는데, 가족들의 고통과 북한의 고문 실태 등을 증언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워싱턴 DC 연방법원이 웜비어 측 증인들에게 12월19일 오전 9시에 출석하라고 통보했습니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이날 증인들은 워싱턴 DC 연방법원장인 베럴 하월 판사 앞에서 증언을 하게 되며, 장소는 법원 내 22A호로 결정됐습니다.
오토 웜비어 측 변호인은 지난달 31일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다음달 6명의 증인을 동반한 ‘증거청문’ 절차를 진행하겠다면서, 12월18일, 19일, 20일 등 사흘을 제시했었습니다.
증인으로는 웜비어의 부모와 형제 등 4명과 한반도 전문가인 이성윤 미 터프츠대학 교수, 북한 인권 전문가인 데이비드 호크 미 북한인권위원회 위원 등 총 6명이 출석할 예정입니다.
웜비어의 가족들은 이번 사안에 대한 손해배상과 법적 책임을 요구하고 웜비어의 죽음 이후 가족들이 받은 충격을 포함한 피해 부분에 대해 증언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습니다.
가족 외에 이 교수와 호크 위원 등도 북한의 책임 부분에 대해 증언하게 되며, 북한이 웜비어에게 자행한 인질극과 고문, 적법한 사법절차 없이 이뤄진 살인에 대한 전문 지식을 나눌 것이라고 밝혔었습니다.
앞서 웜비어의 부모인 프레드와 신디 웜비어 씨는 지난 4월 아들이 북한의 고문 때문에 사망했다며 북한 정부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어 지난달 10일에는 주치의와 이성윤 교수, 호크 위원 등과 함께 웜비어의 사망 원인이 북한 고문 때문이라는 점을 뒷받침하는 진술서를 제출했습니다.
웜비어의 부모는 특히 웜비어가 북한 여행에 나서게 된 경위와 억류 당시 가족들의 상황, 이후 혼수상태로 돌아온 웜비어의 치료 중단 결정을 내리기까지 과정 등을 상세히 담았습니다.
또 웜비어의 주치의 등은 웜비어의 아랫니 2개의 위치가 크게 바뀌었다면서 물리력이 가해졌다고 지적했고, 이 교수와 호크 위원은 북한의 과거 고문 사례를 제시하며 북한의 책임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웜비어 측 변호인은 웜비어가 사망할 당시 나이와 학력 등을 고려해 그가 생존했을 경우의 자산 가치를 199만 달러, 420만 달러, 603만 달러 등 3가지 금액으로 추산해 법원에 제출한 상태입니다.
북한 측은 아직까지 이번 소송에 대한 공식 대응 절차를 밟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웜비어가 미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성의껏 치료했다”며 고문 의혹을 일축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