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다양한 스포츠 이야기 전해드리는 ‘주간 스포츠 세상’, 오종수입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로스앤젤레스(LA) 오픈이 19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됐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미국 선수들을 포함해 세계랭킹 25위권 선수 가운데 21명이 치열하게 경쟁했는데요. 한국 선수들도 특별히 많이 나섰습니다. 로스앤젤레스 오픈 골프 이모저모 살펴보겠습니다.
로스앤젤레스 오픈은 이번이 제1회 대회입니다. 미국에서 뉴욕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로스앤젤레스에서 13년 만에 열린 LPGA 경기였는데요. 미국프로골프(PGA)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장소가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 로드아일랜드 주를 비롯한 동부지역에 몰려있기 때문에, 로스앤젤레스를 포함한 서부에서 흔치 않은 프로골프 대회라는 점에서 특별히 관심을 모았습니다. 로스앤젤레스 시 당국이 최근 몇 년 동안 스포츠 진흥정책을 꾸준히 펼친 결과, 프로 골프대회를 유치했다고 ‘골프월드’를 비롯한 전문 매체들이 설명했습니다.
이번 대회에는 ‘롤렉스’ 세계랭킹 1위인 중국의 펑샨샨과 2위인 미국의 렉시 톰슨, 3위 한국의 박인비 등 최고 선수들이 일제히 나섰습니다. 이밖에 랭킹 8위인 크리스티 커와 제시카 코다, 스테이시 루이스, 브리태니 린스컴을 비롯해 실력 있는 미국 선수들이 많이 참가했고요. 태국의 에리야 쭈타누깐(6위), 스웨덴의 안나 노르드크비스트(9위), 캐나다의 브룩 헨더슨과 우승을 놓고 각축했습니다.
세계랭킹 2위인 미국의 톰슨과 3위 한국의 박인비는 이번 대회를 통해 중국의 펑샨샨을 누르고 1위로 올라설 기회를 노렸습니다. 두 선수 모두 최근 대회에서 성적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톰슨은 올 시즌 개막 후 앞선 대회에서 10위권 안에 2차례 들었고, 박인비는 지난달 HSBC 여자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상승세를 이어가던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대회 전까지 23주 동안 랭킹 1위를 지켜온 펑샨샨의 방어 노력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이번 대회에는 특히 LPGA투어 16년차 인기 선수인 미국의 나탈리 걸비스가 오랜만에 복귀해 주목 받았습니다. 예선을 거치지 않았지만, 초청 선수로 참가했는데요. 2002년 LPGA에 처음 나선 뒤, 빼어난 성적과 미모로 모델 활동까지 병행했던 걸비스는 몇 년 전부터 부상 때문에 부진했습니다. 허리를 다쳐서 대회에 나서지 못하고, 수술까지 받아 은퇴할 위기에 몰렸는데요. 초청선수로 다시 LPGA대회에 나서면서 "올 시즌은 (지난 몇년과) 다를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한국 선수들도 이번 대회에 많이 참가했습니다. 박인비와 함께 세계랭킹 4위 박성현, 5위인 유소연 등이 나섰는데요. 한국계인 미국의 미셸 위와 다니엘 강, 호주의 리디아 고와 민지 리 등을 포함해, 한국어를 사용하는 선수들이 대회장 곳곳을 누볐습니다. 이렇게 한국 선수들이 많았던 것은 장소와 관련 있습니다. 이번 대회가 진행된 윌셔컨트리클럽은 미국 내 가장 큰 한인촌인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에서 바로 길 건너에 있는데요. 이 때문에 대회 공식후원사도 한국의 의약품 기업과 방송사가 공동으로 맡았고, 대회장을 찾은 갤러리(골프 관중) 가운데도 한인이 많았습니다.
지난 1919년 개장해 99년 역사를 가진 윌셔컨트리클럽 안에 들어가면, 로스앤젤레스의 명물 가운데 하나인 ‘할리우드(Hollywood)’ 간판이 한눈에 보입니다. 그래서 갤러리들은 물론이고, 미국의 크리스티 커를 비롯한 참가 선수들도 할리우드 간판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인터넷 사회연결망(SNS)에 속속 올렸는데요. 선수들 대부분 로스앤젤레스에서 경기하는 게 처음이라, 기념할 만한 일이었던 겁니다. 주최 측이 아예 선수들이 사진 찍기 쉽도록, 작은 할리우드 간판을 연습장 안에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할리우드 간판은 미국의 영화· 연예산업 중심지인 로스앤젤레스 시내 할리우드 지역을 홍보하는 표식인데요. 로스앤젤레스 전역을 굽어보는 그리피스 산 중턱에 설치된 세계적인 유명 시설물입니다.
‘주간 스포츠 세상’, 알쏭달쏭한 스포츠 용어를 알기 쉽게 설명해드리는, 스포츠 용어 사전입니다. 오늘은 골프에서 자주 나오는 ‘버디’와 ‘이글’, ‘보기’의 뜻을 살펴보겠습니다. 골프는 넓은 잔디밭에서 목표지점에 구멍(홀·hole)을 파놓고, 달걀보다 약간 작은 공을 기다란 금속 채로 때려서 집어넣는 경기인데요. 적게 쳐서 홀에 보낼수록 잘하는 겁니다. 홀까지 가는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기준을 정해놓는데요. 기준 타수인 ‘파(par)’보다 1타 적게 때렸으면 버디(birdie)라고 하고, 2타 적으면 이글(eagle)이 됩니다. 반면에 부진해서 1타가 많으면 보기(bogey)가 되고요, 2타 많으면 더블보기(double bogey)라고 부릅니다.
‘주간 스포츠 세상’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제1회 로스앤젤레스 오픈 소식 전해드렸고요. 골프에서 ‘이글’과 ‘버디’가 무슨 뜻인지도 알아봤습니다. 다음 주에 더 재미있는 이야기 가지고 오겠습니다. 음악 들으시겠습니다. 부상을 딛고 LPGA 투어에 돌아온 미국 선수 나탈리 걸비스의 사연, 오늘 방송 중에 소개해드렸는데요. ‘너에게 돌아간다’, John Mayer의 ‘Back To You’ 전해드립니다. 지금까지 오종수였습니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VOA 방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