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다양한 스포츠 소식 전해드리는 ‘주간 스포츠 세상’, 오종수입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올해 첫 메이저대회인 제82회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골프클럽에서 지난 목요일(5일)부터 8일까지 진행됐습니다. 누구도 예상못한, 미국의 패트릭 리드가 우승한 이번 대회는 어느 해보다 이야깃거리가 풍부했는데요. 올해 마스터스 골프 이모저모,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골프는 두툼한 머리가 달린 긴 금속 채를 들고, 달걀보다 조금 작고 딱딱한 공을 쳐서 목표지점인 ‘홀(hole ·구멍)’까지 보내는 경기인데요. 홀에 공을 넣을 때까지 적게 칠수록, 즉 타수가 낮을수록 잘하는 겁니다. 보통 18홀을 돌아 한 라운드를 치르고, 전체 타수를 합쳐 성적을 매기는데요. 잔디가 깔린 넓은 경기장이 필요해서, 미국과 서유럽을 비롯해 잘 사는 나라들에서 주로 즐기는 스포츠입니다.
그중에서도 골프의 중심은 미국입니다. 미국에는 어느 나라보다 골프 코스와 연습장들을 비롯한 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부대 산업이 크게 발달했는데요. 그래서 미국프로골프(PGA)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는 각국에서 가장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모이고 있습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해마다 세계 주요 기업들이 후원하는 수많은 공식 대회를 치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4개를 가리켜 ‘메이저 대회’라고 하는데요. 올해 메이저 대회는 마스터스 토너먼트에 이어, 6월에 로드아일랜드주에서 US오픈, 7월에 영국에서 디오픈챔피언십, 그리고 8월 미주리주에서 PGA챔피언십이 차례로 진행됩니다.
메이저 대회의 시작인 마스터스는, 그 중에서도 가장 높은 관심을 끕니다. 우승자에게 ‘그린 재킷’, 잔디밭 같은 녹색 양복 상의를 입히는 전통이 있는데요. 그 해 그린 재킷을 입은 사람이 누군지, 또 그린 재킷을 몇 벌이나 입었는지로 당대 최고 골프 선수를 가리기도 합니다.
올해 마스터스는 특별히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골프선수 세계 순위 1위를 줄곧 지키다가, 최근 크게 부진했던 미국의 타이거 우즈가 3년 만에 참가했기 때문인데요. 1986년부터 CBS스포츠 소속으로 대회를 중계해온 ‘마스터스의 목소리’ 짐 낸츠 앵커는, 성적과 관계없이, 우즈의 등장만으로 “이번 대회가 특별했다”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또 마스터스 주관 신문사인 '오거스타크로니클'은 우즈의 복귀가 “현장의 모든 산소를 빨아들였다”, 즉 최고의 관심을 모았다고 전했는데요. 이번 대회 전 우즈가 ‘그린 재킷’을 마지막으로 입은 것은 13년 전인 2005년입니다.
미국의 필 미컬슨에게도 관심이 쏠렸습니다. 48세 나이로 마스터스 역대 최고령 우승할지 주목됐는데요. 지난 1986년 대회에서 잭 니클라우스가 46세로 정상에 오른 기록을 깰지 전세계 골프 팬들이 지켜본 겁니다. 미컬슨은 30위권으로 대회를 마치며 정상 도전에 실패했습니다.
[녹취: 골프대회 현장음]
북아일랜드의 로리 매킬로이가 ‘그랜드슬램’을 할지도 올해 마스터스의 관심사였습니다. ‘그랜드슬램’이란 4개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한 시즌에 이걸 이루는 것을 ‘캘린더 그랜드슬램’이라고 하고, 여러 해에 걸쳐 달성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고 부릅니다.
매킬로이는 지난 2011년 US오픈, 2012년 PGA챔피언십, 그리고 2014년 디오픈을 차례로 제패했기 때문에 남은 것은 마스터스뿐이었는데요. 특히 유럽 선수로 첫 번째 그랜드슬램을 노렸습니다. 이번 대회 전까지 진 사라센과 벤 호건,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 등 미국 선수 4명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게리 플레이어만이 그랜드슬램을 기록했는데요. 매킬로이는 이번 대회 공동 5위에 그쳐, 그랜드슬램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관심을 끈 미국 선수 두 명, 그리고 유럽 선수 한명을 소개해드렸는데요. 최근 몇 년동안 마스터스에서는 유럽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올렸습니다. 2016년엔 영국의 대니 윌렛, 지난해엔 스페인의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그린 재킷을 입었는데요. 올해도 유럽 우세가 이어질지, 아니면 미국이 제동을 걸지도 관심이었습니다.
결국 미국의 패트릭 리드가 우승하면서 유럽 선수들의 강세를 중단시켰는데요. 리드의 메이저 대회 첫 우승이었습니다. 이 같은 다양한 화제로 이번 대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마스터스 입장권은 역대 최고가에 거래됐습니다. ‘스터브허브(stubhub.com)’를 비롯한 주요 인터넷 티켓 판매 사이트에서는 1라운드 입장권이 약 3천700달러에 팔렸는데요. 지난해보다 77%나 오른 가격입니다. 또 ‘그린재킷’ 주인이 나온 4라운드까지 모두 보려면 약 1만 달러가 들었습니다.
‘주간 스포츠 세상’, 알쏭달쏭한 스포츠 용어를 알기 쉽게 설명해드리는, 스포츠 용어 사전입니다. 오늘은 ‘홀인원(hole in one)’이라는 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골프 용어 중에 대중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것 중 하나지만, 한국어로 마땅한 번역 없이 그냥 ‘홀인원’이라고 하는데요. ‘홀(hole)로 한 번(one)에 들어간다(in)’, 즉 1타로 공이 홀에 도달하는 걸 말합니다.
골프는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목표지점인 홀에 보내기까지 공을 적게 칠수록 좋은 스포츠인데요. 두 번 세 번 치지 않고 한 번에 공을 넣으면 한꺼번에 타수를 줄일 수 있어 전체 성적에서 유리해집니다. 하지만 ‘홀인원’은 그만큼 어려워서 자주 일어나진 않습니다. 그래서 ‘홀인원’을 하면, 대회 종합성적과는 별도로 ‘홀인원’상을 주기도 합니다.
‘주간 스포츠 세상’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올해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이모저모 살펴봤고요. ‘홀인원’이 무슨 뜻인지도 짚어봤습니다. 다음 주에 더 재미있는 이야기 가지고 오겠습니다. 음악 들으시겠습니다. 골프에서 1타, 2타 공을 치는 걸 ‘샷(shot)’이라고 하는데요, ‘최고의 샷을 쳐주세요’, Hit Me With Your Best Shot이라는 Pat Benatar의 노래 전해드립니다. 지금까지 오종수였습니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VOA 방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