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다양한 스포츠 이야기 전해드리는 ‘주간 스포츠 세상’, 오종수입니다. 미국 프로농구 NBA가 지난주 정규시즌을 마감하고, 14일부터 ‘플레이오프’에 돌입했는데요. 농구 최강자를 가리는 올해 플레이오프 대진표는 갖가지 이변을 거쳐 확정돼, 어느 해보다 많은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2017-18시즌 NBA 플레이오프 소식,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NBA에는 모두 30개 팀이 있습니다. 미국을 지역별로 나눈, 동부와 서부 콘퍼런스에 각각 15개씩 소속돼있는데요. 정규 시즌 승패 기록을 따져 콘퍼런스마다 상위 8개 팀을 거릅니다. 이렇게 총 16개 팀이 ‘플레이오프’를 벌여 우승팀을 가리는데요.
이번에는 동부에서 토론토 랩터스, 보스턴 셀틱스,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인디애나 페이서스, 워싱턴 위저즈, 밀워키 벅스, 그리고 마이애미 히트가 살아남았고요. 서부에서는 휴스턴 로키츠,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유타 재즈, 오클라호마시티 선더, 뉴올리언스 펠리컨스, 샌안토니오 스퍼스, 그리고 미네소타 팀버울브스가 플레이오프에 합류했습니다.
특히 서부 콘퍼런스 플레이오프 진출팀은 정규시즌 마지막 일정이었던 지난 수요일(11일)에야 확정됐는데요. 팀버울브스와 덴버 너기츠가 시즌 막판까지 공동 8위를 달리다가 최종전에서 팀버울브스가 너기츠를 떨어뜨린 겁니다. NBA 정규리그 마지막 날에 플레이오프 진출 팀이 정해진 경우는 전에도 종종 있었지만, 이렇게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가진 두 팀이 마지막 경기에서 맞붙은 것은 지난 2000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올 시즌 NBA 플레이오프가 성사되기까지 이변이 또 있었습니다. 동부의 뉴욕과 서부의 로스앤젤레스(LA), 두 대도시 연고팀이 모두 탈락한 건데요. NBA 대표적 명문팀인 뉴욕 닉스는 8위권에 한참 못 미치는 동부 콘퍼런스 11위에 머물렀고, 같은 뉴욕지역의 브루클린 네츠는 12위에 그쳤습니다. 서부 콘퍼런스에서도 LA 클리퍼스가 10위, LA 레이커스는 11위로 각각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는데요. 인구도 많고 농구 저변도 넓은 뉴욕과 LA 연고팀들이 모두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한 것은 1976년 이후 처음입니다. 한편, 서부 콘퍼런스의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21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플레이오프는 두 팀씩 7전 4선승제 경기를 벌여 이긴 쪽이 상위라운드에 진출하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되는데요. 1라운드에서 승리한 4팀이 콘퍼런스 준결승에 진출하고, 여기서 이기면 콘퍼런스 결승에 나갑니다. 동부 콘퍼런스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한 팀, 그리고 서부 콘퍼런스 최강 한 팀이 맞붙는 최종 결승전, ‘NBA 파이널’에서 우승팀을 가리는데요. 올 시즌 파이널은 다음 달 31일 열립니다.
동부와 서부, 콘퍼런스별로 더 자세히 들어가 볼까요? 동부 콘퍼런스 팀 중에서는 올 시즌 60승 22패, 압도적인 성적으로 정규시즌 1위에 오른 토론토 랩터스가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힙니다. 스포츠 전문방송 ESPN은 랩터스가 우승할 확률을 28.3%로 전망했는데요. 정규시즌 2위인 보스턴 셀틱스의 우승 확률은 4.5%에 불과합니다.
서부에서는 정규시즌 1위 휴스턴 로키츠의 우승 확률이 40.4%로 나왔습니다. 동부 1위 토론토 랩터스가 우승할 확률 28.3%보다 월등히 높은, 단연 최고 수치인데요. NBA 최고 인기 선수 중 하나인 스테판 커리가 이끄는 서부 2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우승 확률 17.1%의 복병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다만 커리가 인대 파열 부상으로 1라운드에 나오지 못하는 게 변수인데요. 워리어스는 지난 시즌 NBA 파이널에서 커리와 케빈 듀란트의 활약을 바탕으로, 르브론 제임스가 분전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꺾고 우승했습니다.
NBA 역사상 가장 많이 우승한 팀은 17차례 트로피를 가져간 보스턴 셀틱스입니다. 16차례 우승 기록을 가진 LA 레이커스와 함께 다른 팀들을 크게 따돌리고 있는데요. 1990년대 마이클 조던이 뛰던 시절 6차례 우승한 시카고 불스, 그리고 최근 스테판 커리의 맹활약을 통해 신흥 명문으로 자리 잡고 있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5차례 우승으로 멀리서 뒤따르는 중입니다. 전체 30개 팀 가운데 한 번이라도 우승해본 팀이 19개인데요. 우승 경험이 없는 11팀 가운데 파이널에도 못 가본 팀이 7팀입니다. 그 7팀 중에, 올해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토론토 랩터스가 들어있는데요. 올 시즌 랩터스가 우승하면 NBA 역사상 가장 극적인 장면 가운데 하나로 남을 전망입니다.
‘주간 스포츠 세상’, 알쏭달쏭한 스포츠 용어를 알기 쉽게 설명해드리는, 스포츠 용어 사전입니다. 오늘은 ‘버저 비터(buzzer beater)’란 농구 용어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버저’는 경기 종료나 한 쿼터가 끝나는 것을 알리는 신호음을 말합니다. ‘버저 비터’는 버저(buzzer)에 맞춰 이기는(beat) 것, 즉 종료와 동시에 승리를 확정하는 득점을 말하는데요. 막바지까지 치열하게 진행된 경기에서 ‘버저 비터’ 한 방으로 승부가 갈리는 게 농구의 묘미 중 하나로 꼽힙니다. 특히 골대에서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버저 소리와 함께 던진 공이 그물을 통과하면, 경기장에는 함성이 가득 찹니다.
‘주간 스포츠 세상’, 미국프로농구 NBA 2017-18시즌 플레이오프 소식 전해드렸고요. ‘버저 비터’가 무슨 뜻인지도 알아봤습니다. 다음주에 더 재미있는 이야기 가지고 오겠습니다. 음악 들으시겠습니다. NBA 순위경쟁에서 살아남은 팀들이 플레이오프 대진표에 이름을 올렸죠? ‘살아남는다’는 뜻의 노래, Bee Gees의 'Stayin’ Alive' 전해드립니다. 지금까지 오종수였습니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VOA 방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