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의회 역사상 처음으로 하원의장이 해임된 가운데 차기 하원의장 선출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90억 달러 규모의 추가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약 400만 명의 미국인이 새로 출시된 개량형 코로나 백신을 맞았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은 미 의회에 하원의장 해임 관련한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이 해임된 후 공화당 내에서 공석이 된 하원의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내부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단 두 명의 의원이 공식적으로 출마를 발표했습니다. 가장 먼저 하원의장 선출 출마를 공식화한 인물은 짐 조던 의원입니다. 조던 의원은 하원에서 법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데요. 특히 조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인 헌터 바이든 씨와 관련한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고요. 또 매카시 전 의장이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를 공식화하면서 감독위원회 등과 함께 조사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조던 위원장이 출마를 알리며 어떤 입장을 밝혔는지 볼까요?
기자) 조던 위원장은 공화당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우리는 국가를 개선하고 실제적 해결책을 제시해 우리를 통합하는 변화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무엇이 됐든 반드시 협의를 통해서 해야 한다"고 조던 위원장은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출마를 공식화한 또 다른 의원은 누구죠?
기자)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공화당 대표입니다. 스컬리스 대표는 매카시 전 하원의장에 이어 당내 2인자입니다. 스컬리스 대표 역시 공화당 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나라를 올바른 길로 올려놓기 위해서 함께 같은 방향으로 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하원의장 선출을 노리는 두 의원 모두 해결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하는군요?
기지) 맞습니다. 우선 조던 의원을 바라보는 입장이 진영에 따라서 달라서 조던 의원에 대한 통합적인 지지가 어렵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온건파 공화당 의원들이 보기에는 조던 의원이 극우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반대로 강경파 의원들에게는 조던 의원이 매카시 전 의장에게 너무 가깝다고 보일 수 있다는 겁니다. 스컬리스 대표의 경우 매카시 전 의장에 우호적인 의원들이 보기에는 매카시 전 의장을 돕는 데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있고요. 여기에 더해서 그가 하원의장직을 수행하기에는 건강상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스컬리스 대표는 지난 2017년에는 총격 테러를 당했고요. 최근에는 혈액암 진단을 받아 투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두 의원 외에 거론되는 인물은 또 누가 있죠?
기자) 케빈 헤른 의원도 하원의장 출마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헤른 의원은 "총구를 서로에게 겨누는 것이 아니라 밖으로 향해야 한다"고 말하며 내부 단결을 촉구했습니다. 이 외에도 공화당 내 지도부에 속한 톰 에머 의원도 잠재적인 후보로 꼽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주 의외의 인물도 차기 하원의장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하는군요?
기자) 맞습니다. 바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입니다. 헌법이 하원의장직을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을 원내 인사로 제한하지 않았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하원의장을 맡아줄 것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공화당 내부에서 나오고 있는 겁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에 대해서 직접 입장을 밝혔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4일 자신의 민사소송 재판을 위해 법원을 찾은 자리에서 "많은 사람이 나에게 하원의장직과 관련해 요청을 한다"며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우리는 국가와 공화당의 최선을 위해서 무엇이든지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단, "나는 대통령 선거에 집중하고 있다"며 "공화당 안에는 하원의장직을 훌륭하게 수행할 사람들이 있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새로운 하원의장을 뽑는 투표는 언제로 예정되어 있죠?
기자) 공화당은 오는 10일 이와 관련한 논의를 위해 만나고 하루 뒤인 11일 투표를 실시한다는 계획입니다.
진행자) 하원의장 선출에 필요한 득표수는 어떻게 되죠?
기자) 하원의장 선출을 위해선 과반의 의석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미 하원 의원은 모두 435석인데요. 현재는 민주당과 공화당에서 각각 의원 한 명씩 공석이어서 433석입니다. 모든 의원이 투표를 하면 과반은 217석입니다. 현재 공화당이 221석, 민주당이 212석인데요. 민주당이 전원 반대한다는 가정하에 공화당에서 4표 이상의 이탈표가 나오면 선출이 어렵습니다. 참고로 매카시 전 의장은 공화당 내 강경파 의원들의 반대로 무려 15번의 투표 끝에 하원의장으로 선출됐습니다.
진행자) 하원의장 선출을 앞두고 공화당 일부에서는 규정을 수정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고도 하죠?
기자) 맞습니다. 바로 해임결의안 발의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겁니다. 매카시 전 의장은 강경파 의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 의원 단독으로 하원의장에 대한 해임결의안을 발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결국 이 규정으로 맷 게이츠 의원이 단독으로 하원의장 해임결의안을 발의해 매카시 전 의장이 해임된 겁니다. 따라서, 하원의장이 쉽게 해임되지 않도록 다시 이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메카시 전 의장의 해임과 관련해 배후에서 이에 영향력을 행사한 인물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기자) 네, 미 '뉴욕타임스' 신문이 보도한 내용입니다. 이 신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책사로 유명한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배후에서 이번 해임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습니다. 배넌 씨가 팟캐스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극우 의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건데요. 이번에 하원의장 해임결의안을 발의한 게이츠 의원이 대표적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습니다. 실제로 매카시 전 의장이 해임 하루 뒤, 배넌 씨의 팟캐스트 쇼 녹음실에 게이츠 의원이 다른 하원의원과 함께 나타났습니다. 배넌 씨는 방송에서 게이츠와 다른 의원을 일컬어 "이들이 어제 일의 설계자이자 영웅들"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인들은 이번 하원의장 해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요?
기자) 미국인 절반 가까이가 이번 하원의장 해임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유거브'가 해임 하루 뒤인 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인데요. 결과에 따르면 성인 응답자 가운데 46%가 하원의장 해임을 지지한다고 답했고요.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률은 28%로 나왔습니다. 또, 이번 하원의장 해임이 파워 게임에 의한 것으로 본다는 응답률이 47%로 매카시 전 의장 개인에 대한 우려에 의한 것으로 생각한다는 응답률 28%를 앞섰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추가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을 발표했군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4일 90억 달러 규모의 학자금 대출 탕감 조치를 추가로 발표했습니다. 이를 통해 총 12만 5천 명의 학자금 대출을 탕감해 주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조치를 발표하면서 뭐라고 이야기했는지 들어볼까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이같은 탕감은 개인과 그들의 가정에 큰 변화를 주는 조치"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이 집을 사거나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고, 또 가정을 꾸릴 수도 있을 것이란 겁니다. 이는 "우리 경제 전체적으로 봤을 때 좋은 것"이라고 바이든 대통령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탕감 계획에 어떤 내용이 포함됐는지 보겠습니다.
기자) 먼저 '공공서비스 융자 탕감(PSLF)' 프로그램입니다. 이는 학부나 석사 프로그램에 등록해 학자금을 대출받은 대출자가 졸업 이후 공무원이나 교직, 혹은 비영리 단체 등의 공공기관에서 10년 이상 일을 하면서 매달 대출액을 냈을 경우 남은 채무액을 탕감해 주는 제도인데요. 이 제도를 통해 5만 3천 명의 대출자에게 53억 달러를 탕감해 준다는 계획입니다. 다음은 소득에 기반한 상환 프로그램(IDR)인데요. 이는 대출금 상환 징수액을 채무자의 실소득에서 생활비를 제외한 재량 소득의 범위 안에서 감당할 수 있게 조정해 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이에 따라 20년 이상 채무를 상환한 대출자 5만 1천 명의 대출금 탕감에 28억 달러가 투입됩니다. 나머지는 영구적인 장애가 있는 채무자 2만 2천 명에게 채무액 12억 달러를 탕감해 줍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바이든 행정부가 탕감해 준 대출액은 얼마나 되죠?
기자) 백악관 설명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 취임 후 탕감해 준 학자금 대출액은 총 1천270억 달러이고요. 혜택을 입은 사람은 360만 명에 달합니다.
진행자) 학자금 대출은 바이든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책인데요. 연방 대법원이 이를 막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8월 개인 소득이 연간 12만 5천 달러, 부부 합산 25만 달러 미만의 소득자의 경우 1만 달러의 학자금 대출을 탕감해 주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저소득층의 대학 진학을 돕기 위한 연방 정부 장학금인 ‘펠그랜트’ 수혜자는 최대 2만 달러까지 탕감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에 대해 연방 대법원은 지난 6월 학자금 대출 탕감 계획은 정부 권한을 넘어선 정책이라며 이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대법원 결정 이후 바이든 행정부는 이를 보완하는 정책을 발표하고 있는데요. 이번에 발표된 '공공서비스 융자 탕감(PSLF)'과 소득기반 상환 프로그램(IDR)이 모두 이에 해당하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은 대학 등 고등 교육기관의 학비가 매우 비싼데요. 따라서 대출을 받아서 학비를 받고 나중에 일하면서 이를 갚는 사람이 많습니다. 보통 학자금 대출을 받으면 이를 갚는 데 얼마나 오래 걸리죠?
기자) 본인이 얼마나 많은 학자금을 대출받았는지에 따라서 다른데요. 온라인 융자 업체 ‘크레더블(Credible)’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7천 500달러 미만은 10년 정도 걸리고요. 6만 달러 이상은 고액을 대출받은 경우는 30년이 걸리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일하는 기간 내내 돈을 벌면서 갚아나가는 사람도 있는 겁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소식입니다. 지난달 개량형 코로나 백신이 승인받고 출시됐는데요. 접종자 수가 나왔군요?
기자) 네, 보건후생부는 지난달 약 400만 명의 미국인이 최신 개량형 코로나 백신을 접종했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XBB.1.5 변이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된 모더나, 그리고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개량형 백신이 지난달 12일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고 출시됐는데요. 지난달 21일 기준, 약 440만 명이 이 개량형 백신을 접종했습니다. 미국 인구가 약 3억 3천400만 명이니까 전체 인구의 1%도 채 안 되는 것입니다.
진행자) 백신 출시가 한 달이 채 안 된 걸 감안하더라도, 여전히 비율로 보면 그렇게 높은 접종률은 아닌데요. 지난달 개량형 백신 접종 속도가 느려진 이유가 있다고요?
기자) 네,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로이터 통신은 일부 사람들이 백신 접종 일자를 예약하거나 무료 백신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백신 공급이 지연되고, 애초 무료였어야 할 백신에 접종 비용이 요구됐기 때문입니다. 또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사람들의 경각심도 무뎌졌다는 여론 조사가 나왔습니다.
진행자) 먼저 백신 공급 문제부터 들어보죠?
기자) 네, 앞서 화이자와 모더나 측은 백신 승인 후, 며칠 내로 공급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공급과 배송에 시간이 걸리는 모습입니다. 미국의 대형 약국 체인인 CVS와 월그린은 백신이 전국 체인점에 순차적으로 배송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특정 지역에 접종 가능한 백신이 없다면, 백신 공급 상황에 맞춰서 약국에 배송이 될 것이라는 게 두 약국의 설명인데요. 이와 관련해 보건후생부 대변인은 로이터 통신에 보낸 이메일 성명에서, 바이든 정부는 보건후생부와 함께 백신이 전국 약국과 병원, 진료소, 그 외 예방접종 시설에 가능한 빠르게 도착할 수 있도록 제조업체와 유통업체와 직접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백신 접종에 비용이 요구됐다는 건 무슨 이야기인가요?
기자) 네. 지난 5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중보건 비상사태가 종료되면서, 코로나 검사 키트와 백신, 치료제 비용을 미국 정부가 부담하지 않게 됐죠. 이 비용은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개인 혹은 보험사가 부담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의료보험에 가입한 사람들에게도 200달러에 달하는 비용이 청구됐다는 보고가 잇따라 나온 겁니다. 이에 하비에르 베세라 보건후생부 장관은 지난 9월 20일 기자회견을 갖고, 보험사와 접촉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보험에 가입한 사람들은 접종비를 낼 필요가 없다고 거듭 확인했는데요. 베세라 장관은 또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브릿지엑세스프로그램(Bridge Access Program)’을 통해 보험이 없는 사람들도 무료로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낮은 접종률에는 바이러스에 대한 사람들의 심리도 작용했다고요?
기자) 네, 국립감염병재단(NFID)이 최근 미국 성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개량형 코로나 백신을 접종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40%에 그쳤습니다. 응답자의 13%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심각한 질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고요. 겨울철 독감 예방 주사와 함께 맞을 경우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미국 성인 62%는 이런 우려로 코로나 백신과 독감 예방주사를 함께 맞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또 로이터 통신은 화이자와 모더나의 최신 개량형 백신은 XBB.1.5 오미크론 단일 변이에 대응하도록 개발됐는데, 현재 바이러스가 진화하면서 이미 다른 변이가 지배적이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난달 CDC는 개량형 백신의 광범위한 접종을 권고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FDA의 승인 직후, CDC 자문위원회는 개량형 백신 접종 사용자를 특정 고위험군으로 지정하는 대신 광범위한 사용 권고안을 찬성 13대 반대 1로 채택했습니다. 12살 이상은 백신 접종 1회를 권고했고요. 과거 백신 접종 이력이 있는 생후 6개월에서 4세 어린이는 마지막 접종으로부터 2개월이 지난 후 백신을 1~2회 접종하도록 했습니다. 또 백신 접종을 한 적이 없는 5세 미만 어린이의 경우, 모더나 개량 백신은 2회, 화이자 개량 백신은 3차례 접종하도록 권고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노바백스’사의 개량형 백신도 FDA 승인을 받았네요?
기자) 네, FDA가 3일, 12세 이상 개인에 대한 개량형 노바백스 백신의 긴급 사용을 승인했습니다. 존 제이콥스 노바백스 최고경영자(CEO)는 빠르면 이번 주, 자사 백신이 시중에 공급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제이콥스 CEO는 경쟁사인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이 보험 적용 문제가 있는 만큼, 자사가 접종률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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