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중러의 핵 위협에 각각 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술핵을 전진배치해야 한다는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보고서 저자는 북한에 대응해서는 B61 전술핵무기와 핵무기 탑재 순항미사일을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워싱턴의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은 최근 발표한 ‘적의 침략을 억제하기 위한 전술핵 전진배치 필요성’ 보고서에서 “중국, 북한, 러시아를 개별적으로 억지하도록 설계된 다양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전술핵 능력을 개발하고 전진배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북중러가 점점 다양한 핵 위협을 제기하고, 러시아의 전술핵무기 보유량은 1천기에서 2천기에 달하며,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핵보유를 확대하고 있지만, 미국은 200개 미만의 핵탄두를 서유럽에만 배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북중러, 미국과 동맹 겨냥 전술핵 배치”
보고서는 “이들 국가는 미국과 동맹국의 기지를 표적으로 삼을 수 있는 비전략핵무기(NSNW)를 개발해 배치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 “The United States’ failure to field a credible, theater nuclear-deterrence capability is destabilizing and puts the United States at a disadvantage with its adversaries in Beijing, Moscow, and Pyongyang—all of which are building and fielding low-yield theater-range non-strategic nuclear weapons (NSNWs) that can target U.S. and allied bases.”
이어 “미국이 적의 전술핵 사용을 억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 전까지는 미국과 동맹국들은 침략을 억제하고, 필요하다면 지역 분쟁에서 승리하는 데 상당한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3대 핵전력’은 전방 목표물 타격에 부적합”
보고서는 미국의 ‘3대 핵전력’, 즉 전략핵잠수함, 대륙간탄도미사일, 전략폭격기는 적국의 전술핵에 대응하는데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전략핵으로 적국의 전술핵 사용에 대응할 경우 극적인 확전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냉전 당시 미국의 유일한 핵 경쟁국(nuclear peer)은 소련이었지만, 이후 중국과 북한이 미국 본토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핵 위협으로 부상했다며 각각에 ‘맞춤형 억지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겨냥 B61, 순항미사일 배치해야”
보고서는 북중러를 겨냥한 다양한 전술핵 역량으로 공중, 해상, 지상에서 발사할 수 있는 핵탄두 탑재 가능 미사일, 요격이 어려운 초음속 미사일과 탄도미사일 등이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헤리티지재단의 로버트 피터스 핵 억제 및 미사일 방어 연구원은 10일 VOA에 특히 북한에 대응해 배치할 전술핵무기로 B61 전술핵폭탄을 거론했습니다.
[녹취: 피터스 연구원] “For North Korea, I think what you really need is a return of the B61 nuclear gravity bomb into the theater. And I think you also need a standoff capability. So you're talking about some type of cruise missile that can carry a nuclear warhead into either North Korea or China that can successfully evade enemy air defenses and put the warhead on target. So you're talking about a variable yield stand off survivable cruise missile. I think you'd have to deploy that somewhere within the theater that could be launched either by a fighter bomber or a bomber aircraft.”
이어 “적의 방공망을 피해 북한과 중국의 목표물에 핵탄두를 투하할 수 있는 대치 능력도 필요하다”며 “다양한 위력의 순항미사일을 전구 내 배치해야 하는데, 폭격기에서 발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피터스 연구원은 이러한 전술핵을 배치할 장소로 미국령 괌과 한국, 일본을 꼽았습니다.
[녹취: 피터스 연구원] “I think we have to be having a conversation with their allies in Seoul to discuss the possibility of reintroducing these systems into Osan and Kunsan.”
미군기지가 있는 오산과 군산에 전술핵을 재배치 하는 방안을 미국이 한국 당국자들과 논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 무기들은 북한 뿐 아니라 중국에 대응하는 데도 “좋은 옵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1991년 조지 H.W. 부시 대통령의 ‘전 세계 배치 전술핵무기 철수 및 폐기 선언’에 따라 전술핵을 대거 폐기했고, 주한미군에 배치됐던 전술핵무기도 이때 철수했습니다.
전술핵무기는 수십 kt 내외의 저위력 핵탄두를 순항미사일, 어뢰, 야포, 중력폭탄 등 단거리 투발 수단에 탑재해 운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전략핵무기는 고위력 핵탄두를 장거리 투발수단에 탑재합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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