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술핵을 순환배치하는 것이 북한의 핵 위협을 억제하는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한국의 이상현 박사가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전술핵을 한국 내 기지에 고정 배치하는 것보다 한국, 괌, 필리핀 등 미군 기지에 순환배치하는 것이 군사적, 정치적 측면에서 효과적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으로 있는 이상현 박사를 최원기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먼저, 이상현 박사님이 최근 주장하신 미군 전술핵 순환배치가 무엇인지 좀 설명해 주십시오.
이상현) 한국이 고려할 수 있는 핵옵션 중에 지금 독자 핵 개발 주장도 있고 그 다음에 나온 게 전술핵 재배치 문제거든요. 그런데 전술핵을 한국에 배치한다면 아마 주한미군 기지가 될 가능성이 큰데, 한국 내 기지에 고정 배치하면 여러 가지 위험이 있습니다. 우선 북한의 사전 공격 목표가 될 수도 있고, 또 고정 배치하면 시설이나 관리라든지, 보안에도 상당한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는 한국 내 기지에 고정 배치하기보다 아시아에서 미국이 가용한 여러 기지, 한국도 있고, 괌도 있고, 필리핀도 있고, 이런 기지들을 네트워크식으로 엮어서 미국이 핵을 상시 순환 배치하는 개념, 그렇게 하는 것이 위험도 적고 또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자) 전술핵을 한국에 고정 배치하는 것보다 한국, 괌 등에 순환배치 하자는 얘기인데, 이것이 어떤 장점이 있습니까?
이상현) 아마 고정 배치를 한다며 틀림없이 주한미군 기지 중 하나가 될 텐데요. 북한의 선제타격 목표가 될 수 있고 또 추가적인 시설 그리고 관리, 이런데 비용이 많이 들겠죠. 아마 트럼프 행정부를 생각하면 한국에게 그 비용을 내라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한국 국내 정치적으로 상당히 후폭풍이 예상되는데요. 예를 들어서, 우리가 사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THAAD) 배치 때도 상당히 많은 국내 사회정치적 진통을 겪었거든요. 또 2016년에 북한이 4차 핵실험 하면서 그 때 박근혜 정부가 사드 배치를 합의했는데, 2017년 3월부터 사드 관련 장비가 반입되기 시작했거든요, 경북 성주에. 그런데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문재인 정부가 지연시키면서, 결국 사드 기지의 정상화 조치가 2022년에 됐단 말이죠. 그런걸 생각한다면, 한국에 전술핵을 고정 배치하면 아마도 반핵 단체라든지 또 각종 사회 운동 단체들 반대 때문에 상당한 국내 정치 진통이 예상이 됩니다.
기자) 북한은 지금까지 6번 핵실험을 했고 50기 정도의 핵탄두를 갖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 (Nuclear Power)라고 했는데, 북한은 사실상의 핵 보유국 아닌가요?
이상현)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보는 게 다수 의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라고 말할 때 그 것은 NPT(핵확산금지조약) 체제 속에서 공식적으로 핵무기 보유가 인정된 5대 핵무기 국가, 이 것을 공식 용어로 ‘핵 무기 보유국’(Nuclear Weapon States)이라고 하죠. 이 것과는 다른 의미로, 사실상의 핵을 가진 국가지만 공식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 그런 의미로 해석하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라고 했고,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도 ‘뉴클리어 파워’라는 표현을 썼는데, 저는 이런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의 발언이 미국이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다만 사실상 핵보유이기 때문에 그 현실을 받아들이고 협상을 해야 한다, 그런 의미로 이해를 하고 있습니다.
기자) 미국과 북한이 과거 그랬던 것처럼 주고받기 협상을 통해 비핵화를 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아니면 핵군축 회담을 하는 것이 현실적일까요?
이상현) 사실상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거의 때문에 최근 북한이 주장하는 대로 미국과 북한이 핵 군축 회담을 하는 게 어떤가 하는 그런 제안이 나오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제 느낌으로는 지금 북한에게 핵은 사실 체제 생존을 위해 확보하는 그런 수단이거든요. 그래서 핵군축 협상을 해도 여전히 해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저는 그렇게 보고요. 그렇기 때문에 조금 어렵긴 해도 북한이 장기적으로 핵의 필요성을 못 느껴서 스스로 비핵화 선택을 유도하는 방안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할 것이라고 확인한 것은 바람직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국제사회가 북한 비핵화를 포기할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목표를 추구해야 되지 않겠나,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기자)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손짓을 거부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받아들이지도 않는 엉거주춤한 자세인데, 왜 그런 겁니까?
이상현) 사실 북한은 급한 게 없습니다. 아마 시간이 자기네 편이라고 생각할 겁니다. 아시다시피 싱가포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에 북한은 최근 러시아에 파병을 하고 군사 밀착을 심화하면서 미국이나 한국과 굳이 대화하지 않고도 필요한 건 다 얻을 수 있거든요. 러시아에서 얻고 또 중국에서 조달 가능하고. 그래서 그런 걸 활용해서 지금 당장은 대화보다는 핵과 미사일 역량을 최대한 극대화해서 혹시 앞으로 있을지도 모르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지한 고지를 점령하려는 준비를 하지 않나, 그렇게 볼 수 있겠죠.
기자) 북한은 핵무기를 ‘만능의 보검’이라고 주장하는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이상현) 사실 북한은 핵무기를 굉장히 중시하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예를 들어, 작년 2024년 11월에 북한이 ‘국방발전 2024 전시회’라고, 무기 전시회를 했는데, 거기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한 말이 뭐냐면, 미국하고는 이제 협상으로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봤는데, 결국 확인한 것은 초강대국의 공존 의지가 아니고 침략적이며 적대적인 대조선 정책이다. 결론적으로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면 강한 나라에 짓밟힌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는 핵은 그 누구의 인정을 받기 위한 광고물도 아니고 또 돈으로 맞바꿀 흥정물도 더욱 아니고, 최대 생존을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제 만능의 보검으로 보고있다는 추정이 가능한 거죠.
기자) 한국은 킬체인(Kill Chain)-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대량응징보복(KMPR)으로 이뤄진 3축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3축체계가 북한의 핵 공격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이상현) 물론 당연히 3축체계를 포함해 한국이 가진 재래식 전력만으로는 북한 핵을 막을 수 없다. 그건 뭐 아마 대부분 수긍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재래식 무기가 아무리 우수하고 많아도 핵의 위력을 당할 수는 없거든요. 그래서 지금 미국 인도태평양 사령부가 추진하는 소위 통합억제, 미국 혼자 힘으로는 다 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국제문제들을 동맹과 우방국들의 역량까지 통합해서 대응한다는 그런 개념이 통합억제인데요. 이 중에서도 최근 논의되는 것이 핵·재래식 통합억제 (CNI·Conventional and Nuclear Integration) 라는 개념입니다. 이 것은 미국은 핵 억제에 1차적인 중점을 두고 한국은 재래식 억제에 중점을 두어서 서로 협업을 하자는 그런 체제죠. 그래서 사실 3축체제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기 때문에 한미동맹 속에서, 특히 통합억제 속에서 우리는 재래식 억제를 하고 우리 능력으로 넘어서는 핵 억제는 미국이 도와주는 이런 협업체제를 하자는 겁니다.
기자)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민 73%가 자체 핵 무장에 찬성합니다. 왜 한국민은 미국의 핵우산을 못 믿는 것일까요?
이상현) 핵우산이라는 게 확장억제죠. 그런데 확장억제가 근본적 신뢰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정치적 약속에 근거한 것이 확장억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북한이 한국을 공격하면 미국이 한국을 대신해서 북한에 보복을 함으로써 북한의 행동을 억제한다, 이게 확장억제의 기본적인 개념입니다. 문제는 예를 들어, 북한이 핵무기로 한국을 선제 타격하면 과연 미국이 자기네 본토가 공격당할 위험을 무릅쓰고 한국을 핵무기로 과연 방어해 주겠는가, 이게 근본적 신뢰 문제가 있는 겁니다. 그래서 한국인들이 가장 확실하게 생각하는 것은 핵무기를 우리 손에, 우리 땅에 둬야 안심이 된다, 이런 심정으로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민이 핵과 관련해 걱정이 있기 때문에 자체 핵무장 선호하는데. 앞으로 우리가 해야 될 것은 확장억제의 신뢰성, 이 것을 좀 더 구체적이고 가시적으로 가거나 정책을 좀 더 노력을 더 해야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기자) 바이든 행정부와 윤석열 정부가 공동으로 추진해온 한미 일체형 확장억제는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계속될 것으로 보시는지요?
이상현) 저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트럼프 행정부의 최우선 외교안보 목표는 중국을 견제하는 겁니다. 그래서 중국이 중요한 견제 대상인데, 아시아태평양에서 중국을 견제하려면 사실 미국 혼자 하기는 쉽지 않죠. 그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전략을 인도 태평양사령부가 주관하고 있는데, 그 것을 미국 혼자 하기 힘드니까.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이 가장 신뢰를 할 수 있는 나라가 어디일까요, 당연히 일본하고 한국이 될 겁니다. 가장 중요한 동맹이죠. 그렇게 본다면 앞으로도 트럼프 행정부에서 미국의 확장억제, 통합억제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동맹이기 때문에 한국과 일본이 여전히 중요하고,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한미일 안보 협력은 큰 흔들림 없이 지속될 것으로 봅니다.
기자) 한국 언론을 보면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을 배제하고 북한과 대화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 같습니다. 한국 입장에서 미북 대화를 하는 것이 득인지 아니면 차단하는 것이 득인지, 어떻게 보시는지요.
이상현) 저는 미북 간에 직접 대화가 된다면 그걸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 입장에서는 미북간에 직접 타협, 협상을 한다면 반대하기 보다는, 북미 간의 협상이나 대화가 진행될 때 한국에게 긴밀한 사전, 사후 브리핑과 조율 이런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지금까지 한국 이상현 박사로부터 전술핵 순환배치 방안과 핵문제를 비롯한 미국-북한 관계 전망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최원기 기자였습니다.
For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