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교차관이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거론하며 북한의 인권 침해와 국제 평화 및 안보가 직결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체코와 네덜란드도 북한과 러시아의 인권 침해를 비판하고 국제 인권 규범 준수를 촉구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강인선 한국 외교부 2차관은 2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 58차 유엔 인권이사회 고위급 회기 연설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군대를 파병한 것은 북한 인권 침해와 그것이 국제 평화와 안보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동전의 양면과 같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강 차관] “The DPRK's deployment of its troops to Russia once again highlights the linkage between the DPRK's human rights abuses and its ramifications for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lie two sides of the same coin.”
이어 “보도에 따르면, 북한군은 실제 전투에 참전하는지 알지 못한 채 전장에 끌려가고, 포로로 붙잡히면 자살하도록 훈련받았다”면서 “이는 생명권에 위배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달 9일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리모 씨는 19일 공개된 한국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유학생으로 훈련한다고 러시아에 왔으며, 전투에 참가할 줄은 몰랐다면서 난민 신청을 통해 한국에 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습니다.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문제 즉시 해결해야”
강 차관은 또 탈북민들이 강제 송환될 경우 재판을 거치지 않은 초법적 처형과 자의적 구금, 강제 실종 등 비인도적인 대우를 받을 위험에 처한다면서 각국이 강제송환금지 의무를 준수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아울러 “한국 정부는 북한에 납북자, 억류자, 미송환 국군 포로 문제를 즉시 해결할 것과 (북한에 10년 이상 장기 억류 중인)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등 세 명의 한국인 선교사들을 즉각 석방할 것을 다시 한번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강 차관] “My government once again strongly urges the DPRK to immediately resolve all issues relating to abductees, detainees, and unrepatriated prisoners of war, including the prompt release of the three Korean missionaries, Kim Jong Wook, Kim Kook Ki and Choi Choon Gil.”
강 차관은 이어 “북한이 지난해 유엔의 보편적 정례 인권 검토(UPR)에서 제기된 국제사회의 권고를 수용하고, 심각한 인권 상황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국제사회 북한∙러시아 등 인권 침해 비판
이날 회의에서 얀 리파브스키 체코 외교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러시아 내 인권 침해를 규탄했습니다.
이어 “전 세계 곳곳에서 인권 침해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이란, 아프가니스탄, 북한, 미얀마, 벨라루스, 중국 등 여러 나라에서 사람들이 매일 고통받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녹취: 얀 리파브스키 장관] “Human rights violation persists in many parts of the world. In Iran, Afghanistan, North Korea, Myanmar, Belarus, China and other countries people suffer daily. The world cannot look away.”
“국제 인권 규범 수호 위해 노력해야”
국제사회가 인권 규범을 수호하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카스파 벨트캄프 네덜란드 외교장관은 이날 “어제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3주년을 맞이했다”면서 “이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습니다.
특히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 선교사들을 포함해 구금된 러시아 언론인과 억압받는 벨라루스 인권 운동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카스파 벨트캄프 장관] “What can we do to support a detained Russian journalist, an oppressed Belarusian human rights activist, a Christian held in North Korean detention? The Human Rights Council is a forum for multilateral dialogue but we don't gather three times a year in Geneva just to make strong statements.”
“미국 인권이사회 불참∙∙∙트럼프, 지난 4일 탈퇴 명령”
한편 미국은 이번 인권이사회 고위급 회기에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워싱턴을 방문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회담을 앞두고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탈퇴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유엔이 현재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솔직히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트럼프 집권 1기였던 지난 2018년 6월에도 인권이사회가 이스라엘에 대한 고질적인 편견과 반감을 보이고, 미국이 요구하는 개혁을 외면한다면서 탈퇴한 바 있습니다.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직후인 2021년 2월 옵서버 자격으로 인권이사회에 다시 참여했고, 2022년 1월부터 2024년 말까지 3년간 이사국으로 활동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과 함께 다시 인권이사회에서 탈퇴하기로 한 것입니다.
북한인권단체, 북한군 포로 자유 의사 논의 촉구
한편 북한 인권단체와 강제 북송된 탈북민과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인 선교사 가족 등은 25일 공동성명을 통해 강인선 2차관이 이날 인권이사회 기조 연설에서 북한군 포로의 자유 의사를 존중하도록 호소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아울러 강 차관이 국군포로, 납북자, 억류자 문제의 즉각적인 해결을 촉구하고,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인 6인의 즉각적인 송환을 북한에 촉구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이와 함께 중국의 탈북 난민 강제 송환에 관해 우려를 표하고, 강제송환금지 원칙 준수와 한국 등 제3국으로의 안전한 통행 보장을 중국과 다른 나라들에 촉구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번 공동성명에는 강제 북송된 탈북민 김철옥 씨의 가족 김규리∙김혁 씨와 북한에 10년 넘게 억류 중인 김정욱 선교사의 형 김정삼 씨, 북한인권시민연합과 6∙25 국군포로가족회,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등 북한 인권단체들이 참여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
For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