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이 24일로 만 3년이 됐습니다. 유럽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연대를 보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광물 협상 합의가 가까워졌다고 말했습니다. 23일 치러진 독일 연방의회 총선에서 중도 보수성향 정당 연합이 승리하면서 3년 만에 정권 교체를 예고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24일로 꼬박 3년을 맞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이른바 우크라이나에 대한 특별 군사작전을 단행하면서 시작된 전쟁이 3년이 됐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래 최악으로 기록되고 있는 전쟁은 3년째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소모전 양상으로 전개됐는데요. 올 1월,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가 들어서면서 양상이 급속히 바뀌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러시아 주도로 종전 협상이 시작됐죠?
기자) 네. 지난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미국과 러시아 간 장관급 회담이 열렸습니다. 미국에서는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마이클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가, 러시아에서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 담당 보좌관이 배석했는데요. 하지만 정작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가 배제됐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유럽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를 찾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3년을 맞아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를 보여주기 위해 일단의 유럽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했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안토니우 코스타 EU 상임의장,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등 10여 명의 유럽 지도자, 그리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함께 키이우를 찾았습니다.
진행자)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전쟁이 시작된 이래 줄곧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력한 연대와 지지를 보여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특히 전쟁이 시작된 이래 여러 차례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견고한 지지와 결속을 드러냈는데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생존을 위한 이 싸움에서 위태로운 것을 우크라이나의 운명뿐만이 아니다”라면서 우크라이나의 운명이 곧 유럽의 운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유럽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 평화 논의에 유럽도 참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24일, 우크라이나나 유럽 참여 없이 미국이 전쟁을 끝내기 위한 평화협정을 체결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EU 지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현 접근 방식이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합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자신들이 평화 협상에서 소외될 수 있다고 보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습니다. 칼라스 대표는 25일 워싱턴을 방문해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회담하고요. 유럽 정상들의 미국 방문도 이어집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4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오는 27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상황과 유럽 안보 문제 등을 논의합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신속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선거 공약으로 내세워 왔죠?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미국 메릴랜드주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연례행사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의 필요성을 또다시 강조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 이야기 직접 들어보시죠.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We got to talk about something very important, the war between Russia and Ukraine. People are being killed, mostly young men, mostly Russian and Ukrainian men at levels you've never seen before. Thousands of people a week. And I've spoken to President Putin and I think that that thing is going to end. It's got to end. It's a horrible, horrible thing to watch”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사람들이 죽임을 당하고 있다면서, 대부분 젊은 남성,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남성들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이는 전에 본 적 없는 수준이라면서 일주일에 수천 명이 죽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그게 끝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건 반드시 끝나야만 한다,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끔찍한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현재 우크라이나에 제공했던 전시 원조에 대한 보상으로 우크라이나와 광물 협상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그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바이든 행정부를 맹렬히 비난하면서 미국이 투자한 모든 돈에 대해 돌려받기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이야기 다시 들어 보시죠.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We are trying to get the money back that, or secured, because, you know, Europe has given $100 billion. The United States has given $350 billion because we had a stupid, incompetent president, and administration, 350. But here is worse. Europe gave it in the form of a loan. They get their money back. We gave it in the form of nothing. So, I want them to give us something for all of the money we put up…”
기자) 유럽은 1천억 달러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했지만, 그것은 차관 형태 제공이었던 반면 미국은 “어리석고 무능한 대통령과 행정부” 때문에 3천 500억 달러를 그냥 줬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래서 나는 우리가 투자한 모든 돈에 대해 그들이 우리에게 무언가를 주기 바란다”면서 “나는 우리가 합의에 꽤 가까이 있다고 생각한다. 합의에 가까워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쪽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23일,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조건으로 사임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키이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찾아온다면, 그리고 정말 내가 자리를 떠나길 원한다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또는 이를 나토 가입과 바꿀 수 있다면서 “그런 조건이 존재한다면, 즉시 우리는 길게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자신은 20년 후가 아니라 오늘 우크라이나 안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자신은 수십 년 동안 집권할 생각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합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죠?
기자) 네. 지난해 젤렌스키 대통령의 임기가 끝났기 때문에 합법적인 대통령이 아니라는 평가입니다. 더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젤렌스키 대통령을 ‘선거 없는 독재자’라고 부르기도 했는데요. 우크라이나는 지난 2019년 마지막으로 대선을 치렀고요. 작년 4월에 치러야 했지만, 전시 상황에서 발동된 계엄령 때문에 선거를 미루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법에 따르면, 계엄령이 내려졌을 때는 선거를 치르지 못합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유엔에서 우크라이나 관련 결의안 표결이 있군요?
기자) 네. 24일 유엔 총회에서 미국이 작성한 결의안과 우크라이나가 작성하고 EU가 지지하는 또 다른 결의안이 표결에 부쳐집니다. 미국이 작성한 결의안은 갈등의 신속한 종식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지속적 평화를 촉구하고 있는데요. 러시아의 전면 침공에 대한 언급은 없습니다. 우크라이나와 EU의 또 다른 결의안은 러시아의 침공이 3년 동안 지속돼 왔고,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과 전 세계 평화와 안정에 계속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규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결의안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 총회 결의는 구속력이 없는 반면, 유엔 안보리 결의는 구속력이 있는데요. 안보리에서 통과되려면 15개 회원국 중 최소 9개국의 지지와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등 5개 상임이사국 중 어느 한 나라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합니다. 미국 결의안은 안보리 표결에서 충분한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독일 총선이 끝났군요?
기자) 네. 23일 치러진 독일 연방의회 총선에서 중도 보수 성향의 기독민주당(CDU)과 기독사회당(CSU) 연합이 승리했습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CDU 대표는 이날 저녁 출구 조사에서 1위를 확인하고 일찌감치 승리를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득표율이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네. 기독민주∙기독사회 연합은 28.6%를 얻었고요. ‘독일을위한대안(AfD)’이 약 21%로 2위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올라프 숄츠 총리의 사회민주당은 16%, 녹색당은 12%에 그쳤습니다.
진행자) 당초 여론조사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총선 전 실시한 여러 여론 조사에서 이미 기독민주∙기독사회연합의 승리가 예상됐었고요. 극우 정당인 ‘독일을위한대안’이 그 뒤를 이을 것으로 전망됐었기 때문에 이변 없는 결과입니다. 하지만 ‘독일을위한대안’이 예상보다 선전해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총선으로 기독민주∙기독사회 연합은 3년 만에 정권을 다시 탈환하는 모양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기독민주∙기독사회 연합은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를 중심으로 16년 동안 집권했는데요. 하지만 지난 2021년 총선에서 사민당에 패하면서 정권을 내줬습니다. 올라프 숄츠 총리의 사민당은 친기업 성향의 자유민주당, 친환경 성향의 녹색당과 이른바 ‘신호등’ 연정을 구성했지만 3년 만에 붕괴했고요. 숄츠 총리는 조기 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띄었지만 결국 정권을 잃게 됐습니다.
진행자) 기독민주∙기독사회 연합도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독일의 정치 시스템에서 어느 한 당이 과반을 획득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고요. 따라서 비슷한 정치 이념과 색채를 가진 정당끼리 연립 정부를 구성해야 하는데요. 기독민주당의 메르츠 대표가 새 정부를 구성하고 차기 총리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메르츠 대표의 말 직접 들어 보시죠.
[프리드리히 메르츠 / 독일 기독민주당 대표]
“We still don't know if we will need one or two partners, but in any case, we will have the mandate to run the government. Thank you very much for the exceptional support.”
기자) 메르츠 대표는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아직은 연정 파트너로 한 개 또는 두 개 정당이 필요할지 모르지만, 어쨌든 정부를 운영할 권한이 기독민주∙기독사회 연합에 있다고 말했는데요. ‘AP’ 통신은 사민당과의 연합을 가장 가능성 높게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독일을위한대안(AfD)’이 제2당이 됐는데, 연정에 참여할 가능성은 없는 건가요?
기자) 알리스 바이델 AfD대표는 연정에 참여하길 원한다는 뜻을 밝혀왔는데요. 하지만 기독민주∙기독사회 연합과 사회당은 반이민, 친러시아 성향을 보이는 극우 정당 AfD와는 연정을 구성하지 않겠다고 다짐해 왔습니다. 메르츠 대표와 숄츠 총리는 지난주 마지막 TV 토론에서도 또다시 AfD와의 연정 가능성을 배제했었습니다.
진행자) 차기 독일 총리로 유력한 메르츠 대표,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올해 69세로 변호사 출신이고요. 친기업, 자유주의 성향 정통 보수 정치인으로 평가받습니다. 30대 초반에 유럽의회 이원으로 선출돼 정계에 입문했고요. 1994년 독일연방의회 의원에 당선된 이래 한때는 기민당의 차기 지도자로 주목받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앙겔라 메르켈 당시 총리와의 경쟁 구도 속에 2009년 정계에서 은퇴했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8년 다시 복귀해 2022년 당 대표직에 올랐습니다. 시장 자유주의자이며 난민 문제에 강경한 입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행자) 메르츠 대표 앞에 지금 여러 과제가 산적해 있죠?
기자) 네. 연정 구성과 정부 출범에 이르기까지 여러 난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메르츠 대표는 신속한 연정 구성을 다짐하고 있지만, 극우와 극좌 정당의 부상으로 연정 구성이 까다로울 전망입니다. 유럽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은 수년째 경기 침체로 부진을 겪고 있고요. 이민 문제로 국론이 분열돼 있습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과 유럽의 안보 문제도 핵심 과제입니다.
진행자) 메르츠 대표가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메르츠 대표는 23일, 트럼프 정부가 유럽의 운명에 크게 무관심한 게 분명하다면서, 러시아와 트럼프 정부의 압력에 맞서 유럽의 통합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또 지난주에는 러시아의 공격으로부터 유럽의 안전을 보장해 온 미국의 핵우산에 대체하기 위해 프랑스, 영국, 독일 등으로 이뤄진 핵 협력을 모색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숄츠 총리는 총선 실패에 어떤 반응인가요?
기자) 숄츠 총리는 24일,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며 지지자들에게 사과했습니다. 그러면서 사민당은 1945년 이래 독일이 처한 가장 큰 도전 중 하나에 직면해 좋은 일을 하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성공에 대한 책임뿐만 아니라 현재 결과에 대한 책임도 자신에게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 지원을 다짐하며, 마지막 날까지 총리로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 자신의 사회연결망 서비스 ‘트루스소셜’에 독일 보수연합의 승리를 축하하며, 독일과 미국 모두에 위대한 날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모두 축하한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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