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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오늘] 트럼프-젤렌스키 상호 비방…독일 총선 전 마지막 TV토론 중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진행자)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설전을 주고받으며 관계가 급속히 악화하고 있습니다. 23일 독일 총선을 앞두고 올라프 숄츠 총리와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CDU) 대표가 19일 마지막 TV 토론을 벌였습니다. 호주와 파푸아뉴기니가 방위 협정 논의에 들어갔습니다. 미국의 신임 농무장관이 외국인의 미국 농지 소유를 제한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이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설전을 주고받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선거 없는 독재자, 젤렌스키는 빨리 움직여야 한다. 아니면 나라가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 주최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모임에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또다시 칭하며 더 격하게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이에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죠?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은 18일, 트럼프 대통령이 허위 정보 공간 속에 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앞서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지지율이 불과 4%밖에 되지 않으며, 또 전쟁을 결코 시작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비판했는데요.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허위 정보를 그대로 따라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부르며 공격 수위를 한 층 더 높였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왜 젤렌스키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부르는 거죠?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선거를 실시하는 것을 거부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선거는 원래 지난해 4월로 예정돼 있었는데요. 하지만 3년 전인 2022년 러시아가 침공한 후 내려진 계엄령 때문에 연기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젤렌스키 대통령을 적당히 성공한 코미디언이라고 폄하하며, 미국이 전쟁에 말려들게 했다고 비판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애미 투자 회의에서 한 발언 직접 들어 보시죠.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President Zelenskiy talked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into spending $350 billion to go into a war that basically couldn't be won, that never had to start and never would have started if I was president, not even a chance. And it didn't start for four years, never would have started. But a war that he without the U.S. and Trump will never be able to settle. They'll never settle that war without our involvement. That's why they did such a great job this weekend. That's why Saudi Arabia did such a great job this weekend in hosting.”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을 설득해 3천500억 달러를 들여 기본적으로 이길 수 없는 전쟁에 뛰어들게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전쟁은 시작될 필요가 없었고 자신이 대통령이었다면 결코 시작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 전쟁은 미국과 자신이 없으면 결코 해결할 수 없는 전쟁이라고 주장하며, 그래서 이번 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그렇게 훌륭한 일을 해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이끈 미국 대표단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이끈 러시아 대표단이 18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우크라이나 종전에 관해 논의한 걸 말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서 배제된 데 반발하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3년 동안 전쟁을 멈추기 위한 회의나 통화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전쟁 초반 튀르키예 중재로 몇 차례 평화 협상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이야기 더 들어보시죠.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I love Ukraine, but Zelenskiy has done a terrible job. His country is shattered and millions and millions of people have unnecessarily died. And you can't bring a war to an end if you don't talk to both sides.”

기자) 자신은 우크라이나를 사랑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일을 끔찍하게 못 했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산산조각이 났고 수백만 명이 불필요하게 죽었다고 비판하면서, 양측과 대화하지 않으면 전쟁을 끝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누군가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지지율이 좋다고 말하지만, 모든 도시가 파괴된 상황에서 어떻게 높은 지지율을 얻을 수 있겠느냐며 의구심을 보였는데요. 키이우 국제사회학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57%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비판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19일 저녁 연설에서, 미국과의 협력이 반드시 건설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미국, 유럽과 함께 평화는 더 안전해질 수 있으며, 그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는 처음부터 전쟁을 끝내고 싶어 했다며, “나는 우리가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확신하며 지속적인 평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금 미국의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러시아 담당 특사가 우크라이나를 방문 중인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은 20일 켈로그 특사와 회담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진행자) 회담 내용에 관해 알려진 있습니까?

기자) 당초 회담 후 갖기로 했던 기자회견이 취소되면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켈로그 특사 간 회담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즉각 알려진 건 없습니다. 세르히 니키포로우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대변인은 기자회견 취소가 미국의 뜻에 따른 것이라는 것 외에 다른 이유는 밝히지 않았는데요. 워싱턴포스트지는 켈로그 특사 방문 중, 우크라이나 관리들이 최근의 과열된 분위기를 진정시키려고 노력한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런 일련의 상황에 입장을 내놨습니까?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이 침묵을 깨고 19일 처음으로 최근 상황에 대한 입장을 밝혔는데요. 18일 사우디에서 열렸던 미국과의 회담 결과에 대해 만족한다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 발언 직접 들어 보시죠.

[블라디미르 푸틴 / 러시아 대통령]
“The goal and the subject of our negotiations was restoration of Russia-U.S. relations. Does anyone want to be a mediator between Russia and the U.S.? Probably, those are excessive demands. The main thing in solving the most pressing issues including peace settlement in Ukraine is that without increasing the level of trust between Russia and the U.S. it is impossible to solve many issues including the Ukraine crisis.”

기자) 러시아 측의 협상 목표와 주제는 미국과 러시아 관계 회복이었다는 겁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평화 정착을 포함해 가장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러시아와 미국 간 신뢰 수준을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그렇지 않고서는 우크라이나 위기 등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푸틴 대통령은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 발언 가운데 또 주목할 만한 내용 뭐가 있을까요?

기자) 네. 협상 과정에서 우크라이나를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하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협상 과정에 참여할 것을 가정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관한 질문에,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는 아니지만,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 때 양국 관계에 대해 매우 솔직하게 논의했었다며 다시 만나면 기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상황에 국제 사회는 어떻게 반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유럽 지도자들은 19일 프랑스 주최로 파리에서 두 번째 긴급 비공개 회담을 갖고 유럽의 역할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한편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부른 데 우려를 표명하며 거짓이고 위험하다고 말했습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적법하게 치러진 선거를 통해 대통령이 됐으며, 러시아가 전쟁을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치권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 의원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세계 무대에서 미국의 입지를 위협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엘리사 슬롯킨 민주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상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못 이해하고 있다며, 민주주의가 침략당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공화당 쪽에서도 일부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는데요.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분명히 푸틴 대통령이 이 전쟁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존 케네디 공화당 상원의원도 ‘푸틴은 검은 심장을 가진 갱스터’, 즉 ‘잔인한 폭력배’라고 비난하며 러시아가 전쟁을 시작했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존 튠 상원 공화당 대표는 “대통령이 자기 생각을 말한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또 조시 홀리 공화당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도 비난하고 협상 테이블에 나오지 않으면 제재를 가하겠다고 압박했다고 강조했습니다.

2025년 2월 19일 독일 베를린에서 언론인들이 TV를 통해 중계되는 사회민주당(SPD) 총리 올라프 숄츠와 그의 보수적 경쟁자인 기독교민주연합(CDU) 프리드리히 메르츠의 토론을 지켜보고 있다.
2025년 2월 19일 독일 베를린에서 언론인들이 TV를 통해 중계되는 사회민주당(SPD) 총리 올라프 숄츠와 그의 보수적 경쟁자인 기독교민주연합(CDU) 프리드리히 메르츠의 토론을 지켜보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독일로 가봅니다. 독일이 곧 총선을 치르는군요?

기자) 네. 앞으로 4년간 독일을 이끌 연방의회 총선이 23일 실시됩니다. 유럽 경제를 주도해 온 독일은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가, 최근 10년간 대규모로 밀려든 난민들이 큰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그 때문에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국정 운영 방향이 크게 바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원래는 9월에 치러야 하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이번 조기 총선은 올라프 숄츠 총리가 의회에서 불신임 받은 데 따른 조처입니다. 숄츠 총리는 지난 2021년 9월 총선을 통해 3개 정당으로 이뤄진 일명 신호등 연정을 구성했는데요. 하지만 지난해 11월 예산안을 둘러싼 갈등으로 연정이 붕괴되자 다음 달, 의회에 신임투표를 요청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신임안이 부결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찬성 207표, 반대 394표, 기권 116표로 부결됐고요. 독일 헌법에 따라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의회를 해산했습니다. 그리고 정당들이 합의한 대로 2025년 2월 23일 조기 총선을 치른다고 발표했었습니다.

진행자) 총리 자리는 누가 경쟁하고 있습니까?

기자) 4명의 후보가 나서고 있습니다. 중도 좌파 ‘사회민주당(SPD)’의 올라프 숄츠 현 총리, 주류 보수당인 ‘기독민주당(CDU)’과 자매정당인 ‘기독사회당(CSU)’ 연합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후보, 환경주의 ‘녹색당’의 로베트르 하베크 현 부총리, 그리고 극우 반이민 정당인 ‘독일을위한대안(AfD)’의 엘리스 바이델 후보입니다.

진행자) 후보들에 대한 지지율 조사는 어떻게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선거 전 여론 조사에 따르면 기독민주사회연합이 약 30%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요. AfD는 약 20%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사회민주당은 3위에 그쳤는데요. 줄곧 지도력 부재 논란에 시달려온 숄츠 총리가 이번 총선에서 연임에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독일에서는 어떤 정당도 절대다수를 얻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 때문에 두 개 이상의 정당이 연정을 구성할 가능성이 큰데요. 이번 총선에서 기독민주사회연합의 메르츠 후보가 총리가 될 가능성이 크지만, 선거 후 어떤 연정이 가능할지는 불분명합니다. 모든 주요 정당은 일단 극우 AfD와는 협력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황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숄츠 총리와 메르츠 후보 간에 마지막 TV 토론이 있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총선을 나흘 앞둔 19일 두 후보 간의 마지막 TV 토론이 진행됐는데요. 두 후보는 주로 난민 문제와 독일 경제 활성화, 안보 문제 등을 놓고 격론을 벌였습니다. 난민 문제와 관련해 메르츠 후보는 2021년까지 16년 동안 집권했던 자신의 당이 지금의 난민 문제에 일부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는데요. 그러면서 당의 이민 정책을 내부적으로 수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기독민주당 대표였던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는 16년간 총리로 재임하며 친난민 정책을 펼쳤습니다.

진행자) 또 어떤 주요 의제가 다뤄졌습니까?

기자) 두 후보 간 논쟁에서 독일의 경제, 생활비와 식품 가격 문제도 심도 있게 다뤄졌습니다. 메르츠 후보는 독일의 물가 상승 요인의 하나로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꼽았는데요. 처음 에너지 문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것일 수 있지만, 이후에는 현 정부의 효과 없는 친환경 녹색 에너지 정책 때문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집권하면 아무런 구체적 대안 없이 원자력발전소가 폐쇄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숄츠 총리는 독일 경제를 살리기 위해 독일에 투자하는 기업들에 세금 공제 등을 제시했지만, 메르츠 후보는 현실성이 없다며 사민당은 늘 같은 이야기를 해왔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독일 총선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가 있다고요?

기자)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출범하는 새 정부는 여러 국내외 현안을 놓고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우크라이나 평화 방안과 미국의 관세 정책 등이 포함됩니다. 독일은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인구가 많고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주요 회원국으로 러시아 침공 후 미국에 이어 우크라이나에 두 번째로 큰 무기 공급국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총선 결과는 언제쯤 나올까요?

기자) 투표는 23일 오전 8시에 시작해 오후 6시에 마감되고요. 출구 조사가 실시되고 투표가 끝난 후 개표가 시작됩니다. 투표 결과의 전반적인 윤곽은 매우 빠르게 드러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최종 공식 결과는 24일 일찍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장관과 빌리 조셉 파푸아뉴기니 국방부 장관이 2024년 12월 12일 호주 시드니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장관과 빌리 조셉 파푸아뉴기니 국방부 장관이 2024년 12월 12일 호주 시드니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계속해서 태평양 지역 소식 보겠습니다. 호주와 파푸아뉴기니가 방위 협력 강화에 나서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호주가 파푸아뉴기니와 방위 협정을 체결할 것이라고 20일 밝혔습니다. 중국이 태평양 지역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파푸아뉴기니에 공을 들여오던 상황에서 파푸아뉴기니가 호주와 손을 잡은 건데요. 양국은 공동성명을 통해 두 나라 군대 간 협력 강화를 위한 완전한(full) 방위 협정에 대한 협상을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양국 당국자들이 협정과 관련해 무슨 말을 했는지 볼까요?

기자) 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장관은 이날(20일) 빌리 조셉 파푸아뉴기니 국방부 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방위 협정을 통해 “두 방위 군이 통합을 강화하고, 상호 운용성을 높이는 길을 걸어 나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우리는 점점 더 전략적으로 복잡해지는 세상에 살고 있다”며, “가장 가까운 친구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정말로 중요한데 이번 경우 우리는 가족과 함께 일하고 있다”며 “우리는 파푸아뉴기니와의 관계를 그렇게 본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호주는 파푸아뉴기니를 가족처럼 생각한다, 그만큼 각별하게 생각한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파푸아뉴기니 역시 양국 관계의 친밀성을 강조했습니다. 빌리 조셉 파푸아뉴기니 국방장관은 양국의 방위 협정은 “지정학과 현재 진행 중인 다양한 모든 경쟁”을 고려할 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안보와 관련해 누가 우리의 친구가 되어야 할지 의식적으로 선택했다”며 파푸아뉴기니에는 많은 친구가 있지만 호주와는 “매우 가깝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양국이 어떤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기에 이렇게 친밀성을 강조하는 걸까요?

기자) 파푸아뉴기니는 호주의 북쪽 국경에서 20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섬나라인데요. 호주 원주민들과 파푸아뉴기니의 원주민들은 혈통적으로 매우 가까웠다고 합니다. 파푸아뉴기니는 호주 신탁 통치를 거쳐 1975년에 독립했는데요. 하지만 지금까지도 호주 원조에 크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호주가 어떤 식으로 파푸아뉴기니를 돕고 있나요?

기자) 호주는 파푸아뉴기니에 원조 자금을 제공하고, 외교적 방문을 늘려왔습니다. 또한 양국은 앞서 여러 안보 협정을 체결한 바 있는데요. 이번에 양국이 추진하는 완전한 방위 협정은 앞서 지난 2023년 두 나라가 체결한 포괄적인 안보 협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협정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중국이 파푸아뉴기니와 손을 잡기 위해 노력했었다고요?

기자) 네, 중국은 파푸아뉴기니를 비롯한 태평양 도서국들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왔는데요. 지난 10년 동안 이들 국가에 병원, 스포츠 경기장, 도로, 기타 공공사업에 수십억 달러를 지원했습니다. 이에 최근 솔로몬제도와 키리바시, 나우루 등 태평양 도서국들은 중국과 수교하기 위해 타이완과 기존의 외교 관계를 단절하는 등 중국 밀착 행보를 보였는데요. 이런 와중에 파푸아뉴기니는 호주와 방위 협정 체결에 나선 겁니다.

진행자) 태평양 섬나라 중에서 최근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나라가 또 있죠?

기자) 네, 쿡제도가 지난 14일 중국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쿡제도 총리실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해당 협정은 심해 채굴과 인프라 개선, 기후 회복, 경제 등의 분야에서 두 나라 사이 협력을 심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하지만 양국이 협정을 체결한 데 대해 뉴질랜드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쿡제도는 자치 국가이긴 하지만, 뉴질랜드와 자유연합협정을 체결해 뉴질랜드의 예산 지원을 받고 있는데요. 뉴질랜드는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입니다.

브룩 롤린스 농무부 장관이 2025년 2월 14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브룩 롤린스 농무부 장관이 2025년 2월 14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새로운 장관들이 속속 임명돼 미국의 정책 변화를 이끌어 가고 있는데요. 농무장관도 취임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브룩 롤린스 농무부 장관이 지난 13일 신임 농무장관으로 취임했습니다. 롤린스 장관은 취임 직후 농무부 내 인력을 개편하고,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관련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중점 정책을 반영하고 있는데요. 특히 롤린스 장관이 미국 농지와 관련한 계획을 밝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농지라면 농사를 짓는 토지를 말하지 않습니까?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롤린스 장관은 중국이 미국의 농지를 매수하는 것을 금지하기 위해 연방 차원의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자신의 최우선 과제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롤린스 장관은 최근 극우 성향의 인터넷매체 ‘브레이트바트’와의 인터뷰에서 “(업무) 목록의 최상위에 있는 것 중 하나가 중국이 우리 농지를 매수하는 것이 될 것”이라며 “그 농지의 많은 부분이 우리 군 전초기지 주변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중국인이 미국의 농지를 구입하는 것이 미국 군사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롤린스 장관은 미국인들이 중국의 농지 투자를 우려하고 있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미국 농지를 중국 공산당에 충성하는 외국인이 소유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롤린스 장관은 이어 자신이 대표로 몸담았던 비영리단체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가 지난 몇 년간 여러 주와 협력해 주 차원에서 외국인의 농지 소유를 막기 위한 조처를 해왔다고 밝혔는데요. 이제는 “연방 차원의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미 주 차원에서는 움직임이 있는 거군요?

기자) 네, 여러 주에서 관련 법안이 마련됐습니다. 중국계 미국인들을 옹호하는 비영리 단체인 ‘100인회(Committee of 100)’의 자료에 따르면, 작년 12월 중순을 기준으로, 미국 40개 주에서 외국 기관의 미국 내 부동산 소유를 제한하는 법안이 총 252개가 발의됐고요. 그중 164개 법안은 중국 시민이 어떤 형태로든 토지를 구매하거나 소유하는 것을 금지 또는 제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통과된 법안도 있나요?

기자) 네, 100인회에 따르면 36개 법안이 통과됐는데요. 그중 16개 법안은 중국 시민의 토지 구매 또는 소유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해당 법률이 제정된 주는 아칸소, 플로리다, 조지아, 인디애나주 등입니다. 100인회는 웹사트에서 외국인의 토지 소유권을 제한하는 법률 제정은 “이민자에 대한 해롭고 외국인 혐오적인 주장을 합법화”하고 있다며, “반아시아 폭력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외국인이 소유한 토지 가운데 중국인의 비중은 어느 정도 됩니까?

기자) 농무부에 속한 농장서비스청의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 소유의 농경지와 비농경지 가운데 중국이 차지한 비중은 1%에도 미치지 않습니다. 캐나다가 3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요. 네덜란드가 11%, 이탈리아와 영국이 각각 6%, 독일이 5%로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 나라가 소유한 총면적은 약 500만 헥타르입니다.

진행자) 비중으로 따지면 중국이 차지하는 부분이 크지 않은데, 왜 중국을 겨냥해서 토지 소유를 금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걸까요?

기자) 해당 보고서는 중국이 비교적 낮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농지 보유에 상당한 관심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인의 농지 소유를 제한한 법률을 제한한 주 가운데 인디애나주를 예로 들 수 있는데요. 지난해 법안을 발의한 공화당 소속의 켄들 걸프 인디애나 주 하원의원은 “중국과 러시아 같은 외국의 적대 세력이 후지어(인디애나) 땅을 사들일 수 있도록 해서는 안 된다며, 이는 우리의 식량과 국가 안보 보호 능력을 손상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우리의 귀중한 농경지가 조금이라도 더 잠식당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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