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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전 북한 군 포로 한국 망명 가능할까…러-우 협상·북한 반발 등 난관


2025년 2월 1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생포한 북한군의 모습이라며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출처: X@ZelenskyyUa)
2025년 2월 1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생포한 북한군의 모습이라며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출처: X@ZelenskyyUa)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생포된 북한 군 병사가 한국 망명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당 병사의 한국행이 성사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외교적 난관이 많다는 관측입니다. 서울의 김환용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우크라전 북한 군 포로 한국 망명 가능할까…러-우 협상·북한 반발 등 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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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포로로 잡힌 북한 군이 한국의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으로의 망명 의사를 밝힌 데 따라 파장이 일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우크라이나 군이 생포한 북한 군 리모 씨가 19일 공개된 한국의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80%는 결심했다”며 “우선 난민 신청을 해 대한민국에 갈 생각”이라고 망명 의사를 밝혔습니다.

북한 군 포로가 한국으로 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한국 정부는 “한국행을 요청할 시 전원 수용한다는 기본원칙과 관련 법령에 따라 필요한 보호와 지원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며 이런 입장을 우크라이나 측에 이미 전달했고 필요한 협의를 계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이 북한 군 병사가 한국행을 끝내 원할 경우 성사될 수 있는 건가요?

기자) 꼭 그런 건 아닙니다.

북한 군 병사가 원한다고 해도 전쟁 당사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2025년 1월 11일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에서 우크라이나 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러시아 군에 파병된 북한군 2명을 포로로 잡는 모습이라면서 영상을 공개했다.
2025년 1월 11일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에서 우크라이나 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러시아 군에 파병된 북한군 2명을 포로로 잡는 모습이라면서 영상을 공개했다.

기본적으로 전쟁포로는 본국으로 보내는 게 원칙입니다.

전쟁포로에 관한 대표적 국제 협약인 제네바 제3협약은 ‘교전 중에 붙잡힌 포로는 전쟁이 끝나면 지체 없이 석방해 본국으로 송환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 군 포로들의 경우 북한이 아직까지 자국 군 참전을 인정하지 않았고 이들에게 가짜 러시아 신분증까지 만들어 지니게 한 만큼, 일단은 러시아로 송환될 수 있습니다.

본국으로 송환됐을 경우 심각한 인권 침해가 우려되는 경우엔 포로가 희망하는 곳으로 가게 했던 사례도 있지만 이 또한 전쟁 당사국인 러우 간 그런 합의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는 무엇보다 우크라이나가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하는데 자국 군 포로 송환 등이 우선일 수밖에 없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협상에서 얼마나 이 문제에 비중을 실을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객원연구원 (사진출처: Institute of International Affairs)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객원연구원 (사진출처: Institute of International Affairs)

[녹취: 장용석 박사]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자국군 포로 송환 문제라든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관련해 갖고 있는 이해관계 거기에 대해 어떻게 고려할지가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되지 않겠느냐,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우크라이나가 그 모든 걸 넘어서서 포로로 잡힌 북한 군을 한국으로 보낼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하고 실질적 이익들을 제공하는 문제,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법이 있을지부터 해서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죠.”

진행자) 그렇다면 한국 정부로선 어떤 외교적 노력이 필요할까요?

기자) 한국 국방부 산하 국방연구원 두진호 박사는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는 물론 러우전 종전 협상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미국의 협력을 얻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 군은 헌법상 한국 국민이며, 포로 송환 관련 개인의 자유 의사 존중이 국제법과 관행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본인의 의사에 반해 박해 받을 위협이 있는 곳으로 송환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두 박사는 이 문제를 인권 차원에서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며 한국 망명 의사를 밝힌 병사가 북한으로 인도될 경우 직면할 수 있는 반인권적 상황을 우려하는 국제사회 여론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김 기자, 북한 측의 방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전투 중인 러시아 군의 모습. (자료화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전투 중인 러시아 군의 모습. (자료화면)

전문가들은 파병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북한으로선 이 문제에 공개적으로 나서긴 어렵기 때문에 러시아와의 물밑 협력을 통해 해당 병사의 자국 송환을 추진하려 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두진호 박사입니다.

[녹취: 두진호 박사] “북한 당국 또한 포로라든지 전사상자에 관한 예우를 러시아 당국에 확실하게 요청하고 파병했을 것이기 때문에 절대 이 북한 군 포로가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도록 하는 외교적 노력을 러시아를 통해서 강력하게 추진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홍민 박사는 해당 병사가 한국으로 가는 건 북한에겐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파병과 참전 과정에서의 북한 당국의 기만과 전투 과정에서 경험한 북한 군의 참혹한 실태 등이 공개되는 걸 막기 위해 러시아를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진행자) 김 기자가 방금 언급한 것처럼 해당 병사는 북한 당국에 속아서 러시아에 파병됐다는 게 인터뷰에서 드러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리 씨는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학생으로 훈련한다는 얘기를 듣고 러시아로 갔고 쿠르스크에 도착한 뒤에야 전투 참여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러시아 파병 북한 군 백모 씨 또한 같은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입대한 지 4년 동안 홀어머니를 한 번도 만나지 못했고, 어머니가 자신의 파병 사실조차 모른다고 밝혔습니다.

2025년 2월 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일 인민군 창건 77주년을 맞아 국방성을 방문해 사열 행사 중 경례를 받고 있다.
2025년 2월 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일 인민군 창건 77주년을 맞아 국방성을 방문해 사열 행사 중 경례를 받고 있다.

전하규 한국 국방부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당국의 기만 행동을 규탄했습니다.

[녹취: 전하규 대변인] “북한 군 포로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서 김정은 정권의 우크라이나 파병이 기만적이고 비인도적인 것임을 거듭 확인할 수 있었고, 그래서 국방부는 이러한 김정은 정권의 행태를 엄중히 규탄하며 추가적인 파병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김진무 숙명여대 글로벌서비스학부 교수는 북한 당국의 이런 기만행위는 파병에 따른 대규모 사상자 발생을 미리 예측하지 못한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진무 교수] “이렇게 대규모 사상자가 날 걸 생각을 안 하고 그냥 갔다가 올 수 있다라는 어떤 그런 좀 소극적 생각을 하지 않았겠느냐, 그런데 막상 와서 보니까 전혀 양상이 달라졌으니까 그걸 어떻게 해결해야 하느냐 하는 부분에 대해서 김정은 정권이 굉장한 숙제를 안고 있다 이렇게 볼 수가 있겠죠.”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홍민 박사는 이런 기만을 통한 파병은 북한의 국제사회 이미지뿐만 아니라 북한 내 민심 특히 북한 군 사기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라며, 북한은 파병 자체를 끝내 부인하면서 해당 보도에 대해서도 조작이라는 식으로 대응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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