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의 당국자가 미국 사이버 보안 취약점을 악용하고 있는 주체 중 하나로 북한을 지목했습니다. 미국이 간접적으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돕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는데요, 김영교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김 기자, 먼저 누가 무슨 이야기를 한 겁니까?
기자) 네, 미국 국방부 산하에 국방고등연구계획국 (DARPA)라는 조직이 있는데요. 이곳의 정보혁신실을 이끄는 캐슬린 피셔 국장이 지난 10일 북한과 관련해서 언급을 한 겁니다.
[녹취: 피셔 국장] “North Korea is funding a significant fraction of their nuclear weapons development by hacking systems, charging ransomware. We are essentially funding nuclear weapons development in North Korea with our bad software practices.”
피셔 국장은 이날 DAPRA에서 진행된 한 회의에서 미국 내 기관 및 기업들이 관행적으로 수준 미달인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사용함으로써 북한의 핵무기 개발 자금을 사실상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북한 연계 해커들이 사이버 보안에 취약한 미국 내 기관이나 기업들에게 랜섬웨어 공격을 가한 이후 민감한 정보를 유출할 수 있다고 협박해 자금을 탈취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그리고 북한은 탈취한 자금을 핵과 미사일 개발에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죠.
진행자) 미국 정부 당국자들이 북한의 랜섬웨어 공격 등 사이버 해킹 활동에 대해서 부쩍 주시하고 있는 분위기죠?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존 랫클리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중국, 러시아, 이란과 함께 북한을 미국이 주시해야 할 나라로 꼽은 바 있는데요. 랫클리프 국장은 인준되기 전인 지난달 상원 정보위원회 인준 청문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서 “북한은 미국의 이익을 위협하는 역량을 키워왔다”며 “북한은 군사 및 전략 핵무기 프로그램을 발전시켜왔고, 부분적으로는 랜섬웨어 공격을 지원함으로써 군사적 노력에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해 7월에는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북한 해커에 대해 1천만 달러의 현상금을 내걸고 추적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랜섬웨어 공격을 하고 미 방산업체에서 항공기 기술 등을 빼돌린 혐의로 북한 정찰총국의 해킹 조직 안다리엘 소속인 림종혁에 대한 현상 수배 전단을 공개한 겁니다.
진행자) 미국과 한국, 영국 정부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조직의 활동을 경고하는 합동 사이버 주의보를 발령하기도 했었죠?
기자) 네, 역시 지난해 7월인데요. 미국과 한국, 영국의 사이버 및 정보 당국은 합동 주의보를 통해 “북한의 해킹조직들은 주로 국방과 항공우주, 핵, 기술 관련 기관을 표적으로 삼아 민감한 기밀 기술 정보와 지적 재산을 획득해 북한 정권의 군사 및 핵 프로그램과 야망을 발전시키는 데 이용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미국 의료 기관을 대상으로 랜섬웨어 작전을 펼쳐 스파이 활동 자금을 조달하는 등 재정적 동기의 활동도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이번에 북한이 거론된 DARPA라는 조직은 어떤 역할을 하는 기관이죠?
기자) 네. DARPA는 미국 군에서 응용할 수 있는 최첨단 국방 기술 개발을 담당하는 미국 국방부 산하 연구 개발 기관입니다.
2023년 4월 미국을 국빈 방문했던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외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DARPA를 방문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DARPA가 "현대 세계를 형성한 기관"이라고 부르면서, 개인용 컴퓨터(PC) 및 인터넷, 기상 위성, 위치정보시스템(GPS), 무인기인 드론, 스텔스 기술, 음성 인터페이스, 또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의 COVID-19 백신 등의 혁신 기술 개발에 DARPA가 적어도 부분적으로 기여한 바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김영교 기자와 함께 DARPA 관계자의 북한 관련 발언과 북한의 랜섬웨어 공격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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