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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오늘] 미국,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위한 외교 돌입…트럼프-모디 정상회담


2025년 2월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연설을 하고있다
2025년 2월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연설을 하고있다

진행자)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본격적인 외교에 나섰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잇달아 통화하고 협상 착수를 지시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백악관을 방문하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습니다.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지명자와 로버트 F. 케네디 보건후생부 장관 지명자 등 트럼프 2기 내각 후보자들이 상원 인준을 통과했습니다. 미 연방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 공무원 자발적 퇴직 프로그램 재개를 허용했는데요. 이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정상들과 각각 통화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 중재에 나섰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긴 시간 통화했다고 밝혔는데요. 트럼프 대통령 이야기 먼저 들어 보시죠.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We had a great call, and it lasted for a long time. Over an hour. This morning I also had with President Zelenskiy a very good call after that. And I think we're on the way to getting peace. I think President Putin wants peace and President Zelenskiy wants peace. And I want peace.”

기자) 푸틴 대통령과 좋은 통화를 했고 통화가 한 시간 넘게 지속됐다는 겁니다. 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도 아주 좋은 통화를 했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면서 “우리는 평화를 향해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도 평화를 원하고 젤렌스키 대통령도 평화를 원한다고 생각하며, 자신도 평화를 원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전쟁을 시작한 푸틴 대통령도 지금 휴전을 원하고 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람들은 푸틴 대통령의 생각이 무엇인지 잘 모르지만, 자신은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끝내길 원한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가능한 한 빨리 전쟁을 끝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12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별도로 올린 글에서 “우리 둘 다 동의했듯이, 우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발생하는 수백만 명의 죽음을 막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에 착수하라는 지시도 내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협상팀이 즉시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면서, 미국에서는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에게 협상을 이끌도록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위트코프 특사는 중동 문제를 담당하지만, 최근 러시아에 구금됐던 미국인 마크 포겔 씨의 석방을 주도했는데요. 포겔 씨는 11일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우리는 러시아로부터 정말로 매우 호의적인 대우를 받았다”면서 “우리가 전쟁을 끝낼 수 있는 관계의 시작이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휴전 협상 과정에서, 직접 만날 가능성은 없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전화로 주로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대면 회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이야기 다시 들어 보시죠.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I'll be dealing with President Putin largely on the phone. And we ultimately expect to meet. In fact, we expect that he'll come here and I'll go there. And we're going to meet also probably in Saudi Arabia the first time we'll meet in Saudi Arabia, see if we can get something done. But we want to end that war. That war is a disaster. Really bloody, horrible war.”

기자) 주로 전화로 푸틴 대통령을 상대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만나게 될 것을 기대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이 미국에 오고, 자신이 러시아를 방문하는 것도 예상한다고 말했는데요. 또 어쩌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만나 무엇을 해낼 수 있을지 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사우디아라비아가 두 정상의 회동 장소가 될 수 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너무 먼 미래는 아니라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두 사람 다 모하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잘 알고 있고, 만나기에 아주 좋은 자리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에 관해서는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대화가 아주 잘 진행됐다면서 젤렌스키 대통령도 푸틴 대통령처럼 평화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J.D. 밴스 부통령과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이끄는 대표단이 참석하는 뮌헨안보회의에 관해 주로 논의했다고 밝혔는데요. 회의 결과가 긍정적이길 기대한다면서, 이 터무니없는 전쟁을 멈출 때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방문 가능성은 열어 뒀는데요. 우크라이나도 방문할까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가기로 약속했느냐는 기자 질문에 약속하지 않았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가는 걸 생각해 보겠다며 아무 문제 없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 평화 과정에서 우크라이나를 동등한 구성원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흥미로운 질문이라면서 “그들의 국민이 죽어가고 있으며, 그들이 평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관해서는 약간 여지를 남겼습니다.

진행자) 어떤 이야기죠?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 과정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약간 배제하고 있느냐, 그럴 위험은 없느냐는 기자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는데요. 그러면서 ‘그가 거기 있는 한’이라고 단서를 달았습니다. 하지만 어느 시점에서는 선거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금 공식적으로 임기가 끝난 상태죠?

기자) 맞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5월로 5년 대통령 임기가 끝났는데요. 하지만 러시아와 전쟁으로 계엄령이 발동된 상황에서 대통령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합법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현재의 특수 상황은 인정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선거를 치른 대통령이어야 한다는 이야기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에서 가장 큰 걸림돌 가운데 하나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NATO) 가입 문제인데요. 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은 어떤 겁니까?

기자) 개인적으로 실용적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 전부터 러시아는 그걸 허용할 수 없다고 말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오랫동안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수 없다고 말해 왔고, 나는 그에 대해 괜찮다”고 말했습니다. 또 대부분의 사람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말한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내용을 확인했습니까?

기자) 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두 정상이 우크라이나 상황과 분쟁의 평화적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적대행위를 조속히 중단하고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으며, 푸틴 대통령은 분쟁의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쪽 반응도 전해 주시죠.

기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X에, 트럼프 대통령과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눴다면서, 팀 차원에서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우크라이나만큼 평화를 원하는 나라는 없다면서 “미국과 함께 러시아의 침략을 막고 지속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평화를 보장하기 위한 다음 단계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듯이 해냅시다”라고 적었습니다.

2025년 2월 12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해 미국 앤드루스 공군 기지에 도착 후 비행기에서 내려오고 있다.
2025년 2월 12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해 미국 앤드루스 공군 기지에 도착 후 비행기에서 내려오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정상회담을 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백악관으로 초대해 정상회담을 갖습니다. 모디 인도 총리는 12일, 워싱턴 D.C. 근교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지 한 달이 채 안 됐는데요. 각국 정상들의 백악관 방문이 이어지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달 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시작으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이 백악관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가졌고요. 모디 총리는 백악관에서 이뤄지는 네 번째 정상회담 상대입니다.

진행자) 그만큼 인도를 비중 있게 보고 있다는 이야기인데요. 이번 정상회담에서 어떤 의제가 다뤄질까요?

기자) 무역과 이민, 국방, 전략적 관계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입니다. 인도는 특히 지난 몇 년 새 중국의 강력한 대항마로 부상하며 미국과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해 왔는데요. 인도 정부 관리들은 이번 모디 총리의 방문을 통해 양국이 새롭고 실질적인 파트너십을 예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 중 하나가 공정 무역인데요. 인도와는 어떤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를 ‘거대한 관세 악용자’들 가운데 하나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도 10일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인도는 엄청나게 높은 관세를 부과해 수입을 차단하고 있다고 비난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모디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공정한 양자 무역 관계로 나아가자고 촉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정상회담에 임하는 모디 총리의 부담이 작지 않겠군요.

기자) 네. 미국과 무역 갈등을 피하고 싶어 하는 인도는 이미 몇 가지 조처를 취했는데요. 최고급 모터사이클과 자동차 등 미국의 수출에 도움이 될 일부 품목에 대한 수입 관세를 인하하겠다는 게 그중 하나입니다. 인도는 또 미국산 무기와 가스 수입도 확대할 방침인데요.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를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양국의 교역 규모가 어느 정도나 되나요?

기자) 미국은 인도의 가장 큰 무역 상대국입니다. 지난해 양국 무역 규모는 1천29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작년에 인도는 약 450억 달러 흑자를 봤고요. 미국은 인도와의 무역에서 460억 달러 적자를 봤습니다.

진행자) 이번 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들어오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인도는 이 조처에 어느 정도나 영향을 받습니까?

기자) 인도 관리들에 따르면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인도는 미국에 철강을 많이 수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이번 정상회담에서 국방∙ 안보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라고요.

기자) 네. 인도는 현재 군 현대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군사 장비 지출을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인도의 전통적인 무기 수입국은 러시아였는데요. 인도는 구매를 다각화하면서 프랑스, 이스라엘, 미국 등의 국가에서 무기를 많이 구매하는 추세입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모디 총리와의 회담에서 미국산 무기 수입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모디 총리와의 통화에서 미국산 보안 장비 조달을 늘리라고 촉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또 어떤 의제가 비중 있게 다뤄질까요?

기자) 불법 이민 문제입니다. 현재 미국에는 멕시코, 엘살바도르에 이어 인도인 불법 체류자가 세 번째로 많습니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약 72만 5천 명의 인도인이 미국에 불법 체류 중인데요. 인도 정부는 미국의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에 협력하고, 이들을 다시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주 미국 군용기에 실려 귀국한 인도인들이 수갑과 족쇄가 채워진 채로 귀국해 논란이 됐는데요. 인도 외무부는 여성과 어린이는 그런 대우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2025년 1월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상원으로부터 인준을 받은 후 서명식을 마친 털시 개버드 신임 미 국가정보국장 내외와 자리를 함께했다.
2025년 1월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상원으로부터 인준을 받은 후 서명식을 마친 털시 개버드 신임 미 국가정보국장 내외와 자리를 함께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2기 내각 후보자들에 대한 상원 인준이 속속 이뤄지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선, 미국의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 국장(DNI) 지명자가 12일 상원 인준을 통과했습니다. 상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개버드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을 찬성 52표, 반대 48표로 가결했습니다.

진행자) 표결 결과를 보면 의원들 당적에 따라 표가 갈린 것 같군요?

기자) 맞습니다. 정부 기밀 유출 등에 관한 발언 등 개버드 국장의 과거 언행이 문제가 되면서 인준 청문회 과정에서 개버드 국장에 대한 비판이 거셌는데요. 하지만 상원 다수당인 공화당 의원 53명 중 미치 매코넬 전 상원 공화당 대표만 반대표를 던지면서 가까스로 인준안이 통과됐습니다.

진행자) 개버드 국장이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하와이주를 대표하는 연방 하원의원을 지낸 개버드 국장은 군인 출신으로 중동과 아프리카에 파병되기도 했었는데요. 원래는 민주당 소속이었지만, 지난 2022년 민주당을 탈당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대선 때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며 공화당에 입당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개버드 국장의 어떤 언행이 문제가 된 건가요?

기자) 개버드 국장은 과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고요. 또 시리아를 방문해 지금은 축출된 바샤르 알아사드 전 대통령을 만나 논란이 됐었습니다. 그리고 정부 극비문서를 유출하고 러시아에 망명을 요청한 전직 국가안보국(NS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 씨를 옹호하며 스노든 사면 법안을 지지했는데요. 인준 청문회에서는 바로 이런 논란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고요. 일각에서는 개버드 국장이 정보 분야에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결국 상원 인준안이 통과됐는데, 개버드 국장은 취임하며 어떤 소감을 밝혔습니까?

기자) 개버드 국장은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취임 선서를 한 후 “미국 국민은 정보기관을 거의 신뢰하지 않는다”며 “국가 안보에만 전념해야 할 기관이 무기화되고 정치화되는 것을 봐 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당신의 행정부에서 봉사하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기여하며, 궁극적으로 미국 국민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오르게 돼 진정으로 겸허”하게 느낀다면서, 자신은 “이번 선거에서 미국 국민이 매우 명확하게 대통령께 전달한 그 사명을 이행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13일에도 상원에서 인준받은 지명자가 나왔군요?

기자) 네,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후생부 장관 지명자에 대한 인준 투표가 13일 상원 본회의에서 열렸는데요. 52 대 48로 인준안이 통과됐습니다. 전날 개버드 국장 지명자 투표와 같은 표결 결과이고요. 역시 공화당에서 미치 매코넬 의원이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어린 시절 소아마비를 앓았던 매코넬 의원은 성명에서 백신에 대한 케네디 지명자의 과거 발언을 인용하며 케네디 지명자는 “그 자리에 가장 적합한 사람임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매코넬 의원이 언급한 것처럼 케네디 지명자는 백신에 대한 입장을 두고 논란이 일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케네디 지명자는 백신 접종에 회의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데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이 시작되기 전부터, 백신이 자폐증과 관련이 있다는 등 잘못된 의학적 주장을 펼친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또 현재 백신 반대 메시지에 초점을 맞춘 비영리 기관 ‘아동건강보호’ 의장을 맡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케네디 지명자가 미국 보건 시스템에 미칠 수 있는 광범위한 영향에 대해 경고하며 반대의 목소리를 내왔는데요. 하지만 공화당 의원들이 찬성 쪽으로 의견을 모으면서 인준안이 통과될 수 있었습니다.

진행자) 보건후생부가 미국 정부 부처 가운데서도 아주 방대한 업무를 하는 곳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립보건원(NIH) 등 정부 주요 의료 기관 관리 감독을 비롯해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등 정부 주도의 의료서비스를 총괄하는 부서입니다. 이런 주요 부서를 맡게 된 케네디 지명자는 미국 35대 존 F. 케네디 대통령 조카이자 케네디 대통령 동생인 로버트 F.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아들인데요. 케네디 장관 역시 과거 민주당 소속이었다가 지난 2023년 10월 탈당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대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하차한 후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습니다.

진행자) 개버드 국장과 케네디 장관 둘 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 발표가 나올 때부터 험난한 인준 절차가 예상되는 후보들이었죠?

기자) 네, 그리고 논란이 되는 후보가 한 명 더 남아있습니다. 캐시 파텔 연방수사국(FBI) 국장 지명자도 인준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습니다. 연방 검사 출신인 파텔 지명자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와 국방부에서 일했는데요. 지난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FBI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수사한 것을 수사 권한 남용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이 FBI 수장에 오르면 FBI의 감시 권한과 정보 활동을 축소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됐습니다. 하지만 13일 상원 법사위원회 표결에서 12대 10으로 파텔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이 통과됐고요. 이르면 다음 주 상원 본회의에서 최종 표결이 있을 예정입니다.

진행자) 그리고 상원 인준 과정에서 눈길을 끄는 사람이 또 있더군요?

기자) 네, 린다 맥마흔 교육부 장관 지명자에 대한 청문회가 13일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에서 열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교육부를 폐지하는 행정 조치를 검토하는 와중에 교육부 장관 지명자에 대한 청문회가 열린 겁니다. 맥마흔 지명자는 청문회에서 대통령의 목표는 교육부 주요 프로그램의 자금을 삭감하는 것이 아니라,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상원의원들이 지지하고, 의회가 지지할 수 있는 계획을 제시하고, 더 잘 기능하는 교육부를 갖기를 원한다”며 하지만 교육부를 폐쇄하려면 “확실히 의회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2025년 2월 11일 워싱턴D.C 연방의회 앞에서 연방정부 공무원의 자발적 퇴직 장려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2025년 2월 11일 워싱턴D.C 연방의회 앞에서 연방정부 공무원의 자발적 퇴직 장려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으로 미국 국내 소식 하나 더 보겠습니다. 미국 연방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공무원 관련 정책을 허용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매사추세츠주 연방법원의 조지 오툴 판사가 12일 연방정부 공무원의 자발적 퇴직을 장려하는 정책을 계속 시행할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연방정부를 개편하고 규모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법원이 정부의 손을 들어준 겁니다.

진행자) 법원에 올라간 정부 정책이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연방정부 공무원이 자발적으로 퇴직할 경우 9월까지 급여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앞서 미 인사관리처(OPM)는 최근 연방 공무원들에게 ‘지연된 사직’, 또는 ‘포크 인 더 로드(fork in the road)’, 즉 ‘갈림길’이라고 명명된 이메일을 보내 2월에 일을 그만두면 근무에서 즉시 면제되지만, 9월30일까지 급여과 복지 혜택을 계속 받을 수 있는 조건으로 자발적 퇴직 신청을 받았습니다. 이에 미국 최대 공무원 노동조합인 연방공무원노조(AFGE) 등은 200만 명이 넘는 연방 공무원에게 사직을 제안한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하며 정부를 상대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법원은 정부의 손을 들어줬네요?

기자) 네, 오툴 판사는 이날(12일) 판결문에서 노조에 이의를 제기할 법적 지위가 부족하다고 판시했습니다. 민주당 소속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 임명된 오툴 판사는 “노조는 포크 지침에 필요한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다”며 법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진행자) 원래 퇴직 신청 기한은 언제였나요?

기자) 지난 6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신청 마감 시한을 몇 시간 앞두고 오툴 판사가 일시 시행 정지 결정을 내리면서 마감 시한을 10일까지로 연기했는데요. 오툴 판사는 법원의 추가 명령이 있을 때까지 시행을 보류했습니다. 하지만 12일에 이전 명령을 뒤집고 재개를 허용한 건데요. 이로써 정부는 신속하게 프로그램을 재개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한편, 노조는 또 다른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자발적 퇴직에 동참한 사람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OPM에 따르면, 12일 기준으로 약 7만5천 명의 연방 직원이 퇴직을 신청했습니다. 전체 연방 공무원의 약 4% 해당하는 수치인데요. 백악관은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5~10%의 인원 감축을 목표로 했는데, 목표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행정부가 해당 프로그램 외에도 정부 덩치를 줄이는 데 적극 나서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집무실에서 연방정부의 인력을 감축하고 추가 채용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이날 서명식에서 연방정부 구조조정을 담당하는 정부효율부(DOGE) 수장인 일론 머스크 씨가 직접 정부 계획을 설명했는데요. 행정명령에 따라 정부효율부의 권한도 커습니다. 정부효율부의 주도 아래 미국의 대외 원조를 전담해 온 국제개발처(USAID)도 폐쇄 수순을 밟고 있는데요. 머스크 씨는 13일 두바이에서 열린 2025 세계정부정상회의(WGS)에 화상으로 참석해, 미국 정부의 효율성 개선을 위해 모든 정부 기관을 없애야 한다는 파격적인 주장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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